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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대학은 지금 ‘안전 불감증’

최근 하청 작업자 사망,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대구 중구 사우나 화재 등으로 안전이 언론의 주요 기사로 보도되고 있다. 중앙로역과 상인역 사고는 세계 지하철 사고 중 2, 3위를 차지하고, 서문시장은 전통시장 화재 3위 안에 드는 화재가 두 번이나 발생하는 등 우리 지역은 안전 관점에서 불명예를 안고 있다. 우리 대학의 안전은 어떠한지를 살펴보자.


건물 출입구는 학기 중이나 입학식, 졸업식과 같은 큰 행사가 있을 때도 주출입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잠겨 있다. 많은 학생이 출입하는 동산도서관의 출입구는 하나 밖에 없으며 보조 출입구는 모두 잠겨 있다. 더구나 주출입구는 회전문만 열려 있고 중앙의 여닫이 문은 닫혀 있다. 이는 소방 관련법 규정 위반이 된다. 회전문은 바람막이나 건물 내부 온도 유지, 문을 급하게 열고 닫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사고 예방에는 도움이 되나, 화재나 지진 발생 시 급히 대피할 때는 장애가 되어 큰 피해를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


우리 대학은 관련 법률에 따라 매학기 초에 재학생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온라인 안전교육임에도 이수율이 낮아 대학 당국은 학과별 이수율을 공개하며 이수를 독려하고, 여러 학과에서는 수업 시간 중 의무적으로 교육을 하거나 미이수자에게는 장학금을 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교육 이수를 강제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하였을 때 수업 중 강의를 계속해야 하는지, 어디로 대피하여야 하는지 등에 대한 대학의 매뉴얼이 없다. 대피 장소로 대운동장이 지정되어 있으나 모르는 학생이 많고 오산관, 공학관 등 일부 단과대학에서는 거리가 멀어 비현실적이다. 경주 지진 후 매뉴얼에 따른 대피 훈련의 결과 포항 지진 피해를 줄였던 한동대학의 사례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대학 내 토목, 리모델링 공사, 고층에 짐을 올리기 위하여 사다리차를 사용할 때 보행자에 대한 별 다른 안전조치 없이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보행자도 무심하게 지나다닌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안전한 것이 아니라 잠재적 위험 요인이 없어야 안전하다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대학은 큰 사고는 없으나 불안전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하기 어렵다.


영국 러프버러 대학에서의 경험이다. 화재감지기는 매주 목요일 10시에 작동 여부를 점검하기 위하여 감지기 벨이 수업 중에도 울린다. 매월 한번 화재경보가 울리고 모든 사람은 각 건물마다 정해져 있는 대피장소로 대피하였다 경보가 해제되면 제자리로 돌아간다. 대학에서 교통정리나 행사 안내는 물론이고 마을에서 강아지와 산책할 때도 형광 조끼를 입는다. 이래서 안전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힌 통로 때문에, 매뉴얼이 없어서,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전통시장, 집단 사용 건물 화재, 세월호와 같은 많은 대형 재해에서 피해를 키워왔음을 잘 알고 있다. 또 사고 후 우리는 늘 안전 불감증을 탓하고, 후진국에서나 일어나는 인재(人災)라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린다. 사고에는 여러 잘못이 있었고 예방할 수 있었던 기회가 수차례 있었음을 사고 후에야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 하는 화재예방 나누는 안전행복’이라 쓰여 있는 우리 대학 현수막 내용처럼 우리가 ‘더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안전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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