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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력: 계명의 ‘생태역사’를 위하여

공간은 시간을 담는 그릇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공간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생명체는 자신이 필요한 공간을 찾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모습을 만들어간다. 계명대학교도 미국 북장로회 주한 선교부 대표 안두화선교사, 최재화목사, 강인구목사 등 교회지도자들이 “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나라를 위하여” 계명기독학관을 설립한 지 60년 동안 계명동산에서 계명인의 얼굴을 만들고 있다.

계명대학교의 역사는 동산동을 비롯해 대명동과 성서캠퍼스의 공간에 고스란히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래서 계명의 역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간을 직접 봐야 한다. 계명대학교의 캠퍼스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울 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아름다운 캠퍼스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특히 아름다움 뒤에는 엄청난 고통과 슬픔, 그리고 열정이 숨어 있다. 6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캠퍼스의 돌 하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등 모든 것이 계명의 역사이다. 그러나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구성원들은 대부분 계명의 역사를 공간으로 기억하지 않고 시간으로 기억한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도 대부분 공간보다는 시간 중심으로 이해하고 있다. 시간 중심의 역사는 ‘수직의 역사’이다. 그러나 인간이 기억하는 시간은 공간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공간의 역사는 시간의 역사를 기억하는 필수조건이다. 공간의 역사는 ‘수평의 역사’이다. 인간은 수직과 수평의 역사, 즉 종과 횡의 역사를 통해서 자신의 역사를 온전히 만들 수 있다.

공간과 시간의 역사를 동시에 인식하는 것이 ‘생태역사’이다. 계명대학교의 역사를 생태역사로 이해하는 것은 세계를 향해 빛을 여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계명인들은 대부분 캠퍼스라는 공간을 역사로 인식하는 데 인색했다. 캠퍼스는 단지 쉼터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특별한 사건이 일어났거나 유명한 사람들이 살았던 공간만을 역사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살고 있는 공간 자체가 특별하다. 인간은 공간을 떠나서 자신의 역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명대학교의 캠퍼스는 그 자체로 특별하고, 반드시 기억해야할 역사적 기념 공간이다.

계명의 역사를 생태역사로 이해하는 순간. 계명인은 진정 자존할 수 있다. ‘자존’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다. ‘이순(耳順)’을 맞은 계명의 역사는 자존을 위한 긴 과정이었다. ≪논어≫ <위정편(爲政篇)>에서 공자가 말한 ‘이순’은 예순 살부터 생각하는 것이 원만하여 어떤 일을 들으면 곧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 계명대학교가 환력을 맞았다는 것은 곧 계명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 단계 높아져야 하는 시기를 뜻한다. 인간만이 스스로 역사를 기록할 수 있지만 단순히 기록의 역사만으로는 ‘자존의 역사’를 만들 수 없다.

자존의 역사가 곧 생태의 역사이다. 생태의 역사는 계명인 스스로 생활공간에서 창조적으로 살아가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계명구성원들이 스스로 캠퍼스를 관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관찰하지 않고서는 캠퍼스에 살아 숨 쉬는 계명의 역사를 체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캠퍼스를 통해 계명의 역사를 체득하는 과정은 곧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환력을 맞은 5월의 계명캠퍼스는 눈부실 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계명의 캠퍼스가 아름다운 것은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 덕분이다. 계명의 앞날도 아름다운 사람들이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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