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난에 출구는 없는 것인가? 2천년대 들어 생긴 신조어 ‘이태백’이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다. 올해 6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고용율과 취업자 증가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청년층의 고용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즉, 청년층의 취업난이 해결조짐을 보이지 않고 장기화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평범한 대학생들은 건실한 기업에 취업하거나 전문적인 직업을 갖는 것을 통해 학교를 졸업 후에도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방학이 되면 취업에 유리한 영어실력과 스펙만들기에 ‘올인’하는 것이 요즘 대학생들이다.
취업포털사이트인 ‘잡코리아’가 지난 4년 동안 남·여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는 이를 잘 뒷받침한다.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들 가운데 60%가 ‘방학 때 취업을 위한 어학점수 향상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정말 눈물겨울 취업 준비라 할 만하다.
많은 대학생들이 취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과 함께 대학에서도 취업률 올리기에 한창이다. 정부가 정한 대학 평가 기준에서도 취업률이 단연 으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외 어학연수를 비롯해 인턴실습, 취업 멘토교수제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취업률을 올리고자 대학들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이렇게 취업률 전쟁에 대학을 내몬 정부당국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아니 무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과 유명 대학이 집중된 수도권과 변변한 대기업 하나 없는 지방의 사정을 단일한 잣대로 평가하겠다는 발상이 가지는 문제성. 이로 인해 지방 소재 대학들은 취업률이 곧 생존과 직결되는 형국이다. 어쩌면, 이런 현실 속에서 상아탑의 위상과 명예는 이미 한물 간 유행가로 전락한 지도 모르겠다. 정부도 이런 사정을 일부 반영하기는 했다. 지역균형개발 및 인재활용에 대해 정책을 만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지역균형인재선발, 스펙초월 채용시스템, 지방대학 출신 고용 할당제 도입 등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있어 지방대학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
취업문이 좁아진 것은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같다. 그러나 지방대 출신에게 더 좁은 것도 사실이다. 지방대 출신들은 서류전형에서부터 고배를 맛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을 반복하는 등 졸업하기까지 과거 4학년이면 족하던 것이 현재는 대학생 6학년, 7학년이 나오는 것이다.
지방에 소재한 대학이 수도권에 있는 대학보다 2배 더 많다. 재학생 수도 지방이 월등이 많다. 따라서 지방대가 직면한 문제를 간과하면 고등교육 전반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정부가 지방대생이 겪고 있는 취업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지방대를 나와도 취업에서 차별이 없고 수도권 대학 출신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질 수 있다. 우수한 인재가 지방대로 향할 수 있도록 지방대생이 차별을 당하지 않는 취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또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방대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정부의 노력과 동시에 수도권 이외의 여러 지자체에서도 각각의 여건에 맞는 다양한 특화 사업의 창출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의 작은 파이에 나눠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 파이를 나누는 방법과 동시에 파이를 키우는 노력이 절실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