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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랑, 몸의 메타포에서 배우다

학교에서 지내다 보면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어려움을 많이 듣게 된다. 무엇보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아픈 학생들, 교직원들의 이야기이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육체의 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음을 보게 된다. 교직원들 역시 경제적인 문제, 관계의 문제, 업무의 압박 속에서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이런 학내 구성원들이 겪는 어려움의 이면에는 나라가 처한 상황, 구조적인 문제 등 여러 이유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공동체의 의미와 본질을 나날이 위협하는 세속 가치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일반적으로 외연의 성장과 확대, 서열에서의 상위 정복을 우선적인 가치로 여긴다. 이런 가치 속에서 변함없는 지지와 돌봄의 기반으로 존재해야 할 가정마저도 무너지고 또 단순한 지식, 능력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전인적 교육을 실현해나가야 할 학교도 길을 잃고 방황하기도 한다. 지지, 연대, 공감이 부족한 세상 속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우리 자신도 모르게 병들어 간다.

 

우리학교는 “진리, 정의, 사랑의 나라를 위하여”라는 하나님의 나라의 가치를 교육의 이념으로 삼고 있다. 이 원대한 비전은 성경의 다양한 전승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바울이 고린도전서 12:12-26에 기록한 몸과 지체의 비유는 공동체가 지향해야 하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 선명한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 핵심은 모든 몸의 지체가 하나의 몸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불필요한 지체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연약한 지체를 더욱더 큰 관심과 사랑으로 돌봐주며 다른 지체가 아플 때 함께 아파하고, 다른 지체가 기쁠 때 함께 기뻐하는 것이 건강한 공동체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메네니우스 아그리파가 일찍이 반항하는 하층민들을 억누르기 위해서 사용한 몸의 메타포를 바울은 사랑을 기반으로 서 있는 공동체를 시각화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연약한 지체를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쳐내거나 마땅히 주어야 할 양분마저도 주지 않고 방치하는 세상 속에서 바울이 말하는 이런 공동체는 어떻게 세워갈 수 있을까? 그것은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라는 명확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안다면 혹독한 경쟁과 성장의 압박 속에서도 다른 지체들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아파하는 지체가 있을 때 함께 아파하고, 기쁨 가운데 있는 지체가 있다면 함께 기뻐하게 될 것이다. 사랑은 곧 다른 것이 아니라 한마음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으로 한마음이 된 공동체는 결국 모든 경쟁과 압박을 뚫고 세상 속에서 가장 돋보이는 공동체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이 사랑의 길은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쉽게 가지 못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계명에 속한 모든 구성원들이 앞으로도 사랑 안에서 더욱더 깊이 연결되고, 하나의 몸으로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라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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