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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5월”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얼마 전까지 무심히 지나치던 길에 깜짝 놀랄 정도로 아름다운 꽃들이 여기저기에 피어나고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면 눈이 부실 정도로 푸른 하늘에 솜처럼 탐스러운 구름이 흘러간다. 또 해가 질 때의 짙푸른 하늘색은 많은 생각들로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향긋한 꽃 향기가 섞인 따뜻함이 느껴지는 바람은 기분 좋게 머리를 어지럽힌다. 이 모든 것이 계절의 여왕이라는 이 5월에 우리들이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요즘같이 세상 살아가기에 바쁜 일반인들도 이렇게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5월”인데 감수성 예민했던 시인들은 어떠했을까?

수많은 시인들은 앞다투어 이 “아름다운 계절”을 찬양하는 글들을 쏟아내었는데,
여기에 소개하고자 하는 시인은 Heinlich Heine(하인리히 하이네)라는 독일 시인이다. 그의 시가 문학의 범위를 넘어 세상에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의 대표주자인 Robert Schumann(로베르트 슈만)의 연가곡에 차용되면서 독일어의 한계를 넘어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이네의 “Buch der Lieder(노래의 책)”에서 16편의 시가 슈만에 의해 발췌되어 “Dichterliebe(시인의 사랑)”이라는 연가곡으로 세상에 다시 한번 소개되는데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실린 감성 풍부한 이 시는 많은 이들의 가슴속 깊이 잊혔던 사랑의 감정을 다시 살려내기 시작하면서 독일어권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최고의 연가곡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은 한 젊은이가 아름다운 5월에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고 애인의 변심으로 괴로워하다가 그 사랑을 지난날의 추억 저편으로 묻어버린다는 내용이다. 시인 하이네는 삼촌의 딸과 사랑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을 시로 표현한 것이고 작곡가 슈만은 그 중에 응답 없는 사랑, 고통, 비참함 등을 표현한 시들을 골라 작곡을 한 것이다.

슈만이 이 곡을 작곡할 당시 스승 비크의 딸 클라라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녀는 장래가 촉망 받는 유명한 피아니스트였고 무명의 작곡가인 슈만과의 사랑은 당연히 스승의 반대에 부딪힌다. 이루지 못할 사랑의 고통에 밤을 지새우던 슈만은 하이네의 시에 동감을 하고 작곡을 하게 된다. 요즘 세상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뭔가 뒤숭숭하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너무나 치열한 경쟁 속에 있고 그곳에서 뒤쳐져가는 듯한 나 자신, 여러 사고로 인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등...

하지만 잠시 눈을 감고 사랑에 빠졌던 순간들을 기억해 보며 제1곡 “이 아름다운 5월에” 를 들어 본다면 단 몇 초 만에 세상은 장미꽃 만발한 담장을 옆을 걷는 듯 아름다워질 것이다. 하이네도 슈만도 당시 그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마지막 처방은 “사랑”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게 꽃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5월이면 더 좋겠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비용의 지출도 필요 없는... 지금 지쳐있는 우리의 영혼! 분명 “이 아름다운 5월에” “아름다운 사랑”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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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추천해주세요]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캠퍼스에 낭만이 사라진 지 까마득하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최근의 한 조사를 보면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사랑ㆍ우정ㆍ사회 같은 고전적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문학이 교양소설이다. 오늘은 한국 교양소설의 고전이라 할 만한 작품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이다. 80년대 초에 나온 이 소설은 70,80년대 한국 대학생들의 외적·내적 풍경을 여실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 대학사의 중요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영훈은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형에게 얹혀살면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지적 욕구가 강하여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다. 그 지력을 바탕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마침내 명문대에 들어간다. 그러나 1학년이 끝나기도 전에 깊은 회의에 빠진다. 생각했던 대학공부가 아니다. 2학년 때는 학과공부는 포기하고 문학 서클에 들어가 문학에 심취한다. 천 권의 책을 독파하고 소설이나 비평문도 거침없이 써낸다. 주위의 박수도 받고 시기도 받는다. 그러나 이것도 만족과 행복을 주지 못한다. 무엇이든 궁극적인 이유나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삶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