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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위기와 지구에서의 공생공락을 위한 전제조건

최근 R. Kiyosaki의 <앞으로 10년, 돈의 배반이 시작된다.>는 책이 화제라고 한다. 2008년 미국의 금융 불안을 계기로 수면 위로 급부상한 세계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의 중앙은행이 금융권에 제공한 천문학적인 돈이 앞으로 일반인의 삶에 지각변동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2008년에 시작된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은 단순히 미국의 서버프라임 모기지론이 유발한 금융의 급성 동맥경화 현상만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신자유주의적 경제체제가 가져온 99% 민중들의 빈곤화로 인한 수요 창출의 붕괴와 자원고갈에 따른 필연적인 경제성장의 한계 노출에 있었기에 좀체 해결의 답이 찾아지지 않고 있다. 이 중에서도 자원고갈에 따른 경제 성장의 한계는 이제부터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경제체제가 어떠하여야 하는 가를 말하는 시그널로 생각된다.

전 세계가 모두 산업화를 통해 경제적 부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경고는 이미 30년 전 쯤에 제레미 리프킨에 의해 제기되고 있었다. 그는 어떤 제3세계 국가들도 과거 수십 년간 미국이 보여준 물질적인 풍요를 자기 나라에서 누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서구와 같은 발전을 꿈꾸어도 결국은 기대에 어긋난 비참함을 느끼게 될 뿐이라고 하였다. 그 이유는 설령 세계 자원의 재분배가 완벽하게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서구와 같은 물질적 풍요가 전 세계에 일반화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함에 있다고 하였다.

미국은 세계 인구의 6%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지만, 소비는 전 세계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그래서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소비 수준을 유지하려고 든다면 지구의 부존자원으로는 세계 인구의 18%까지만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결국 전 세계의 많은 나라가 미국처럼 발전하기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제레미 리프킨은 세계 경제가 지향하여야 할 방향으로서, 제3세계 국가는 노동집약형 농업기반의 확충을 제안하였고,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생산 확충을 통한 풍요로운 삶을 지향하려 하지 말고, 부와 권력의 재분배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방식으로 삶에 필요한 물자를 충당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자연은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 생물학적 자기조절기관에 의존하고 있으나, 인간 사회의 경우에는 무너진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공평의 확립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인간 사회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흐름(=물질 소비)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동시에 적은 에너지를 사회의 모든 사람들 사이에 강력하게 재분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행하여져야 비로소 새로운 에너지 기반으로 옮아가는 대전환기(석유·석탄과 같은 화석연료 의존 형에서 신재생에너지 기반으로의 전환)에도 사회질서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하였다. 이런 사회체제를 받아들여야 지구에서의 인간의 삶은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합의한 지속가능발전의 개념과 맥을 같이 한다.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이 안고 있는 진정한 화두는 사회의 안정과 통합에 있다. 상위 1%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경제성장은 사회의 안정과 통합에 부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없다.

지금의 세계 경제위기는 인류에게 탐욕의 끝을 알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금융부실만 털어내면 다시 경제 활황이 올 것이라는 미련에 목메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미련한 사람들이다. 물질에 대한 욕심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들의 본질적 욕구일 것이다. 하지만 이성을 가진 인간이라면 눈앞의 이익을 두고 나만 살겠다는 치킨게임이 아니라, 지구인으로서 공생공락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 지구에서 인류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전제 조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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