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중반 미국 유학을 가서 그 대학의 운동시설을 보곤 그 규모와 시설에 깜짝 놀랐고 너무 부러웠다. 학부와 대학원 학생수를 합쳐 우리 계명대 정도였고, 그 마을 거주인구는 고작 2만5천명 정도의 캠퍼스 타운이었다.
하지만 7만명을 수용하는 풋볼경기장과 1만2천명을 수용하는 실내농구장을 비롯하여 셀 수 없이 많은 테니스코드, 끝도 없는 넓은 잔디밭, 다이빙 풀까지 갖춘 실내수영장과 헬스장,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육상 트랙 등 당시 국내 대학의 운동시설을 다 합쳐도 모자랄 것 같은 규모의 시설이었다.
그렇게 부러웠던 운동시설이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 계명대에 충분히 갖춰져 있다. 자연조건은 오히려 더 좋다. 궁산이라는 나지막한 산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시설을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을까?
물론 학업에 열중하다보면 운동을 할 여건이 안된다고 말할 것이다. 또한, 대부분은 여가 시간을 이용해서 운동을 하겠다고 말 할 것이다. 하지만 운동은 여가시간에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일부러 할애해서라도 해야 한다. 운동만큼 우리 몸과 마음에 필요한 것이 없으니 말이다.
우리 학교와 같이 좋은 운동환경을 갖춘 학교에 다니면서 그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값비싼 등록금을 납부하고도 혜택은 일부분만 받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요즘 유행하는 SNS (Social Network Sites)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계명대 재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까지 모든 구성원 중에서 같은 운동취미를 갖되 기존의 동아리처럼 소속에 구속력을 갖기보다 보다 자유롭게 참여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분위기의 모임으로, 예를 들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에 모여 1-2시간 궁산으로 가볍게 떠나는 산행모임 또는 트랙을 걷거나 뛰는 모임 등을 활성화하면 어떨까?
학교측에서도 좋은 운동시설을 우리 학생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샤워시설 같은 부대시설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체육대학에 샤워시설이 있지만 다른 대학 학생들은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샤워시설을 만들면 유지관리가 문제겠지만 면학장학생을 활용하는 등 얼마든지 유지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