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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7호 사설] 하계 국외봉사활동에 부쳐

유월이다. 현충일과 하지가 든 달이지만, 대학에서는 학기를 마무리하는 달이다. 학기말 정기시험이 두 주일 뒤로 다가왔고, 이어서 여름방학이다. 수업이 없는 여름과 겨울 긴 방학 기간은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시간으로 유용하게 이용된다. 방학 기간에도 학교에는 온갖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지만, 우리학교의 국외봉사활동을 주목하고자 한다.

우리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의 국외봉사활동은 지난 2002년에 시작되었다.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하고 황사 피해를 줄이고자 중국 임업부 임업과학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황사 발원지에 나무심기 봉사활동이 시작이었다. 벌써 16년째다. 이후 네팔,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권 개발도상국 15개국의 낙후지역에서 90여 차례에 걸쳐 3천 명 이상이 참가한 국외봉사활동을 해왔다. 지난겨울에는 요청에 의해 아프리카 이디오피아에도 봉사활동을 가서, 대학생 해외 봉사 활동의 새로운 기록을 열기도 했다.

올여름에도 오는 6월 23일에 하계 국외봉사활동 발대식을 하고 키르기스스탄과 인도네시아, 그리고 캄보디아와 베트남의 4개국에 136명의 봉사단원이 파견된다. 봉사단은 주로 현지의 초등학교에 기거를 하므로, 교육봉사가 중심이 된다. 그 밖에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학교 내외 환경 정화 활동, 체육대회와 문화공연, 학용품 및 운동용품 기증 등의 내용으로 짜여 있다. 십년이 훨씬 넘는 기간에 쌓인 경험으로 알차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준비를 한다.

국외봉사활동 참가자는 상당한 본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선발 과정부터 적지 않은 경쟁이 있다. 물론 선발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봉사 내용에 관련된 교육이 있고, 단원 서로간의 유대감을 높이는 기회를 갖는다. 학기 중에 진행되는 그 준비 과정도 쉽지 않으리라는 점, 짐작할 수 있겠다.

이미 여러 방면으로 검토가 되고 결론이 난 일이지만, 처음에는 국외봉사활동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곤 했다. 이를테면, 현재 우리나라 2인 이상 가구 중 소득 하위 10%는 올해 1분기 기준 월평균 명목소득이 84만1천203원이라고 한다. 최저생계비에 한참 미달한다. 지난달 말 통계청 발표다. 한데, 우리학교가 창립 기념 년도로 삼고 있는 119년 전이나 전쟁 직후였던 64년 전에 우리를 도와서 오늘 우리 학교의 기반을 마련해준 미국에도 극빈층은 많다. 신선한 채소와 밥을 먹으러 학교에 간다는 학생도 많다고 한다. 경제적인 형편만으로 우리 시선이 언제까지나 내부에만 머물 수는 없다는 점을 알 수 있겠다.

재학생 전체에서 130명은 너무 적은 숫자다. 그렇다고 수백 명 규모로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열망을 가진 학생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선발 절차나 과정에 더욱 세심한 배려가 더해지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농활이라는 말이 잊힌 지 오래지만, 국내 봉사에도 새로운 방식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인성교육의 차원이 아니더라도, 젊은 시기 봉사의 체험은 일생의 자산이 된다.

다가오는 겨울 방학에는 우리 학교 창립 120주년을 기념해서, 한국전쟁 참전국 중심으로 국외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디오피아, 콜롬비아, 태국, 필리핀 같은 나라들이 되리라고 한다. 국외봉사활동에 뜻이 있다면, 올겨울에는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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