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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신세대 혹은 88만 원 세대

- 경제적 시각 세대 접근 오류


20대의 95%가 월 평균 88만 원을 받는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거라는 88만 원 세대론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20대는 선거때만 되면 미래를 이끌어 나갈 주역으로 각광을 받지만, 실제로 이들을 위한 정책은 전무했고, 세대경쟁에서조차 밀려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88만 원 세대론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1994년 당시의 신세대론과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신세대론이란 92년도에 대학을 입학한 20대는 80년대 학번과 달리, 개성과 창의를 중시여기는 전혀 새로운 존재라며 그들은 추켜세웠던 내용이다. 이 신세대론은 IMF경제란이 터지던 1997년 중반까지, 절대 불변의 진리로 인정받았다.

신세대와 88만 원 세대는 크게 보면 같은 세대이다. 그런데 14년 전에는 창의와 개성으로 한국사회 전체를 변화시킬 듯이 조명을 받던 젊은 세대들이 이제는 월 1백만 원의 수입도 안 되는 가장 불우한 세대로 전락해버린 셈이다. 과연 이 두 가지 세대론 중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한국의 젊은 세대들의 좌절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무언가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 사회적 조건상 실패하여 88만 원 세대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94년도부터 2008년까지, 정치든 경제든 문화든 그 어떤 영역에서도 젊은 세대의 활동은 그다지 뚜렷하지 않았다. 386세대가 이미 30대 초반에 국회에 입성했고, 코스닥 등록 기업을 세웠던 것에 비하면, 그 다음 세대의 활약은 너무나 미약하다.

92학번 밑으로 현재 사회적으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을 손에 꼽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즉 94년도부터 창의성의 괴물로 묘사되었던 신세대란, 사실 미디어가 만들어낸 허상이었고, 그 세대는 현실에서 조용히 살고 있었을 뿐이다.

88만 원 세대론도 신세대론과 유사한 위험성을 담보하고 있다. 물론 그 방향은 반대이다. 88만 원 세대론을 입증하기 위해 미디어에서는 더 비참하고, 절망적인 사례만을 찾아내느라 혈안이다. 한 중앙일간지의 1월 1일자 88만 원 세대 특집 기획의 제목은 ‘이제 정규직이 되고 싶어요’였다. 이대로 가다간 ‘노숙자로 전락한 88만 원 세대’와 같은 기획이 나오지나 않을까 모르겠다.

세대론은 미래의 방향을 설정하는 담론이다. 잘못된 세대론이 유포되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개발되어 미래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마치 94년도의 잘못된 신세대론의 유포로 14년 뒤에 88만원 세대론이 나왔듯이 말이다. 또한 세대의 장점은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오직 경제적 시각으로만 세대에 접근하는 88만 원 세대론도 신세대론과 똑같은 오류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세대론을 주창하는 학자들이나 언론이 훨씬 더 신중하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자칫하면 똑같은 세대에게 14년에 걸쳐 두 번의 씻지 못할 죄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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