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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 시대, 인문학과 인문학자의 역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세계 인류의 일상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인류는 코로나19를 떠나서 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한순간도 코로나19와 관련한 얘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유사 이래 인류가 코로나19처럼 동시에 시련을 겪은 적은 없었다. 인류는 현재 코로나19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이 같은 위기는 어느 한 국가, 어느 한 개인의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온 결과의 산물이다. 그래서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들이 그간의 삶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지금의 고통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코로나19를 해결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다. 짜증나고, 화도 나고, 한숨만 나오더라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직시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는 그 누구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 가장 경계할 것은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는 분위기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지금까지 현재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지구의 큰 변화이다. 그래서 이전 단계로 돌아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대학에서 할 일은 당면한 학사일정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것이지만, 여기서 만족한다면 앞으로 대학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대학은 여러 측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데다 코로나19까지 덮쳐서 아주 절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그중에서도 인문학과 인문학자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고, 그 누구보다 중요하다. 인문학과 인문학자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방법을 제시할 때만 학문으로서의 가치가 있고, 인문학자는 남보다 먼저 길을 제시할 때만 존재의 이유가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일에 인문학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인문학자가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면 앞으로 인문학과 인문학자는 설 자리를 영영 잃을지도 모른다. 나는 코로나19가 제도권의 인문학과 인문학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단언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 가장 시급하게 할 일은 인류 전체가 ‘생태의식’을 갖추는 것이다. 생태의식은 ‘모든 생명체가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철학이다. ‘생태(Eco)’는 단순히 ‘자연’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 간의 ‘평등한 관계성’이다. 생태의식이 중요한 것은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코로나19의 다양한 원인이 모두 생태의식의 부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생태의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생태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 생태교육 제도를 제대로 갖춘 국가는 찾아볼 수 없다. 한국 대학은 물론 인류의 미래는 앞으로 누가 가장 먼저 생태교육을 제대로 실시하는가에 달렸다. 그러나 새로운 교육제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당장 시작하되 아주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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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