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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강좌 폐인을 찾습니다.

가상강좌란 것이 있다. 대학교육의 환경이 나날이 열악해져 가는 반면, 탄탄한 IT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상강좌는 대학 당국에게나 학생들에게 분명 매력 있는 수업이 될 수 있다. 대학은 가상강좌를 통해 수업 공간을 절약할 수 있고,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수업이 가지는 공간적 시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그런데 가상강좌에는 함정이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가상강좌는 시스템이 따라 주지 못해 엄격한 학사관리가 불가능했다. 이제 그런 문제는 다 극복되었다. 수업의 모든 요소들이 모듈화 되어, 밀도 있는 수업과 학사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컴퓨터로 진행되는 가상강좌에서는 시간을 넘긴 과제 제출, 시험을 놓치고 리포트로 대신해 달라는 읍소 따위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제 가상강좌는 쉽게 학점을 따는 수업이 아니라, 특히 뭣도 모르고 수강신청한 학생들에게는 한 학기 내내 골치를 썩여야 하는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이러다 보니 교수나 학생들 모두 웬만한 체력과 꼼꼼함 없이는 실패하고 만다. 수시로 날아드는 공지사항을 제때 체크하지 못한 학생, 현재 어떤 맥락에서 활동이 진행되는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수업 진행에서 바로 도태되어 버린다. 그러다보니 컴퓨터를 부팅하는 순간 가상강좌 사이트부터 먼저 들어와 무슨 새 글이 없나 찾아보는 버릇이 생긴다. 이른바 ‘가상강좌 폐인’이다. 이 학생들끼리, 혹은 교수와 함께, 힘든 수업 진행과정에서도 서로 격려하고 틈틈이 채팅 수준의 객담도 오간다. 폐인들은 가상강좌 진행교수가 ‘연예인’으로 여겨지고, 캠퍼스에서 만나면 달려가 사인이라도 받고 싶어진다. 학생들 사이도 마찬가지다. 힘든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언니, 동생’에, 심할 경우 ‘00학년도 0학기 00000 수강동기 커뮤니티’가 생기기도 한다. 힘든 만큼 보람을 찾은 학생들인 것이다.

수강신청 기간이 다가온다. 가상강좌는 힘들지만 이렇게 멋진 폐인들이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도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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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