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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을 생각한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인간, 그저 먼 바다에 출렁이는 파도에 몸을 맡겨 두둥실 유유자적하는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평생 끊이지 않았다. 왜 이런 상념이 끊이지 않았는지를 당시엔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였지만, 훗날 나이 들어 생각해 보니 세상이 온통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사람만을 요구하였고 주위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거기에 함몰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작용이었음을 알았다. 미술을 하는 나 같은 예술가에게조차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였기에 오히려 나는 점차 사회에 쓸모없는 인간이 되고 싶었고 그런 길을 찾아 헤맸다. 사회의 전면에 나서는 일 없이, 주연이 아니라 관객으로 살아가는 길을 가기를 원하였다. 나라고 하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런 인간이었다.

이 글은 일본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인 호리우찌 씨가 1988년 5월 20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에 게재하였던 수필의 일부분이다.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몰아친 군국주의는 ‘개인의 가치를 국가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개인의 활동은 국력 강화에 도움이 되어야만 가치가 있고, 그렇지 못하면 생존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런 시절에 호리우찌 씨는 개인의 가치는 사회적 유용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에 있다는 점을 의식하며 살았었다는 점을 이 글을 통하여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나날이 청년실업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 방안은 제시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정부는 청년실업의 문제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식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개인 역량의 문제로 전가시켜 젊은이들을 무한경쟁의 시대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작금의 실상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끊임없는 불안감과 경쟁만 조장하는 대학을 그만 두겠다’는 선언을 하고 대학을 자퇴한 한 대학생의 사연이 언론에 소개되었다. 쇼펜하우어처럼 자포자기를 통해 삶의 굴레로부터 해방되겠다는 선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해결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 인간은 사회에 유용해서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소중한 것이라는 자각을 통해서 이 시대 청년실업이라는 무거운 굴레를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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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렉카유튜버, 혐오가 돈이 되는 세상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고, 양방향 소통 매체인 유튜브가 한국 사회의 중심이 되면서 ‘유튜버’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직업이 되었다.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가 해당 영상을 클릭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부와 명예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를 악용하는 소위 ‘렉카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렉카유튜버’는 특정인에게 일어난 이슈나 사건 등을 영상화하여, 해당인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유튜버다. 과거엔 사건을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는 점에서 이슈유튜버로 정의됐지만, 사건에 대해 모욕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난폭운전으로 사고 현장에 달려오는 렉카(사설 견인차)와 비슷해 렉카유튜버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타인의 이슈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정보를 전달해 이득을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라도 단독으로 내용을 전달하면, 유튜버의 수익과 직결되는 조회수가 증가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하겠다’는 후원자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 심지어 정기로 고액을 후원하는 시청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