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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군사화와 한국의 안보

최근 일본의 아베 총리가 적극적 평화주의를 외친다. 미국과 더불어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인 군사 활동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야 하며, 거기에는 군사력 강화가 따른다. 여기에는 미군과 함께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서 작전을 전개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일본의 군사화는 1997년 미-일 간에 신가이드라인(방위협력지침)’이 책정되고, 이를 배경으로 2000년대 들어와 이른바 전쟁법(주변사태법, 유사3법)이 제정된 이후 본격화되었다. 이들 법안을 통해 일본은 전쟁 수행을 위한 국내적 체제정비를 마치고 선제공격의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아베의 적극적 평화주의는 국내의 전쟁법 체제를 국제적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공식참배를 하려는 것도 과거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군사대국화를 합리화하려는 상징조작이다.

문제는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일본이 군사화했을 때 일본은 또 침략행위를 되풀이 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을 배경으로 일본이 군사력을 키우면 우리 역사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한국에게 가장 두려운 시나리오이다. 역사적으로는 미국이 주선한 포츠머스 조약으로 일본은 조선을 보호국화했고,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조선의 식민지화는 앞당겨졌다.

일본의 군사화 움직임을 미국과 국제사회가 용인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견제와 재정감축에 따른 동북아 전략의 재조정 차원에서 일본의 군사화를 허용키로 했다. 동북아의 외교 안보질서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중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의 군사화를 중심으로 한 안보질서의 변화는 한국에 위협적이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작동하고 있으나, 한미동맹은 미일동맹의 종속변수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에는 미군이 약 3만 명 주둔하고 있으나, 직접 위협이 없는 일본에는 5만 명이 주둔하고 있는 사실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이해가 충돌할 때 미국은 일본 편이라는 점은 쉽게 짐작된다. 미일동맹이 강화되고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역할이 커지면, 미국은 한반도문제를 일본의 ‘관리’에 맡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우려할 점은 전시작전 통제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유사시 미군과 자위대가 한반도에서 공동 작전을 전개해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군의 전시작전 통제권은 자위대가 한반도에서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연결고리이다.

이러한 안보상황의 변화에 대해 한국의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한국 정부는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현실로 인정하고, 미국에게 “한반도 주권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이해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였을 뿐이다.

영국의 대처 수상은 “(한국과 같은) 중견 국가는 외교 전략이 없으면 국가 생존이 어렵다”고 했다.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강대국에 둘러싸인 중견국가 한국은 독자 생존이 어렵다. 외교를 통한 주변국과의 관계를 통해서 안보를 확립해야 한다. 한국에 미군이 주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일동맹 강화와 일본의 군사화에 중국이 반발하고, 북한도 핵능력을 키워갈 것이다. 한반도에 냉전 기류가 다시 강화된다. 이 경우 한국의 전략적 위치 설정은 매우 어려워지며, 외교안보 역량이 중대한 시험을 맞게 된다. 한반도의 생존전략이 무엇인가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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