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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탈세 막는 디지털세, 기대와 우려 병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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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세는 디지털 재화와

서비스에 매겨지는 세금 의미

 

‘사업장’ 소재국에 따라 부과하던 

기존과 달리 수익금 기준 과세

 

올해 10월부터 디지털세에 관한

국제적 합의 도출, 많은 변화 예상

 

조세회피 방지와 세수 창출에 도움

그러나 소비자 부담 늘 수도

 

디지털세의 개념과 등장배경

디지털세란 디지털 재화와 서비스에 매겨지는 세금을 의미한다. 여기서 디지털 재화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음악, 비디오 또는 기타 전자 파일을 의미하며 디지털 서비스는 인터넷, 휴대폰 등 각종 디지털 채널을 통해 전달되는 서비스를 말한다. 국제 조세 원칙에 따라 물질적인 재화를 판매하는 기업의 법인세는 고정된 사업장이 위치한 나라의 조세법에 따라 부과되었으나, 무형의 재화를 가상 공간에서 판매하는 IT 기업들의 경우 서버 소재지를 고정 사업장으로 보고 그곳의 조세법에 따라 법인세가 부과되었다. 이를 이용하여 구글, 애플 등 다국적 거대 IT 회사들은 세율이 낮은 국가로 사업장을 이전하여 세금을 회피해 왔다. A 국가의 소득으로 매출을 증가시키면서 A 국가와 전혀 상관없는 B 국가에 그 세금을 내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를 한 셈이다. 이러한 불공정 조세회피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그동안 각 국가는 거대 IT 기업이 자국 내에서 디지털 재화를 판매하며 증가시킨 매출(또는 이윤)에 디지털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각국의 입법동향

자국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세권을 확보하기 위해 각국은 나름의 방법으로 디지털 경제에 세금을 부과하였다. 영국은 국제 IT 기업들이 국내에서 얻는 수익에 비하여 세금을 적게 납부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2015년 3월부터 이들 기업에 우회이익세(Diverted Profits Tax·DPT)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DPT는 영국에 소재한 기업들로부터 로열티 등을 받은 다국적기업이 세금을 내지 않거나 적게 내는 경우, 그리고 영국 내에서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여 이익을 창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정 사업장을 설치하지 않아 영국 내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 경우에 부과되도록 설계되었으며 그 세율은 무려 25%로 영국의 법인세율인 19%보다 훨씬 높다. 또한 DPT는 소득세나 법인세의 일종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립된 새로운 세목으로 과세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대응은 주마다 다양하다. 알라바마, 아리조나, 유타 등은 디지털 재화에 대한 세금을 일반 조세법을 통해서 다루었지만 콜로라도, 코네티컷, 켄터키 등은 DST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였다. 반면에 워싱턴 D.C.나 노스다코타주는 디지털 재화에 세금을 매기지 않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대외적으로 다른 국가의 DST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다. 그 이유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과 같은 다수의 거대 IT 기업들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타 국가의 DST에 대해 해당 국가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불공정한 세율을 부과하고 있으며 보복성 세금을 부과하겠다며 위협했다. 2019년 프랑스가 IT 기업의 매출에 3%의 세율을 부과하려 시도하자 그 대응으로 치즈와 샴페인을 포함한 24억 달러어치 프랑스 재화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그 예이다. 결국 프랑스는 세금 부과에 대한 논의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2015년 12월 「부가가치세법」 개정으로 게임, 음성, 동영상 파일 또는 소프트웨어 등 전자적 용역 공급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또한 2018년 12월 국내외 사업자 간 과세 형평성을 재고하기 위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되는 국외사업자의 전자적 용역 범위를 확대했으며 2019년 7월부터는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에 과세하는 등 세계 추세에 맞춰 DST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세 도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데, 국내에도 네이버, 카카오 등 매출 규모가 큰 국내 IT 기업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과의 국제통상 조세 분쟁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디지털세에 관한 국제합의

결국 디지털세의 도입에는 국가 간의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세는 각 국가의 조세권 확립과 세수 증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거대 IT 기업을 유치하고자 노력하는 국가들에겐 오히려 디지털세를 낮추려고 하는 유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쟁이 가속되면 디지털세를 도입하고자 노력하는 몇몇 국가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취지가 무색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국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합의 없는 관세는 모두가 피해를 보는 보복 관세와 무역 전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밖에도 국가마다 서로 다른 관세법이 존재하는 탓에 기업들이 동일한 매출에 중복 과세를 부담해야 하는 점도 큰 문제이다. 이에 따라 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는 2012년부터 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방지프로젝트를 통해 국제적인 공조 및 공동 대응 방안 마련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OECD/G20의 포괄적 이행체계(Inclusive Framework·IF)가 2015년 10월 5일 15개 액션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여 G20에 제출한 것을 발판으로 최근 디지털세 합의문을 제시하여 2021년 10월 8일 전 세계 GDP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36개국이 합의에 이르렀다. 이 합의문은 국제 과세 규칙을 개혁하고 다국적기업들이 사업을 수행하는 곳에서 공정한 몫의 세금을 확실하게 지불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되었으며 크게 두 부문인 ‘필라1’과 ‘필라2’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필라1

필라1은 매출발생국에 과세권을 배분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다국적 거대 IT 기업의 초과 이익 중 25%가 그들 기업의 소재지가 아닌 기업의 고객 소재지를 중심으로 하여 세금으로 재분배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만 강제적인 세율 적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응 역량이 낮은 개발도상국에 대하여 선택적 적용을 허용하고, 해당 국가가 선택적 적용을 할 수 있는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주기적으로 재심사한다. 그리고 필라1 시행 시 기존 디지털서비스세(DST) 및 유사 과세는 폐지하며 향후에도 도입하지 않기로 하고, 기존에 운영 중인 제도의 철폐 방안에 대해서는 회원국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적절히 조율할 예정이다.

 

필라2

필라2의 주요 목적은 법인소득세에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도입하여 국가 간의 지나친 세금경쟁을 줄임과 동시에 각 국가가 그들의 조세권을 확보하게 하는 것이다. 최저한세율은 매년 7억5천만 유로 이상의 매출을 누리는 모든 다국적기업들에 15% 적용된다. 또한 국가가 저세율국 소재 국외관계사에 대한 이자·사용료 등 지급금에 대해 9% 이하의 낮은 명목세율을 적용하고 있을 경우 양자조약에 기반하여 원천지국에 최소 9%의 추가 과세권을 인정한다. 

 

디지털세로 인한 기대효과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역시 각 국가의 조세권 확립과 세수 증대이다. OECD의 추정에 따르면 필라1로 인해 약 1천250억 달러 수준의 조세권이 매년 각 국가에 배분되고 필라2로 인해 최저한세율이 15%로 적용될 시 약 1천500억 달러 정도의 추가적인 글로벌 세수가 매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대효과는 저소득 국가에 특히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거대 IT 기업들은 세율이 없거나 매우 낮은 지역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함으로써 개도국에서 큰 매출을 거두더라도 해당 국가에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저소득 국가들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들 기업에 비자발적으로 낮은 세율을 부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합의문을 통한 새로운 규칙이 여기에 동의한 국가들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됨으로 인해 이들은 보복 관세와 무역 전쟁의 부담을 해소함과 동시에 세율 인상을 통한 세수를 증대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각 국가는 합의문을 통한 최소 기준만 만족시킨다면 자유롭게 다국적기업들에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므로 새로운 국제법에서도 국가들은 해외 투자의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능하다.

 

디지털세 전망

디지털세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해외 기업뿐만이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기업들도 합의문으로 인해 추가 세금부담을 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문으로 해외 기업으로부터 추가로 확보될 세수와 국내기업이 추가 부담하게 될 세금 중 어느 부분이 더 큰가에 대한 계산은 매우 복잡하다. 일각에서는 국내기업들의 피해가 더 클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기업들이 늘어난 세금을 가격에 반영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 된다. 이윤에 세금을 거두는 성격인 디지털세를 피하고자 다국적 대기업들이 박리다매 형식으로 영업 확장과 이윤 감소를 동시에 시도할 수도 있다. 공정한 조세권 확립을 목적으로 하는 디지털세가 오히려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을 늘리도록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세 합의문은 이미 136개국이 합의하여 2023년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 사이에 어느 정도 법안 수정이 있을지언정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보인다. 결국 앞으로 남은 기간 우리 기업은 디지털세로 인한 세수 부담이 경영의 리스크로 다가오지 않도록 충분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 역시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경제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할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잘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는 무엇일까? 20년 전 사춘기의 소년에게 ‘노팅힐’은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로 다가왔다. 작중 세계적인 여배우인 주인공 ‘애너 스콧(줄리아 로버츠 분)’이 런던 인근의 노팅힐이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다가 우연히 들린 서점의 주인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 분)’와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같은 러브스토리이다. 당대 최고의 스타인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인공으로 나온 이 영화는 엘비스 코스텔로가 부른 ‘She’라는 OST로도 매우 유명하다. 주인공 윌리엄 태커가 길모퉁이를 돌다가 애너 스콧과 부딪혀 그녀에게 오렌지 주스를 쏟고 만다. 이에 윌리엄은 바로 앞에 있는 자기 집으로 그녀를 안내하여 씻고 옷을 갈아입도록 한다. 그 순간 애너는 그의 집에서 샤갈의 작품인 ‘신부’를 발견한다. 그녀는 윌리엄에게 “당신이 이 그림을 가지고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당신도 샤갈을 좋아하나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윌리엄은 “네, 무척이나요. 사랑은 그런 거죠··· 짙은 푸른 하늘을 떠다니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염소와 함께··· 이 염소가 없다면 그건 행복이 아니죠”라고 대답하였다. 이 짧은 공감 속에 싹트기 시작한 둘의 사랑은 이 영화의 결론이 해피엔딩임을 암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