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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다헌에서] 자찬묘지명

국립중앙박물관에선 지난 8월 28일까지 한 달 반 동안 ‘고려묘지명’ 기획특별전이 있었다. 묘지명은 무덤의 주인공에 대한 출생, 이력, 가족관계, 벼슬과 행적 등 개인의 일대기를 적은 서(序)와 주인공의 일생을 압축해 운문형식으로 지은 명(銘)을 돌에 새겨 무덤 안에 넣은 기록물이다. 내가 고려 묘지명 실물들을 처음 공개한 이번 전시를 유심히 살펴 본 가장 큰 이유는 묘지명이 금석문이므로 고려 서예사 연구에 있어 자료적 가치가 크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서예는 지금까지 주로 중국 글씨를 습자의 법첩으로 삼아 왔는데 이제부터 다양한 서체의 금석기 넘치는 고려 묘지명 서체를 우리 법첩으로 개발하여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차근차근 보던 중 묘지명의 다음 내용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아! 죽음은 누구나 겪는 일,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살다가 죽는 것은 낮과 밤이 바뀌고 추위와 더위가 서로 교대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죽음만 싫어하고 사는 것만 좋아할 일인가? 다만 공명을 미처 세우지 못하였는데도 서둘러 멀리 떠나 처자와 벗들에게 오래도록 슬프고 아픈 고통을 준 것이 애석할 따름이다’ 삶과 죽음의 생생한 애환이 이토록 절실한 것이 인생이란 것이다. 그런데 전시장 마지막에 자기 묘지명을 스스로 지어보라는 자찬묘지명 연습장이 설치되어 있었다. 나는 그 앞에서 한동안 멍해지면서 빈약한 내 삶의 내용에 대한 회한과 부끄러움, 왜 그렇게밖에 못했노하는 분노 같은 자책으로 범벅이 된 왜소한 존재를 보았다. 나는 부모님에게 어떤 존재였는가? 처자식에게 따뜻하였는가? 제자들에겐 진실하였는가? 가난한 이웃들을 살펴보았는가? 나에게는 자찬묘지명을 채울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이 슬프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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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렉카유튜버, 혐오가 돈이 되는 세상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고, 양방향 소통 매체인 유튜브가 한국 사회의 중심이 되면서 ‘유튜버’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직업이 되었다.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가 해당 영상을 클릭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부와 명예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를 악용하는 소위 ‘렉카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렉카유튜버’는 특정인에게 일어난 이슈나 사건 등을 영상화하여, 해당인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유튜버다. 과거엔 사건을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는 점에서 이슈유튜버로 정의됐지만, 사건에 대해 모욕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난폭운전으로 사고 현장에 달려오는 렉카(사설 견인차)와 비슷해 렉카유튜버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타인의 이슈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정보를 전달해 이득을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라도 단독으로 내용을 전달하면, 유튜버의 수익과 직결되는 조회수가 증가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하겠다’는 후원자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 심지어 정기로 고액을 후원하는 시청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