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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밤을 걷는 선비’, 재미도 명분도 비책 속에 숨었나

- 원작이 있는 드라마의 이중 딜레마

MBC 뱀파이어 사극 ‘밤을 걷는 선비’의 주인공 김성열(이준기 분)은 120년째 사악한 흡혈귀 귀(이수혁 분)에 맞설 수호귀의 임무를 지고 있다. 스스로 금수만도 못한 삶이라고 진저리를 치면서 말이다. 사랑하는 명희(김소은 분)와의 혼례를 앞두고 그가 모시던 정현세자와 부모님 그리고 명희, 모두가 귀에게 몰살당했다. 귀는 극중 ‘조선’을 건국시킨 일등 공신이다. 그 대가로 수백 년간 마음껏 (인간의) 피를 공급 받으며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대신들은 귀에게 정사를 보고하고 왕은 누대로 허수아비다.

드라마 시작 당시 현조(이순재 분)는 아들 사동세자를 십년 전 귀에게 잃고 세손(심창민 분)을 지키기 위해 굴복했다. 320년째 귀의 세상이다. 세손은 ‘음란서생’이라는 필명으로 흡혈귀가 등장하는 염정소설을 써 세간에 퍼뜨리며 ‘귀 사냥’의 그날을 준비한다. 성열은 애타게 정현세자가 남긴 비망록을 찾는다. 귀를 없앨 비책이 담긴 비망록을 찾아, 세손 등등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뭉쳐야 한다. 그래서 책쾌이자 남장 여인인 양선(이유비 분)이 중요한 열쇠로 떠오른다.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이 곧 비책”이라는 게 풀어야 할 비밀이다.

이 드라마는 웹툰 원작과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졌다. 뱀파이어와의 로맨스가 중심인 원작과 달리, 혁명에 대한 염원과 오랜 준비 그리고 처절한 실패로 인한 대량학살이 주요 내용이다. 억울한 죽음이 산을 이루고 희생자들의 피가 강을 이룬다. 충신들의 죽음은 죽어도 끝나지 않고 오욕과 조롱 속에 버려진다. 후반 몇 회를 남긴 현재로서는 그렇다.

어쩌다 이렇게 어두운 드라마가 되고 말았을까. 웹툰 원작의 인기로 만들어지게 된 드라마가, 원작과는 전혀 다른 기반 위에서 굴러가게 됐을 때의 한계인 걸까. 원작에 없던 캐릭터들이 주요 배역을 맡았고, 심지어 여주인공 양선보다 1인2역으로 등장하는 명희-혜령이 더 애틋한 사연을 가진 성열의 진짜 사랑처럼 보이기도 했다. 새로운 이야기를 짠 것은 좋았는데, 어딘가 축을 놓치고 만 듯하다. 아니면 축이 여러 개인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비전은 힘없는 구호처럼 늘어지고, 이제 아무리 상처입고 피를 흘려도 눈길을 잡기엔 역부족이다. 초반 몇 회 만에 사실상 보여줄 이야기를 다 드러낸 양상이다. 물론 원작대로 갔어도 성공했으리란 보장은 없다. 뱀파이어 물이 대중성을 갖기 어려운 것인지, 원작과 판이해진 각색의 딜레마인지 어쨌든 아쉽다. 뭇 사람을 설레게 하며 열연 중인 이준기 얼굴을, 웹툰의 밤선비에 대비시켜가며 이 헛헛함을 달래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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