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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19년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헌법 전문이 헌법 규범 중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최상위의 규범인 것으로 볼 때, 3.1운동은 헌법사적 측면에서 대한민국 역사 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1919년 3월 1일, 전국 각지에서 대한의 독립을 염원하는 만세 함성이 울려 퍼졌다. 1910년 8월 22일 체결된 ‘한일병합조약’으로 대한제국의 국권이 일본에 의해 피탈된 지 약 9년 만이었다. 3.1만세운동은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되어 2일 경기도 개성, 3일 충남 예산, 4일 전북 옥구, 8일 대구, 10일 광주 등 전국 각지는 물론이고 한인 동포들이 사는 중국, 러시아 등지로까지 들불처럼 번져갔다. 이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의 민족운동이었으며, 3.1 만세운동이 자아낸 독립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훗날 6.10 만세운동, 광주학생운동, 4.19혁명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다양한 사회운동의 뿌리가 되었다. 3.1운동 이후, 독립운동을 체계적으로 이끌 지도부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는 우리나라 전체 역사에서 처음으로 민주공화제 국가를 표방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으로 이어졌다.

 

3.1운동이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19년 4월, 중국 상해에서 3.1운동의 독립정신을 계승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제’를 채택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이후, 민중은 더 이상 지배받는 계급, 황제의 백성이 아닌 공화국의 국민이자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주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3.1운동 및 임정수립으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은 세계 속의 당당한 주권국가이자 국민이 뜻을 모아 대통령을 탄핵하고, 평화적 정권교체가 세 번 이상 이뤄진 자랑스러운 민주국가가 되었다. 지난 100년 간 이 땅을 살아간 수많은 민중들의 투쟁과, 그 투쟁의 씨앗을 심은 100년 전 선조들의 항일민족정신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염원하며 거리에서 만세를 외친지 100년, 일제 치하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은지도 장장 70여년이 지났지만, 그 긴 세월 동안 국권침탈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강제점령 당시 일본 정부 및 군대가 자행한 극악무도한 사건들이 세상에 알려져 국제적인 비난을 받을 때마다 일본정부가 모면책으로 선택한 것은 진심어린 사과가 아닌 금전적 보상이었다. 특히 지난 2015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해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불가역적 해결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10억 엔을 건네는 등 지난날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에 대한 한 치의 부끄러움이나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일본에게 바라는 것은 돈 따위가 아니다. 그 당시 피해자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는 진심어린 사과일 것이다.

 

한일양국은 광복 이후 수십 년간 우호와 갈등의 관계를 반복해왔다. 비극적인 역사로 인한 불신과 반감은 한일관계의 안정적인 우호보다는 변동과 기복을 만들어 왔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과의 건강하고도 발전지향적인 관계를 도모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일본 당국의 올바른 역사인식에서 비롯된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이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때의 민족정신을 기리고, 일본과의 해묵은 갈등을 청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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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