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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밀고 나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의 노랫소리와 파릇하게 고개 내민 새싹,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매화 꽃 향기를 가르고 퍼져 나가는 흥분과 기대감 가득한 새내기들의 우렁찬 인사소리가 겨우내 숨죽여 조용하던 교정을 깨운다.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늘 반짝거리고 궁금하며 생기 있다. 시작하는 사람들이 이토록 아름다운 이유는 그들이 지금 ‘꿈’꾸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불던 봄날 아침을 깊게 심호흡하며 대학생활 첫 야외수업에 흥분하여 들떠 있던 1학년 새내기들의 자기소개 시간, 내 아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꿈’에 취해 어여쁘기만 했다. 그러나 수업을 마치고 돌아서 나오며 문득 뇌리에 스치는 생각은 ‘꿈’의 유효기간은 얼마일까? 라는 엉뚱한 의문이었다. 캠퍼스에서 한 학기만 지내고 나면 벌써 나른함이 전해져오는 학생들이 많은데 과연 무엇이 우리들을 꿈으로부터 깨어나게 하는 것인가!

독일의 작가 장 파울(Jean Paul, 1763 ~ 1825)은 ‘잠자는 자는 꿈을 꾸고, 깨어 있는 자는 꿈을 이룬다.’고 했다. 우리는 잠자고 있었기 때문에 꿈에서 깨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꿈에서 깨어나 세상 탓을 한다.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어지럽고, 그래서 내 능력을 펼칠만한 곳이 세상에 없으며, 나는 다른 꿈을 꿀 수밖에 없었노라고… 그러고는 깊은 동면으로 들어간다. 슬림 핏의 멋진 수트를 입고 왼손엔 서류가방, 오른손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 걸음걸이만으로도 고액 연봉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당당한 나를 떠올리는 상상놀이만으로도 졸업하면 거뜬히 유능한 신입사원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수트가 어울리기 위해서는 운동으로 다져진 몸을 만들어야 하고 고액 연봉을 위해서는 능력을 키우고 능력을 능가하는 인성을 갖추어야 한다.

대학시절이 아름다운 이유는 원하고 마음먹은 대로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권리를 학교라는 보호 장치 안에서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부여받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그 권리를 얼마나 누려보았는가? 책상에서 공부만 해 오던 정형화된 인재상은 벌써 공룡시대 유물이 되었고, 전공능력과 더불어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무한 창조가 가능한 새로운 인재상이 요구되는 것이 요즘이다. 취업을 목표로 정량화된 요건만 충족하는 내가 아니라 꿈의 현실화가 가능할 만큼 틀에서 벗어난 진취적인 ‘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가르치고 있는 나의 학생들, 나의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전공 공부에 영어공부, 획일화된 봉사에서 벗어나 학문의 성취가 주는 뿌듯함을 느끼고 나와 다른 사람과 내가 사는 곳과 다른 곳을 탐험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으며 내게 주어진 것에 진심어린 감사를 할 수 있는, 그래서 행복한 사람들이면 좋겠다. 바람이 실어오는 향기들에 깨어있고, 새싹들마다 조금씩 다른 푸른 연둣빛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감각이 살아있는 그런 사람들이면 좋겠다.

꿈을 밀고 나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다. 깨어날 수밖에 없는 잠 속의 꿈을 꾸지 말고 깨어나 심장이 뛰고 가슴이 시키는 꿈을 이루어가라. 그리고 그 꿈들로 행복해져라, 3월의 아름다운 새내기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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