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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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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시작하기 위해 사무실을 꾸밀 때 한국, 일본, 태국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제각기 다르다고 한다. 우선, 태국 사람들은 냉장고와 탁구대를 구입한다.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사교를 하기 위해서다. 일본 사람들은 필요한 도서를 구입해서 사무실에 비치한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정보와 지식이 필요하며, 사무실을 실질적으로 일을 하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한국 사람은 어떨까. 물론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을 것이나, 일반적으로 책상, 간판 그리고 명함을 가장 먼저 준비한다. 특히 명함을 중시한다고 한다. 이는 사무실의 내용보다는 겉치레와 감투에 치중한다는 말이다.

아브라함 링컨이 대통령이 된 후,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주변으로부터 사람을 추천 받았다. 그 중 한사람에 대해서는 얼굴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명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비서관은 “얼굴이야 부모가 만들어준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요?”라며 링컨의 결정에 반대했다. 그러자 링컨은 “뱃속에서 나올 때는 부모가 만든 얼굴이지만 그 다음부터는 자신이 얼굴을 만드는 것입니다. 나이 사십이 넘으면 모든 사람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고 했다.

최근 유행하는 성형은 표정이 아니라 윤곽을 고치는 것이다. 아무리 골격을 고쳐도 표정은 바뀌지 않는다. 표정은 가슴에서 배어 나오기 때문에 마음을 다듬지 않고는 바꿀 수 없다. 링컨이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지금 우리는 외면적인 가치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알맹이가 아니라 껍데기만을 가꾸려 노력한다. 그래서 알맹이와는 다른 껍데기 즉, 거짓이 판을 치게 된다.

4월 혁명을 노래한 신동엽 시인은 ‘향그로운 흙 가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했다. 껍데기가 진실을 가리기 때문이다. 성형을 통해 얼굴을 고치기보다 마음 속의 알맹이를 다듬는 노력을 하는 것이 자신의 아름다운 진짜 얼굴을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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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디어 대한 맹신, 시민의 능동적 참여로 극복해야 미디어가 부모나 교사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체한 지 오래다. 부모에 안겨 스마트폰 영상을 응시하는 아이의 눈길과 강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휴대폰으로 해결하려는 학생들의 손놀림을 보면 어쩌면 상상하는 그 이상인지도 모른다. 이제 미디어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의존하는 미디어는 세상에 대하여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우리를 끊임없이 교육시킨다. 이로 인해 이용하는 미디어 채널에 따라 사람들의 생각도 특정한 방향으로 고정되고, 유사한 신념과 가치체계로 이어진다. 그래서 보수 매체를 이용하는 사람의 인식은 보수적 생각으로 이어지고, 진보적인 사람은 자신과 유사한 성격의 매체 이용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면서 사유의 편식은 더욱 강화되고, 자신이 이용하는 미디어가 현실이 되고 진리처럼 받들어진다. 하지만 미디어가 다루는 현실은 지속적으로 중재되고 가공되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미디어가 생산하는 내용에는 미디어 조직의 이윤이나 정치 권력적 욕망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개입되고 주관적 해석과정이 관여한다. 동일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서도 매체마다 바라보는 대상이 다르고 설명이 차별적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