• 구름조금동두천 8.7℃
  • 맑음강릉 17.9℃
  • 맑음서울 11.8℃
  • 맑음대전 8.9℃
  • 맑음대구 9.0℃
  • 구름조금울산 9.5℃
  • 맑음광주 11.8℃
  • 구름조금부산 12.0℃
  • 맑음고창 7.6℃
  • 구름많음제주 12.8℃
  • 맑음강화 6.8℃
  • 맑음보은 6.4℃
  • 맑음금산 7.1℃
  • 구름많음강진군 8.3℃
  • 구름조금경주시 6.0℃
  • 구름많음거제 8.2℃
기상청 제공

한반도 전쟁, 대화가 먼저다

지금 한반도는 전쟁상태나 다름없는 긴장이 5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3월 6일 북한은 한미 연합 훈련인 키리졸브 시작(11일)과 함께 정전협정을 백지화한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한반도는 법적으로는 6.25전쟁의 연장상태가 된 것이다. 그 후 29일 0시30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전략미사일부대에 발사대기를 명령하고, 30일엔 한반도의 전시상황을 선포했다. 4월 2일에는 영변 핵시설의 재가동, 3일엔 남한 인력의 개성공단의 입경 금지, 8일에는 북한 근로자의 철수 등의 조치를 취했다. 북한은 외국인에게도 대피를 권고하며, 미사일발사를 준비하는 등 끝없는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은 3월 19, 25일 B-52를 출격시켰고, 20일에는 핵잠수함 6900t급 샤이엔을 부산항에 입항시켰다. 28일에는 최첨단 스텔스 전략폭격기 B-2가 미국 본토에서 발진해 한반도에서 폭격훈련을 하고 돌아갔다. 일본은 동해에 이지스함을 파견하고 동경에 패트리어트미사일을 배치해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태세를 갖추었다. 이처럼 지금 한반도에는 미국과 북한, 한국의 도상(圖上) 전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외신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보도한다.

그런데 대다수 한국인들은 전쟁의 위협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 한반도의 긴장이 미국과 북한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그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비록 북한의 전쟁이 미국을 향한 것이라고 해도, 그 피해는 전적으로 한반도에서 발생한다.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1994년 1차 북핵위기 당시 미국은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정밀공격을 구상했다. 그 때 게리 럭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은, 북한이 전면전으로 대응할 경우 하루 만에 군인 20만 명을 포함해 수도권에서만 150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개전 1주일 안에 100만 명의 미군과 남북한 병력이 사망하고, 민간에서는 500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 보고를 기초로 미국의 반핵 환경단체 천연자원보호협회(NRDC)는 2차 세계대전 때 히로시마에 떨어진 리틀보이급(15㏏) 핵폭탄이 서울의 지표면에서 폭발할 경우 직접적인 사망자만 125만 명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전쟁이 일어나면 한반도는 초토화 된다는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무조건 전쟁을 막아야 하는 이유이다.

치킨게임처럼 전개되고 있는 대결국면을 해소하고 전쟁을 막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정부는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을 강력 응징한다는 메시지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듯하다. 여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서로의 의도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극한적인 도발행위의 배경을 정확히 모르고 추측할 뿐이다. 그리고 극단적인 긴장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사고가 전쟁으로 비화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 전쟁은 합리적 사고 위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어떠한 경우라도 전쟁은 과실보다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전쟁은 오해와 우발적인 사고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소통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북한과의 대화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다. 여기에 반론도 있다. 긴장 고조→대화→보상 요구라는 북한의 노림수에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긴장 관계를 완화하고 소통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대화가 시급하다.

관련기사





[교수님추천해주세요]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캠퍼스에 낭만이 사라진 지 까마득하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최근의 한 조사를 보면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사랑ㆍ우정ㆍ사회 같은 고전적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문학이 교양소설이다. 오늘은 한국 교양소설의 고전이라 할 만한 작품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이다. 80년대 초에 나온 이 소설은 70,80년대 한국 대학생들의 외적·내적 풍경을 여실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 대학사의 중요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영훈은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형에게 얹혀살면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지적 욕구가 강하여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다. 그 지력을 바탕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마침내 명문대에 들어간다. 그러나 1학년이 끝나기도 전에 깊은 회의에 빠진다. 생각했던 대학공부가 아니다. 2학년 때는 학과공부는 포기하고 문학 서클에 들어가 문학에 심취한다. 천 권의 책을 독파하고 소설이나 비평문도 거침없이 써낸다. 주위의 박수도 받고 시기도 받는다. 그러나 이것도 만족과 행복을 주지 못한다. 무엇이든 궁극적인 이유나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삶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