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 한국민속연구소로 출발 계명대학교 한국학연구원은 1970년 ‘한국민속연구소’로 출발하였다. ‘한국민속연구소’는 1973년 한국학연구소로 개편되어 한국문학·역사학·철학을 아우르는 한국학 연구기관으로 발전하였고, 1989년 세계화 흐름에 부응하여 ‘한국학연구원’으로 확대 개편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한국학연구소가 출범하던 1970년대에는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정립하려는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때였다. 우리나라가 1945년 일제의 식민지로부터 해방되었지만 건국 과정에서 남북분단, 동족상잔의 분열과 혼란을 겪게 되어 1960년 4월 혁명 이후가 되어서야 비로소 본격적인 식민지 잔재 청산과 민족문화 복원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근대학문이 막 시작된 척박한 환경에 제약되어 1970년대에 이르러서야 학문다운 한국학 연구가 시작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1973년 계명대학교에서 한국학연구소가 창립되었다. 당시 계명대 한국학연구소는 후일 문학·역사학·철학 각 분야에서 한국학을 이끄는 대표적 학자로 성장한 분들이 연구소 설립을 주도하였다. 그분들의 열정과 역량 덕분에 계명대 한국학연구소는 그 설립 초기부터 계명학파로 불릴 만큼 한국학
디지털세는 디지털 재화와 서비스에 매겨지는 세금 의미 ‘사업장’ 소재국에 따라 부과하던 기존과 달리 수익금 기준 과세 올해 10월부터 디지털세에 관한 국제적 합의 도출, 많은 변화 예상 조세회피 방지와 세수 창출에 도움 그러나 소비자 부담 늘 수도 ● 디지털세의 개념과 등장배경 디지털세란 디지털 재화와 서비스에 매겨지는 세금을 의미한다. 여기서 디지털 재화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음악, 비디오 또는 기타 전자 파일을 의미하며 디지털 서비스는 인터넷, 휴대폰 등 각종 디지털 채널을 통해 전달되는 서비스를 말한다. 국제 조세 원칙에 따라 물질적인 재화를 판매하는 기업의 법인세는 고정된 사업장이 위치한 나라의 조세법에 따라 부과되었으나, 무형의 재화를 가상 공간에서 판매하는 IT 기업들의 경우 서버 소재지를 고정 사업장으로 보고 그곳의 조세법에 따라 법인세가 부과되었다. 이를 이용하여 구글, 애플 등 다국적 거대 IT 회사들은 세율이 낮은 국가로 사업장을 이전하여 세금을 회피해 왔다. A 국가의 소득으로 매출을 증가시키면서 A 국가와 전혀 상관없는 B 국가에 그 세금을 내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를 한 셈이다. 이러한 불공정 조세회피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그동안 각
메타버스는 ‘확장된 가상세계’ 기존의 VR이나 AR과 달리 공간과 활동의 확장성이 커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버스 경제 실물경제와의 연계성 강화되어 희소성 바탕에 둔 가치 창출 여러 기업, 메타버스에 속속 진출 소매업부터 제조업 시장까지 확대 시장 확대 위한 대중성 확보 관건 ● 메타버스의 의미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 의미인 '메타'(meta)와 세계, 우주 의미인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로 ‘확장 가상세계’라고 불린다. 이 용어는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1992년에 발표한 소설 ‘Snow Crash’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이 소설에서 완전히 몰입되는 3차원 가상공간에서 현실 업무 뒤에 놓은 비전을 기술하는데 사용되었다. 구현 형태에 따라 메타버스는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로, 현실 공간에 그래픽을 구현한 가상의 사물을 중첩시켜 사화작용이 가능하도록 구축한 환경이다. 대표적으로 ‘포켓몬 GO’나 이케아의 ‘프레이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라이프로깅(Life Logging)이다. 이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일상에서 얻는 경험, 정보
선진국과 부자들의 탄소배출량이 압도적 ‘ESG’, ‘탄소중립’은 책임회피용 공문구일 뿐 기후위기 극복하려면 자본주의에 저항해야 ● ‘비관적 지성’과 ‘의지의 낙관성’ 지난 8월 9일에 발표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후 방어선’인 지구 온도 1.5도 상승 시기가 3년 전보다 10년 앞당겨진 2040년이 된다. 그리고 산업화 이전 대비 1.1도 상승한 2021년도 기록적인 폭염, 가뭄, 홍수, 초대형 산불, 슈퍼 폭풍 등 극단적 기상이변을 경험하고 있는데, 1.5도 올라가면 폭염 발생빈도가 지금보다 2배 증가하는 등 초극단적 기후변화가 일상화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지구온난화가 화재가 났을 때 발동하는 적색경보(Code Red)와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의 진행 속도가 더욱 빨라졌고, 인류가 대응할 시간은 짧아졌다는 데 있다. 급박한 기후위기의 상황에 맞게 사회 전반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기후 안정화를 위한 사회 전환의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불확실하게 전망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비관적 전망인 기후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사회적 의지와 실천으로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방사능 배출 시 해양생물에 흡착되어 해저오염 진행가능성 존재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2011년 3월 11일은 모두에게 원전사고의 참혹함을 생생하게 기억하게 한다. 3월 11일 발생한 규모 9.0 이상의 동일본 대지진에 의해 후쿠시마 제1, 제2 원전은 모두 정지되었고 지진 발생 후 1시간도 안 되어 들이닥친 15m의 해일은 1호기~4호기까지 모두 침수시키면서 핵연료 냉각불능에 빠지게 되면서 연달아 수소 폭발하였다. 이 때 발생된 핵물질의 유출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폭발사고 당시 누출된 방사능은 체르노빌 원전사고시 배출량의 1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해양방출은 단순 산술계산으로도 다핵종제거설비인 ALPS(다핵종제거설비)를 설치, 가동하기 전인 사고 후 2년간 해양방출은 체르노빌사고 배출량을 맞먹는다. 이 값은 단순 산술 추정이며 초기에는 많이 배출되고 서서히 오염도가 줄어드는 현상을 감안하여 추정할 수도 있다. 수소 폭발 시 해양방출이 바람의 영향과 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바다로 배출되는 점을 감안하면 육상보다 해양으로 방출이 훨씬 큰 것을 알 수 있다. 사고 후 2년 뒤 ALPS가 운전되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제염하여 부지 탱크에 저장한 후쿠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과 자연·생태계 보전 등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성 재확인하게 될 것 ● 스마트시티 개념 및 추진현황 ‘스마트시티’란 건설·정보통신기술 등을 융·복합하여 건설된 도시기반시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시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말한다. 이는 도시의 경쟁력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다. 국가별 여건에 따라 스마트시티의 정의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기술을 활용하여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 및 도시의 지속 가능성 제고와 새로운 산업 육성을 위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비쿼터스 도시(이하 U-CITY)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됐다. U-CITY는 2000년대 초반 신도시개발 사업으로 화성 동탄, 파주 운정, 인천 송도 등지에 공공이 주도하여 추진되었다. 오늘날 스마트시티는 ICT 등의 융·복합기술을 활용하여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자 신도시와 기존 도시를 포함하여 모든 도시가 지향하는 공통 목표가 되고 있다. ●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추진 중, 세종 5-1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 지난 2019년 2월 세종 5-1 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가 미래형 스마트시티 선도모델로 지정됐다.
● 코로나란? 전자현미경을 통해 본 바이러스 표면은 곤봉 모양의 스파이크(spike)라는 돌출부가 있으며 그 형태가 왕관(corona)과 비슷한 형태로 보여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로 명명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와 함께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3대 바이러스 중 하나이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여서 변이를 잘 일으키며, 이런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및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을 일으켰다. 지금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 감기나 SARS 및 MERS와는 다른 새로운 변이가 생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며, 2019년에 세계적 대유행을 일으켜 COVID-19로 명명되었다.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사람 세포 수용체 결합, 막 융합 등 바이러스의 감염과 병원성에 관여하는 핵심 분자이다. ●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 백신을 투여하는 목적은 코로나 스파이크에 반응하는 B림프구와 T림프구 생성이다. B림프구가 생산하는 항체는 스파이크에 붙어 바이러스가 세포에 감염되는 것을 차단하고 제거한다. 세포독성 T림프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즉 바이러스 생산 공
코로나19발 공황의 원인은 기존의 비정상적 경제체제 팬데믹은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 촉매일 뿐 신자유주의와 위계적 분업화야말로 착취의 메커니즘 과도기적 상황의 극복은 노동계급의 행보에 달려 ● 코로나는 세계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촉발한 것일 뿐이다 코로나발 공황을 자연재해에 의한 일시적 경제 위기로 보는 견해가 있다. 물론 현상적으로는 다분히 그렇게 보인다. 이런 입장에서는 백신의 접종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되면 경제도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 이도 주식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 등 자산 시장을 볼 때 타당한 듯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견해를 전적으로 옳다고 가정하자. 그래서 팬데믹 이전으로 경제가 돌아갔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경제 위기는 극복된 것일까?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이런 견해는 팬데믹 이전의 경제가 정상적이라는 전제가 놓여 있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의 상황이 이미 경제 공황의 직전이었고 코로나가 단지 그 공황을 촉발한 것이라면 우리는 팬데믹이 경제에 일으킨 충격을 달리 바라보아야 한다. 팬데믹으로 경제의 구조적 모순이 더욱 충격적으로 드러났을 뿐이라면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이전의 경제 구조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사회 진출에 힘을 실어준 시민들의 환영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주 23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 마침내 시민이 직접 이끄는 ‘시민인문 심포지움’의 등장 ● 대학을 넘어 사회광장으로 진출한 목요철학 인문포럼 2010년 「목요철학 세미나」가 개강한지 30년 만에 「목요철학 인문포럼」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대학 안의 닫힌 공간에서 대학 밖의 열린 사회광장으로 나가기 위한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시작됐다. 철학과 내에서는 설왕설래했다.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라 되돌아올 수 없는 영구외출을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간접적인 개인의 경험 정도로 정당화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1~2년으로 끝날 수 없는, 아니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방대한 문화사적 인문학강좌를 그것도 혈기왕성하고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 찬 제도권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그저 평범한 대구시민 일반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무리한 발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처음 예측은 결코 빗나가지 않았다. 대구라는 도시 자체가 전통적인 ‘교육도시’이고, 주변의 위성도시(안동, 상주, 예천 등)들 역시 역사적으로도 당당했던 올곧은 ‘정신문화의 도시’가 아니었던가
1980년 시작된 ‘목요철학 인문포럼’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목요철학 인문포럼은 당시 대학사회의 지적 욕구를 수용하고 지역사회에서 철학적 사유의 장을 조성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명대신문>은 목요철학 인문포럼 40년사를 두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 엮은이 말 ● 철학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사회로 1970년대 말부터 우리학교 철학과는 유럽 각 지역과 미국, 그리고 대만으로부터 온 다양한 철학전공의 신진학자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젊은 40대의 교수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가지고 선후임자 없는 철학과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한 자리에 모였으니 시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무리하게 표현하면 젊은 신진교수들이 학생들 앞에서 제각각 잘났다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일종의 철학적 이념논쟁(?)의 자리가 되기도 했다. 이미 몇몇 교수들은 지역의 타 대학으로 이적한 상태였지만 1980년 미국에서 분석철학을 전공한 김영진 교수가 철학과에 새로 임용되면서 미국의 새로운 언어분석학을 가지고 유럽관념철학에 대한 적나라한 비판으로 철학과를 흔들어 놨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바로 그해 1980년 1학기 말에 나는 학과 교수들이 모인 자리(변규룡, 김영진, 백승균)에
지역화폐 논쟁이 뜨겁다. 지역화폐가 지역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엇갈리는 시선 탓이다. 일각에서는 지역화폐 유통으로 단기적인 효과는 발생할 수 있지만 인접지자체의 경제 위축을 대가로 하고 있으므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지자체 예산 낭비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국 지자체 중 지역화폐가 가장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경기도는 지역화폐가 지역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소상공인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에 <계명대신문>는 ‘경기지역화폐’의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화폐의 효용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본 기사는 경기연구원이 발행한 ‘뉴머니 지역화폐가 온다’ 및 ‘지역화폐의 경기도 소상공인 매출액 영향분석(2019년 1~4분기 종합)’을 참고하여 작성했으며 경기연구원 김병조 선임연구위원의 도움을 받았다. - 엮은이 말 IMF 금융위기 이후 한국에 소개된 지역화폐…전국적으로 증가 추세 2019년 도입된 경기지역화폐,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긍정적 지역화폐 효과에 대한 학계와 지자체, 정부 간 긴밀한 연구 협력 필요 ● 지역화폐란 무엇인가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 내에서 제한된 구성원들 간에 통용되는 화
뉴미디어의 등장은 곧 ‘거리개념의 종말’…사회변혁의 도구로도 기능 그러나 진실의 추구보다 탈진실(post truth)의 결속을 위한 수단이 될 수도 ‘뉴미디어 저널리즘’은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진실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 ● 뉴미디어의 진화는 뉴스의식 자체를 바꾼다 뉴미디어(new media)는 새로운 개념의 매체를 가리킨다. 뉴미디어는 상호작용성을 갖고 창발적인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으며 콘텐츠의 창작과 공표, 유통, 소비로 이어지는 일련의 ‘새로운 창의성’을 이루어 낼 수 있다. 디지털, 모바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디지털화된 문서, 그림, 동영상과 링크 등을 포함할 수 있고, 불특정 다수의 자유로운 참여가 가능하며 제작자와 사용자 간의 자유로운 피드백이 오갈 수 있게 되었다. 뉴미디어는 세계화를 일으켜 ‘국가 간의 경계를 넘어선 활동의 증가’를 가져옴으로써 ‘거리개념의 종말’을 가져왔다. 또한 뉴미디어는 어느 시대에나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변혁 도구이다. 각 시대마다 새로운 미디어는 새로운 삶의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 생산방식에 영향을 주어 왔다. 뉴스도 예외가 아니다. 구어에서 인쇄, 방송전파,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로 이어지는 사회적인 소통 매체의 진화는 뉴
● 강박장애: 강박사고와 강박행동 배우 잭 니콜슨이 로맨스 소설 작가 멜빈 유달 역을 맡아 멋진 연기를 펼친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본 적이 있는가? 영화의 첫 장면부터 유달은 이웃에 사는 동성애자 화가 사이먼의 애견이 귀찮고 불결하다며 쓰레기장에 버리고 집으로 들어와 도어락을 잠그면서 숫자를 센다. 반드시 열 번을 잠갔다 풀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식사는 집 근처 레스토랑 한 곳만을 고집한다. 레스토랑을 가는 도중에도 사람들과 부딪힐까 기겁하고, 바닥의 보도블록 가장자리 금을 밟지 않으려고 뒤뚱거리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레스토랑에서도 그는 항상 자신의 테이블과 자리를 고집하고, 서빙도 웨이트리스 캐롤에게만 받겠다고 말한다. 유달은 속된 말로 요즘 보기 드문 ‘진상’이지만, 정신의학적으로는 온갖 강박증을 가진 환자이다. 미국정신의학회 정신질환 진단분류기준 DSM-5에 따르면 강박장애는 ‘강박적인 사고와 행동 두 가지를 모두 동반하며, 현저한 고통과 사회적 혹은 직업적인 기능의 손상을 초래하는 경우’라고 정의하고 있다. 강박사고는 원치 않는 생각이나 충동 혹은 영상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떠올라 불안과 고통을 일으킨다. 환자는 이를 무시하거
2009년 4월, 멕시코에서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유행해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희생됐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세계가 긴장했다. 돼지독감바이러스가 사람에게 넘어온 것으로 밝혀져 두려움이 증폭됐고,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재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졌다. 그래서인지 세계보건기구(WHO)는 환자 수가 3만 명을 돌파하자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하고 백신 개발을 독려했다. 다행히 ‘타미플루’라는 독감 치료제가 있었고 5개월 만에 백신도 개발돼 신종 플루는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지나갔다. 나중에 치명률을 조사하자 계절성 독감 수준으로 나와(특이하게도 고령층은 잘 걸리지 않았다) WHO는 과잉대응을 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10년이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가 집단 발생했고 조사결과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판명됐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해를 넘겼다. 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가 속출하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우한을 봉쇄하고 중국 전역을 통제하는 압박 전략을 펼쳐, 현재는 기적적으로 바이러스 퇴치 일보 직전에 와있다. 환자 급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