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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는 누구를 향해 춤추는가?


“강제 해외진출”의 주인공인 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지닌 대중적 호소력은 어디에 있을까? 분석을 수반하지 않고 언론이 무분별하게 보도하는 한류열풍, 최근 그 중심에 있는 가요계 한류스타의 인기는 상당 부분 거품에 불과하다. 사적 이익 창출을 위한 해외활동을 타문화의 정복과 동일시하는 언론과 대중에게서 우리는 국가주의와 촌스러운 자본주의의 결합을 발견할 수 있다.

‘국가의 이름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면서’ 타국으로 ‘진출’할 필요는 없다. 자본주의에서 대중문화를 대중문화로 소비하지 않는 이들은 어설픈 소비자에 지나지 않는다. 이 와중에 <강남 스타일>의 뮤직 비디오가 유튜브 등의 매체를 통해 다른 문화권으로 퍼지고,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말춤’은 수많은 패러디를 국내외에서 만든다. 제작자와 언론보다 국내외의 대중이 먼저 움직인 점에서 그 진출의 자생성(自生性)이 지닌 의미는 크다.

사실 <강남 스타일>이라는 노래의 제목이 처음에는 마뜩찮았다. 소비문화의 중심으로 인식되는 강남이 지닌 상징성 때문이다. 그런데 그 제목만큼 싸이를 표현하는 단어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싸이 만큼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 솔직한 가수는 많지 않다. 굳이 꼽으라면 박진영 혹은 신해철이 이와 관련되어 형성된 대중적 이미지를 상업적 성과로 연결시킨 선례인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대변하는 쪽에 가깝다. 성(性) 혹은 대중문화와 관련된 논의를 선도(先導)하는 대중문화인은 맞으나 ‘그들의’ 똑똑함은 그들을 대중에서 다시 분리시킨다.

싸이는 자신의 음악을 수사(修辭)로 포장하지 않았고 그것이 <강남 스타일>이 가지는 대중적 호소력인 것 같다(해외에서의 인기요인은 다를 것이다).

화제가 된 싸이의 뮤직 비디오에는 요가를 하는 여성, 마굿간(말이 가지는 성적인 은유), 말춤을 추는 백댄서 등이 유쾌하게 등장하며 부담스럽지 않은 성적 이미지를 형성한다. 강남 스타일의 ‘오빠’이고 싶다는 쌍둥이의 아빠는 늘씬한 언니들, 대중적 호감을 지닌 예능 진행자들과 함께 춤을 춘다. 우리에게 익숙한 유부남의 정서, 친근감을 주는 외모와 지인들로 무장한 그는 실제로 강남에서 ‘놀기에’ 누구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된다. 어떤 의미에서든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강남에서, 고상할 것 같은 그 동네에서 요상하게 노는 이 오빠는 이율배반적이다.

물론 싸이가 강남의 정체성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품격’을 차리는 낮만큼 ‘놀 땐 노는’ 밤의 문화가 대중에게 노출되었기에 <강남 스타일>은 그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섣불리 다가가기 힘든 그 동네는 싸이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오고, 따라하기 쉬운 그의 노래를 흥얼거리고 춤을 추면 누구든 잘 나가는 오빠가 된다. 자본이 가지는 현실에서의 장벽을 상상에서나마 잠시 허물고, 대중이 손쉽게 그들의 놀이거리를 만들고 소비할 여지가 있기에 그 말춤의 중독성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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