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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호 사설] 독서가 경제를 살린다

2016년 4월 23일은 햄릿의 작가 셰익스피어와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죽은지 400년이 되는 날이었다. 일시적일지 모르나 책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책을 읽어야 할까. ‘햄릿’을 읽어서 취업에 무슨 도움이 될까. 그 시간에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닐까. 취업이 어려울수록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조급함이 생긴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성공한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책을 열심히 읽었다는 것이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독서가 더 중요한 성공의 열쇠였다. 나폴레옹은 군인이었지만 전투 중에도 책을 읽을 만큼 평생을 탐욕스럽게 독서를 했다. 그는 작은 키에 프랑스어도 제대로 못하는 식민지 코르시카 출신이었지만, 독서를 통해 이런 불리함을 극복하고 프랑스 황제가 되고 유럽을 정복하는 꿈을 이루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고 말했다. 그는 독서를 통해 민족의식을 키웠으며,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는 매일 독서를 해야 한다는 말을 민족에 대한 유언처럼 남기고 떠났다. 총칼보다 민족의 각성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1980년대 후반 미국 경제는 무역과 재정 적자에 시달리며 추락하고 있었다. 당시 경제 대국으로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던 일본이 미국을 향해 문맹률을 줄이고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라고 충고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미국 학생들의 낮은 학력은 노동과 상품의 질을 저하시키고, 결국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문맹 증가와 학력 저하가 엄청난 무역 적자를 낳고 국가 경제를 황폐화시키는 원인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당시 미국 군인들과 노동자들의 평균 학력은 중학교 3학년 정도였으며, 초등학교 3학년의 40%가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르는 문맹으로 조사됐다. 그 이후 클린턴 정부는 대대적인 문맹 퇴치 사업과 함께 책읽기 운동을 전개했다. 1990년대 후반 미국은 신경제(new economy)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경기의 활력을 되찾았다. 책읽기와 신경제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 개연성은 충분히 인정되고 있다. 책읽기가 국가 경제를 살린 것이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수출이 줄고,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과 해운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 집 마련을 포기한 오포(五抛) 세대를 양산하고 있다. 결국은 경제 문제이고 개인에게는 취업 문제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기업가의 노력이 중요하다. 취업을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을 계발해야 한다. 우선은 차분히 앉아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점검해 보자. 자기소개서도 제대로 못쓰면서 뛰어다닌다고 취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소개서에는 그 사람의 자질과 능력, 열정 등 모든 것이 나타난다. 읽지 않고는 쓸 수 없다. 나의 독서량은 자기소개서를 쓰는데 부족함이 없는가를 살펴보자. 어려울수록 기초 소양의 연마가 필요하다. 독서가 그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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