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聞茶軒을 찾아서

이글을 쓰기 전까지 문다헌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계명한학촌 안에 있으리라는 짐작만으로 이틀 전 점심을 한 그릇하고 한학촌으로 향했다. [聞茶軒에서]라는 란에다 실을 글이니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느냐는 약간의 탐구정신(?)이 발동하였기 때문이다. 입구에서 안내도를 보고 예측이 빗나가지 않았다는 자기만족도 있었지만, 그동안 몇 차례나 와 본 한학촌을 겉모습만 보고 지나갔다는 것에 부끄러움이 이내 일었다.

일주문을 넘어 계명서당으로 들어갔다. 오른편으로 걸음을 옮기니 한편에 팔짝 지붕 기역자 기와집이 나지막하게 앉아 있었다. “聞茶軒”이다. “문다헌”이라 하여서 “文茶軒”으로 생각하고, 학문과 차가 어우러지는 집, 즉 차를 마시며 학문을 논하는 곳이라고 나름대로 멋진 해석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聞”은 “향기를 맡다”란 의미로 문다헌은 차의 향기를 마시는 집, 곧 찻집이었다.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는 순간이다.

문이 열려져 있어 들여다보니 마침 몇이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들어가니 세 개의 차 탁자와 각종 다기, 그리고 여러 종류의 차들이 놓여 있었는데, 나로 하여금 잠시 고상이란 사치를 누리게 하였다. 차와 떡 그리고 과일을 내어주었고, 찻값을 내려하자 우려 놓았던 차를 내놓은 거라며 손 사레를 친다. 화요일과 수요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는 누구든 다과를 맛볼 수 있고, 그 외의 시간에는 차와 관련한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정해진 시간 외에 와서 차를 마시려면 미리 예약을 하면 된다고 그 날 당번인 평생교육원 조교선생이 일러준다. 그러고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요즘은 찾는 이가 뜸해 어쩌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단다.

앉아 있는 내내 나도 聞茶軒이 문을 닫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다헌의 고요함이 좋았고, “聞”자의 의미를 “향기를 맡다” 대신 “듣다”로 풀이하더라도 참 느낌이 좋기 때문이다.

“차를 마시면서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집”, 聞茶軒은 연인의 비밀이 되고, 학자들의 명상이 되며, 실의한 청년의 벗이 되고, 계명인의 머무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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