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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호 사설] 대학생은 무엇으로 사는가

2016년 신학기가 시작되었다. 신입생들의 입학을 마중하는 듯 캠퍼스에 봄내음이 가득하다. 개강 첫날 만난 신입생들의 모습이 밝고 활기차다. 대학생활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 늦었지만 대학 진학을 위해 온갖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은 신입생들에게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런데 한번 물어보자. 대학은 그들의 학문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대신할만한 곳인가? 대학은 진정 무엇을 하는 곳인가? 한마디로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고 자유하는 곳이다. 학문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거나, 알려진 사실이라도 그것을 새롭게 해석하거나, 기존의 해석에 새로운 의견이나 관점을 제시하는 것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일이다. 이 학문은 오직 자유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그럴 때 대학은 학문(이론)과 자유(실천)의 구체적인 실행 공간이다.

지금 여기, 대학의 모습은 과연 그런가? 대학의 자본화, 상업화, 부패화, 비리화, 불법화로 대학의 본질인 학문의 왜곡과 자유의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학의 공공적 기능과 역할이 시장으로 넘어간 것은 아닌지, 고비용 인재양성기관인 대학이 기업화된 ‘테마파크’, ‘글로벌한 관료제적 경영체’로 변모하면서 기업에서 채용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인을 교육하는 하청공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따지고 물어야 한다.

대학의 본질이 연구와 자유에 있다면 대학 교육은 분명히 기업이 요구하는 기능인 교육 그 이상이어야 한다. 대학은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로 하는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비판능력을 가진 인재, 즉 대학생을 훈련하는 교육장이자 실험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능인이 아닌 창의적 사고와 비판능력을 가진 지성인을 대학생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제임스 조이스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세계 문학이 아는 가장 위대한 이야기’라고 극찬한 바 있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에서 인간이 살면서 고민해보아야 할 세 가지 질문을 제기한다. “인간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의 물음을 대학에서 대학생이 고민해야 할 세 가지 물음으로 변주해보자. “대학생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가?”, “대학생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대학생은 무엇으로 사는가?” 대학생의 마음속에는 학문과 자유에 대한 사랑이 내재해 있으며, 대학생에게는 자기 자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는 힘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생은 학문과 자유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살아야 한다. 대학이 오직 자기만 살고자 하는 경쟁적 기능인을 생산하는 하청공장 역할을 포기하고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비판능력을 가진 인재를 훈련하는 교육장이고자 할 때 대학생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사는 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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