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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호 사설] 투표가 청년층을 살린다

정치의 계절이다. 4월 13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에 임하는 각 당의 모습에서 한국 정치의 후진성이 드러나고 있다. 각 당은 자신들의 능력만으로는 선거를 치를 능력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각 당은 후보자 공천권을 외부 인사들에게 맡기고, 선거의 얼굴인 선대위원장은 여야를 교체해서 데려왔다. 자기 당의 후보자를 자신들이 정하지 못하고, 당의 간판인 당 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지 못한 것이다. 세상에 이런 정당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당 대표도 머리를 조아리고 외부 공천심사위원들의 면접을 받는 코미디도 연출된다. 후보자 공천에 일관성과 기준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으며, 공천탈락자가 이념과 노선을 바꿔 당을 옮기는 것도 예사다. 이를 각 당은 변화와 개혁이라고 치장하고 있으나, 국민들은 선거용의 ‘거짓’인 것을 안다. 우리는 이런 정당에게 정치를 맡기고, 국정을 신탁하고 있다. 선수 선발 능력도 없는 사람에게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을 맡기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투표를 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최악이 아닌 차악이라도 선택해서 정치를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가가 국민에게 무관심해도 정치는 우리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민주주의는 투표를 통해 국민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주의가 내부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투표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투표율이 낮으면 국민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될 수 없고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린다. 투표율은 그 나라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세계 각국이 투표율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호주, 벨기에, 싱가포르, 브라질 등은 의무 투표제를 통해 기권을 하면 벌금을 부과하고 공직을 제한하기도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인터넷 투표도 실시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동네 슈퍼마켓에까지 투표함을 비치해 둔다.

우리나라의 평균 투표율은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턱없이 낮다. 청년층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60세 이상은 68.6%, 20대 후반은 37.9%가 투표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노령화 사회가 될수록 노년층의 한 표의 위력은 더욱 커진다. 통계청의 추산으로는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이 현재의 11%에서 2030년 24.3%, 2050년 38%로 급증한다. 이 추세라면 2050년 이후에는 노년층의 투표가 선거 결과를 좌우하게 되고, 정치는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것이 되어 버릴 것이다. 선거에서 청년 복지는 보이지 않고 노년 복지가 두드러지게 보이는 이유이다. 결국 젊은이들은 노년층이 만든 정치, 사회적 룰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사회를 움직이고 미래를 짊어지고 가는 것은 청년층이다. 그들의 의견이 정치에 더 많이 반영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노년층의 투표를 제한할 수 없으며, 연령대별 가중치를 줄 수도 없다. 청년층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길 밖에 없다. 민주주의에서는 투표가 곧 권력이다. 정치에 청년 문제를 더 많이 반영하고, 청년들을 위한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투표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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