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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於藍, 寒於水

“교수님!”하며 연구실로 들어서는 한 학생의 손에 ‘꿀홍차’ 한 박스가 들려져 있다. 소위 말하는 번듯한 회사에 취업이 되었단다. 그래서 감사드리러 찾아 왔단다. 잠시 몇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고, 학생이 돌아간 뒤에 나는 생각에 잠겨본다. 내가 감사받을 자격이 있는가.

사람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변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발전, 다른 하나는 퇴보해 가는 것이다. 우리는 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살아간다. “푸름은 쪽 풀에서 나온 것이지만 쪽 풀보다 더 푸르고, 얼음은 물이 변하여 된 것이지만 물보다 더 차다”는 『 荀子· 勸學』 편의 말대로 우리는 오늘보다 더 푸르고, 더 찬 내일을 위해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학생들이 입학하고, 졸업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쭉 지켜본다. 그래서 어떤 학생들이 얼마나 더 푸르러지는지, 더 차가워지는지도 눈에 들어온다. 오늘 찾아왔던 학생은 2학년 때 내 수업을 처음 들었는데, 그 때의 모습과 오늘의 모습은 많이 달라 보인다. 한층 더 푸르러진 것 같다.

내가 우리 학생들이 ‘靑於藍, 寒於水’할 수 있도록 하는 몇가지 작업 중 하나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현재 모습을 냉정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이다. 오늘 자신이 얼마나 푸르고 찬가를 알아야 내일의 목표를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은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되는데, 예를 들어 나는 중간고사가 끝나면, 학생들에게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스스로 채점하여 적어내게 한다.

중간고사 채점을 마치면 학생들이 적어낸 점수와 내가 채점한 점수를 함께 공지하고, 차이가 많이 나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답안지를 확인시킨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현재에 대해 냉정한 비판을 하게 되고,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가를 깨닫는다. 만일 이 과정에서 작은 목표가 하나라도 세워진다면 이 작업은 성공이다. 더 푸르고 더 차가운 내일을 약속하는 과정인 것이다.

오늘 찾아왔던 그 학생은 연구실을 나가면서 한마디를 던졌다.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찾아뵐께요.” 靑出於藍할 미래에 축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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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렉카유튜버, 혐오가 돈이 되는 세상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고, 양방향 소통 매체인 유튜브가 한국 사회의 중심이 되면서 ‘유튜버’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직업이 되었다.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가 해당 영상을 클릭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부와 명예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를 악용하는 소위 ‘렉카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렉카유튜버’는 특정인에게 일어난 이슈나 사건 등을 영상화하여, 해당인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유튜버다. 과거엔 사건을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는 점에서 이슈유튜버로 정의됐지만, 사건에 대해 모욕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난폭운전으로 사고 현장에 달려오는 렉카(사설 견인차)와 비슷해 렉카유튜버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타인의 이슈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정보를 전달해 이득을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라도 단독으로 내용을 전달하면, 유튜버의 수익과 직결되는 조회수가 증가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하겠다’는 후원자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 심지어 정기로 고액을 후원하는 시청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