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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도우미의 부름말 ‘아줌마’와 ‘이모’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모자라는 반찬을 더 달라고 할 때나 뭔가를 요청할 때 호칭을 어떻게 불러야할 지 망설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아줌마”, “아가씨”, “여기요”, “사장님”, “이모”, 라고 하는 데 때에 따라서는 그렇게 부르는 것을 상대방이 매우 싫어하는 눈치를 보일 때가 있다.

먼저 결혼한 여자를 가르키는 ‘아주머니’의 낮춤말인 “아줌마” 라고 하는 것은 서빙하는 도우미의 연령이 40-50대가 넘는다면 그런대로 수긍하고 넘어가지만 30대 이하면 영 못마땅한 표정이고 심지어 “나 아줌마 아니거든요.” 하고 불편한 심기를 들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아가씨”는 반대로 나이가 지긋한 여자 도우미는 아가씨가 아니라서 그런지 반기는 표정은 물론 아니고 젊은 여자 도우미도 특정 직업군을 상기하듯 영 떨떠름한 안색을 보인다.

“여기요”라는 말은 “여기 보십시오.” 의 준말로 볼 수 있는데 장소를 가리키는 지시대명사 ‘여기’에 청자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조사 ‘-요’가 붙어 그런대로 비칭으로 쓰이는 말은 아니라 특별히 거부감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무언가 어색한 것은 사람을 부르는 부름말이 아니고 “여기 보라.”는 명령을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또 “사장님”은 몇 가지 측면에서 좋은 인상을 주지 않는다. 첫째 도우미 놔두고 별나게 꼭 사장만 찾는다는 뜻에서 그러하고 둘째 ‘조그마한 밥집인데 사장은 무슨 사장’하는 표정이라 손님이나 주인이나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셋째 때로 “저 사장님 아니에요.” 라고 하는데 그렇게 기분 나쁜 말은 아닌 듯 대답은 부드럽다.

근래에 식당 도우미를 부르는 부름말 가운데 가장 많이 쓰는 것이 “이모”다. 이모는 어머니의 자매가 이모인데 식당 도우미를 이모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맞는 말인가. 특별히 이모가 나를 잘 챙겨주고 가장 편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식당 도우미를 두고 이모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는 말이다.

한 때 “언니”의 시대도 있었다. 식당 도우미는 무조건 언니라고 불렀다. 손위 여자 자매를 언니라고 하고 우리 집에 시집 온 오라버니의 아내가 (새)언니인데 나이 많고 적음을 막론하고 식당 여자 도우미를 남자 손님이 언니라고 부르니 그것도 영 이상하고 당사자인 도우미는 어떤지 몰라도 곁에서 듣는 이 마음은 편치 않다.

어느 여성단체에서 식당 도우미를 어떻게 부르는 것이 좋을지 공모한 결과 밥과 반찬을 차려주는 분이라는 뜻에서 “차림사”란 호칭이 1위이고 그 다음으로 “두레손”, “맛지기”, “조양사”등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명칭은 직업이름으로는 ‘간호사’, ‘사회복지사’같이 훌륭한 이름이긴 하지만 부름말로는 많이 어색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식당 도우미를 대상으로 식당을 찾아온 손님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많이 부르냐고 묻고 어떻게 불러 주기를 바라느냐고 물으니 ‘이모’가 제일 많고 그 다음이 ‘아줌마’이었다.

식당에서 도우미를 뭐라고 부를 것이냐가 그게 그렇게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얼마 전 ‘채선당 임산부 폭행사건’은 식사주문 문제로 종업원과 임산부 간의 “아줌마” 라는 부름말과 관련된 말다툼 끝에 폭행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며 맛있게 식사를 하고 함께 자리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면 식당 도우미들에게만 좋은 서비스를 주문할 게 아니라 찾아간 손님도 신경써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특별히 다른 언어에 비해 대우법이 매우 복잡하게 발달한 우리말은 혈연관계로 맺어진 사이의 부름말이나 관계말, 촌수말은 대체적으로 고정적이지만 그것도 연령, 결혼여부, 생사(生死), 남녀, 문중에 따라 조금씩 달리 쓰기도 한다.

그래서 식당 도우미의 부름말도 말하는 이가 그 때의 상황에 따라 당사자들 간의 연령과 남녀, 분위기에 맞춰 적당한 부름말을 골라 쓰는 것이 좋다. 이런 저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말, 언제나 통하는 멋지고 훌륭한 고정적인 말은 없다.

말은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과도 같고 뛰어난 예술작품과도 같아서 끊임없이 가꾸고 정성들여 다듬어야 그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멋진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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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