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에서 빈번하게 밈을 사용하지만, 그 유래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사를 통해 한 해 동안 우리가 열광한 밈을 살펴보며, 밈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아보자. 월별 유행 밈은 포털사이트 네이버(NAVER) 검색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정했다. -엮은이의 말- |
# 밈(meme)
밈(meme)이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문화 요소’를 뜻한다. 이는 단순한 농담이나 신조어뿐만 아니라 노래, 춤, 패러디, 음식 등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포괄하는데, 문화 요소로써 유행 시기의 사회 문제나 화제성을 반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1월
# 너가 ‘자기야 미안해’ 했잖아? _ 그럼 환승연애 이딴 거 안 나왔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TVING’에서 방영된 환승연애3의 예고편에서 남자 출연자가 여자 출연자에게 했던 말이 화제가 되었다. 인터넷 상에서는 “너가 OOO 했잖아? 그럼 OOO 이딴 거 안 했어”와 같이 변형되어 밈으로 쓰였다.
2월
# 움파룸파 챌린지
지난해 12월 8일 개봉한 영화 ‘웡카’에 등장하는 움파룸파 족이 자기소개를 하면서 부른 노래가 챌린지로 유행했다. 화면 중앙부를 왜곡해 키가 작아 보이게 만들어 주는 필터 효과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움파룸파 챌린지는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뿐만 아니라 왜소증이 있는 사람들까지 참여하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다.
3월
# 난 대학 시절 묵찌빠를 전공했단 사실~
오페라 ‘리타’의 넘버 ‘묵찌빠, 제로’에서 등장하는 가사로, ‘뮤지컬 랜드’라는 유튜브 계정의 숏츠 영상이 화제가 되며 밈이 됐다. 이는 “난 대학 시절 ○○○을 전공했단 사실~”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됐다.
4월
# OO감성 모르면 나가라
주부 크리에이터 김선씨의 SNS 게시물 댓글에서 유래됐다. 일명 ‘소녀감성 김선’으로 불리는 김씨의 독보적 취향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던 때, 한 네티즌이 “김선 감성 모르면 나가라”라는 댓글을 남기며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는 “아직은 김선 감성을 잘 몰라서 내가 나간다” 등으로 변형됐다.
5월
# 원영적 사고, 완전 럭키비키잖아
아이돌 그룹 아이브 공식 계정에 업로드된 영상에서 장원영은 앞사람이 남은 빵을 전부 사간 덕에 갓 나온 빵을 먹게 됐다며 남다른 긍정적 사고를 보였다. 이때, 아이브의 팬이 X에 “원영적 사고: 내가 연습 끝나고 물을 먹으려고 했는데 딱 반 정도 남은 거야. 다 먹기엔 너무 많고 덜 먹기엔 너무 적고 그래서 딱 반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럭키비키잖아”라고 게시한 글이 화제가 되며 “OOO이라니, OOO잖아? 완전 럭키(이름)이잖아~” 라는 밈이 탄생했다.
6월
# 마라탕후루 챌린지
서이브라는 초등학생 크리에이터가 지난 4월 25일 ‘마라탕후루’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것이 시초였다. “그럼 제가 선배 마음에 탕탕 후루후루 탕탕탕 후루루루루”와 같이 재치있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리듬, 따라하기 쉬운 춤이 특징인 마라탕후루 챌린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치하지만 중독성있다”는 반응을 얻으며 화제가 됐다.
7월
# 두바이초콜릿
두바이의 디저트 업체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에서 개발한 초콜릿으로, 정식 명칭은 ‘픽스’이다. 이 디저트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를 혼합해 만들어지며, 찐득하지만 바삭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음식 인플루언서가 SNS에 먹방 영상을 올리며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내에서도 유튜버들이 직접 초콜릿을 제작하는 영상을 올리며 인기를 더했다.
8월
# 요아정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의 줄임말로, 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랜드 이름이다. 가수 강민경과 먹방 유튜버 입짧은 햇님 등 유명 인사들의 소개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아이돌 그룹 라이즈의 멤버 성찬이 위버스에 자신의 요아정 조합을 추천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팬들과 대중들이 자신만의 조합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9월
# 삐끼삐끼 춤
지난 6월 22일, 이주은 치어리더가 KIA 타이거즈의 아웃송인 ‘삐끼삐끼’라는 곡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삐끼삐끼’는 상대 타자가 삼진아웃을 당하면 나오는 노래로, 영상 속에서 화장을 고치고 있던 이주은 치어리더가 갑자기 울려 퍼진 노래에 무심한 표정으로 춤을 춘 것이 인기를 끌었다.
10월
# 흑백요리사 속 유행어
지난 9월 17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는 흑수저 참가자 80명과 스타 셰프 백수저 20명이 대결을 펼치는 요리 서바이벌 예능이다. 프로그램에 나온 “나야, 들기름”, “이븐하게” 등과 같은 말들이 화제가 되면서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또한, 백종원 심사위원이 안대를 끼고 심사하는 장면도 인기를 끌며 이를 패러디한 그림이나 영상을 올리는 등의 열풍이 불었다.
11월
# 마시멜로우 쫀득쿠키
녹인 마시멜로우와 버터에 탈지분유와 시리얼을 섞어 만드는 쿠키로, SNS에 자신만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콘텐츠가 유행했다.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마시멜로우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마시멜로우 쫀득쿠키는 간단한 조리법과 쫀득한 식감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양한 토핑을 추가해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밈은 단순한 유머나 유행을 넘어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는 소통 도구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밈들이 웃음과 공감을 선사하지만, 일부 밈은 특정 집단만 이해할 수 있어 문화적 단절을 초래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2024년을 마무리하며 올 한 해 유행했던 밈들을 월별로 되돌아보고, 그 속에 담긴 사회적 흐름과 의미를 되새겨보자.
지면 디자인·삽화. 정윤정 준기자(dbswjd55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