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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제를 돌아본다

매년 계절의 여왕 5월이면 전국 대학가에서는 젊음의 향연이 펼쳐진다. 대학 축제의 또 다른 이름인 대동제(大同祭)가 펼쳐진다. 대동제는 1987년 고려대에서 처음 시작하여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왜 ‘대동(大同)’인가? 대동은 <예기(禮記)>의 ‘예운(禮運)’ 편에 다음과 같이 그려져 있다.

“대도(大道)가 시행되는 시대에는 천하를 만인의 공유물로 생각하고, 덕과 재능이 있는 자를 선출하여 정치를 맡겨 신의를 강구하고 화목을 닦도록 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자신의 어버이만을 어버이로 친애하지 않고,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친애하지 아니하며, 사회의 노인들로 하여금 편안히 여생을 마칠 수 있게 하고, 젊은이로 하여금 충분히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고, 어린이로 하여금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 하며,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외로운 늙은이 나쁜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모두 부양될 수 있도록 한다. 남자는 각각 일정한 직분이 있고, 여자는 모두 시집가서 가정을 꾸린다. 재화는 그것이 땅바닥에 함부로 버려지는 것을 방치하지 않으나 그렇다고 한사람의 수중에 들도록 해서도 안 된다. 힘이 자신에게서 발휘되기를 원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자신만을 위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음모는 닫혀서 일어나지 않고, 절도와 난적은 생겨나지 않는다. 그래서 대문을 닫아걸지 않고 안심하고 생활하니, 이것을 대동(大同)의 세계라 한다.”

한마디로 ‘대동(大同)’은 크게 하나 된다는 뜻으로, 서로가 하나의 마음으로 화합하고 단결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 대동제(大同祭)는 글자 그대로 대학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자리를 의미한다. 또한 대학 새내기들에게는 대학인으로서 성인됨을 만끽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렇듯 대동제는 대학생의 자유와 상상력이 넘치는 대학문화의 꽃이다.

올해는 세월호 참사의 슬픔으로 인해 대학가의 5월 대동제가 전면 취소되었다가 2학기 개강을 하면서 전국 대학가에서 잇달아 펼쳐졌다. 그러나 대학문화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대동제가 언젠가부터 ‘소비와 향락의 굿판’이라는 비판을 대학내외로부터 듣고 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이런 물음에 대한 답변은 여러 가지로 가능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사회의 사회문화적 경향의 변화가 아닐까 싶다. 소위 정보화혁명과 함께 산업사회에서 디지털사회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들 수 있겠다. 디지털사회에서의 개인은 점점 개인화 및 파편화를 요구받는다. 개인화되고 파편화된 학생들에게서 서로가 하나의 마음으로 화합하고 단결하자는 대동의 의미는 큰 울림이 없다. 대학문화가 공동체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이동한 결과다.

예나 지금이나 대동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문제는 단연 음주문화이다. 70~80년대 대학가의 음주문화는 억압된 사회에 분노하며 술잔을 기울였던 운동권 학생들이 주도했다. 이때의 술은 특정한 목적의식으로 화합하고 단결하는 매개체였다.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특정한 목적의식이 사라진 대학의 음주문화에 남은 것은 소비와 향락이다. 또 다른 문제는 무분별한 연예인 모시기이다. 대동제가 연예인의 공연 위주로 변질되는 이유는 개인화된 학생들의 연예인에 대한 주요관심과 관련되어 있다. 학생회에서는 연예인을 초청하기 위해서 많은 돈을 들이지만 이것은 대학문화의 다양성을 파괴하고, 학생들의 대중화를 부추길 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대학문화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학문화의 정체성을 재정의 하고 대안적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한 고뇌와 모색이 필요하다. 우선 대동제 문화의 개선이 절실하다. 대학이 시장에 편입돼 규격화된 인력을 생산하는 공장이 되고 있는 이 시점에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유와 상상력에 바탕한 파괴적 창의력이다. 대동제는 대학 내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를 하나로 모으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주최 측은 대동(大同)의 의미를 되새겨 단결과 화합의 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학생들 스스로 대동제가 지향해야할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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