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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호 사설] 금수저 담론과 질그릇 담론

우리 사회에서 금수저론이 유행이다. 대학생들이 뽑은 신조어에 ‘금수저’가 꼽혔다. 소셜미디어의 유행어가 그렇듯이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말은 과장되었지만 그럼에도 우리 시대의 어려움을 최첨단에서 겪는 젊은이들의 슬픈 인식을 담고 있다.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났다’(Born with a silver spoon one’s mouth)는 서양에서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고단한 청춘의 안타까움과 분노를 담은 신조어들이 2015년 SNS를 달구었다. 동아일보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5년 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금수저, 흙수저이다. 헬(hell, 지옥)과 조선을 합친 헬조선이 그 다음이다. ‘수저론’은 일종의 계층론이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합친 수저에 대한 담론은 금수저-은수저-동수저-흙수저라는 수저 계급론인 것이다. 부자 부모, 잘 나가는 부모 덕분에 풍족하게 자란 사람은 금수저, 그 반대의 경우는 흙수저라고 부른다.

젊은이들은 그렇다고 치고, 금수저론을 접하는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젊은이들은 부모를 원망하게 된다. 부모들은 어려운 시기를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죄인된 심정일 것이다. 그분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가. 세계가 불황이어서, 우리 경제가 어려워서 구조조정을 당했는데, 정치인들이 제대로 국가의 갈길을 인도하지 못해서 나라 사정이 이 꼴인데. 사업 환경이 어려워서 부도가 났는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 없고, 자식 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결과인데, 부모에게 무슨 잘못을 탓할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는 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금수저 담론으로부터 과감하게 탈피해야 한다. 금수저론을 확산시키고 있는 언론은 우리의 생각을 좀먹게 하는 쓰레기 언론으로 몰아내야 한다. 언론 자유는 숭고한 가치이지만, 금수저론과 같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무책임한 언론 자유는 언론이 휘두르는 사회적 언어 폭력이다. 흥미롭게도, 성경에도 수저론과 비슷한 비유가 있다. 바로 그릇론이다.

“큰 집에는 금그릇과 은그릇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그릇과 질그릇도 있어서, 어떤 것은 귀하게 쓰이고, 어떤 것은 천하게 쓰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내가 말한 이러한 것들로부터 자신을 깨끗하게 하면, 그는 주인이 온갖 좋은 일에 요긴하게 쓰는, 귀하고 성별된 그릇이 될 것입니다.”(디모데후서 2장 20~21절)

큰 집에 비유되는 우리 사회 혹 가정에는 금그릇, 은그릇, 나무그릇, 질그릇이 있다. 중요한 점은 금그릇, 은그릇, 나무그릇, 질그릇 순으로 귀하게 쓰인다는 것이 아니라고 기록하고 있다. 성경이 가르쳐주는 진리는 깨끗한 그릇을 주인이 온갖 좋은 일에 요긴하게 쓴다는 점이다. 우리는 각자 형편에 따라 다양한 그릇으로 태어났다. 금그릇이나 은그릇으로 태어나지 못했다고 해서, 한탄만할게 아니라, 비록 나무그릇과 질그릇으로 태어났지만, 주어진 그릇들을 깨끗하게 관리한다면 언제든지 우리 사회에서 온갖 좋은 일에 요긴하게 쓰일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타고난 재산을 가지고 계급을 분류하고 헬조선을 외치는 천민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라, 자신의 노력으로 깨끗한 그릇을 만들어 쓰임을 받기 위해 애쓰는 지상 천국을 꿈꾸자. 앞으로 언론이나 SNS에서 금수저론 대신 질그릇론이 확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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