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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8호 사설]

취업에서 상황분석의 중요성

우리경제가 저성장 시기에 접어들면서 청년실업과 취업문제 또한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달 청년 실업률이 12.3%로 치솟았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0.2% 하락했으나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렇듯 경제와 고용과 관련하여 비관적인 뉴스들을 접할 때 마다 졸업을 앞둔 사회초년생들을 교육하는 필자 역시 침울해진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경쟁자들에 비해 자신이 지니는 가치를 해당 기업에 성공적으로 제안(value proposition)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는 “목표고객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관계를 구축하여 이를 바탕으로 이익을 얻는 과정”이라는 마케팅의 정의와 매우 유사하고, 이 때문에 마케팅전략 수립과정의 관점에서 취업준비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마케팅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취업을 바라본다면 취업준비생들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우선 상황분석(situation analysis)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마케팅 전략에서 상황분석이란 시장과 고객, 경쟁과 자사역량에 대한 분석을 일컫는데 이를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적용해보자면 전반적인 취업환경의 변화와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인재상에 대한 조사, 본인의 취업역량(자격증, 어학성적, 해외경험, 공모전을 비롯한 각종 수상경력)에 대한 분석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상황분석은 취업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지만, 놀랍게도 많은 예비졸업생들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와 원서작성에 대한 디테일의 부족으로 한 기업에 냈던 자기소개서를 아무런 분석도 하지 않은 채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기업의 자기소개에서 기업명만 살짝 바꿔서 제출하고 있다. 유통업체에 지원하는 학생이 자격증을 적는 란에 금융관련 3종 자격증을 써 놓았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어떤 인사담당자가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할까?

두 번째로 상황분석이 되었다면 이를 바탕으로 한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마케팅 전략에서 경쟁우위란, SWOT분석을 바탕으로 경쟁자가 제공하지 못하는 독특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을 말하는데 본인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보다 강점을 최대한 강화할 때 경쟁우위가 실현될 수 있다.

얼마 전 한 졸업생과 우연히 연락할 기회가 있었는데, 1년이 넘도록 토익점수가 안 나와서 취업원서를 쓸 엄두도 못 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학생은 남달리 친화력이 높았고, 기획력도 있어 크고 작은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한 경험이 있었다. 해당 학생에게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보다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강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내가 만일 그 학생이었다면 자기소개서에 공인영어성적을 쓰기위해 잘 안 되는 영어공부에 매진하기보다, 오히려 타인과의 친화력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 관리에 공을 들였을 것이며, 누구나 알 수 있는 큰 규모의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손자병법에는 ‘적을 알고 나를 안다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百戰不殆)’는 말이 있다. 취업이 대학생들의 전쟁터가 된 작금의 상황에서 예비취준생들이 취업을 준비하는데 있어 꼭 한번 곱씹어 볼 말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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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