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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잡 셰어링, 국민의 살점을 요구하는 꼴


이제 대학 졸업식은 세상에서 제일 민망한 풍경이 돼버렸다. 썰렁한 식장과 총장의 비장한 ‘위로사’는 그야말로 살풍경한 현실을 대변한다. 더군다나 ‘위기의 계곡’을 지나는 제자들에게 “영원할 것 같은 고통도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된다”는 미사여구 따위는 더 이상 ‘위로’가 되지 못한다. 대학 졸업장을 백수 증명서쯤으로 받아두어야 하는 청년들은 졸업식 날 피울음을 토한다. 사교육비 10여년에 비싼 학자금까지 대느라 고생한 부모에게 그나마 할 수 있는 효도란, 학사모를 씌워드리는 ‘미풍양속’이 아니라 식장에 못 오시게 막는 일이 됐다. 청년들의 ‘첫발’을 받아주지 않는 실업대란은 아예 사회로의 진입로를 봉쇄한 형국이다. 밥줄이 끊기면 곧 사회적 관계망도 끊긴다. 자칫 사회적으로 고립된 외톨이만 넘실댈 수 있다. 실업이 나이와 직종을 가리지 않고 국민 모두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지만,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 이 비정상적인 구조는 대한민국의 미래마저 갉아먹고 있다.

기나긴 학창시절을 끝낸 젊은이들에게 어서 빨리 갈 곳을 정해 주어야 한다. 첫출근의 설렘과 첫월급의 보람을 느껴볼 기회조차 주지 않는 비정한 사회는 구성원 모두를 절망에 빠뜨린다. 사실 이명박 정부는 일자리에 대해 그 어떤 정부보다 절박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의 열매를 모두 독식한 ‘건국60년 세대’는 이 엄청난 청년실업대란의 책임을 기묘한 말장난으로 비껴가려 한다.

정부는 1년 내내 눈높이를 낮추라는 타령만 하더니 올 봄에는 ‘잡 셰어링’이라는 기발한 단어를 홍보중이다. 공기업부터 신입사원의 연봉을 30% 삭감하라더니, 이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연봉 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하란다. 신입사원을 거의 뽑지 않는 사회에서 천신만고 끝에 취직한 신입의 연봉만 일제히 깎겠다는 무자비한 처사다. 위에서 일방적으로 내리는 명령일 뿐, 사회적 합의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떻게든 ‘기득권의 몫은 털 끝 하나 건드리지 않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눈가림 수단이다. 신입사원의 연봉을 30%로 ‘나누는’ 일자리란 고작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자리에 불과하다. 사람을 키울 생각 따위는 애초부터 없는 계획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1년 후 연봉이 대폭 인상될 신입사원을 정식직원으로 뽑을 생각은 없을 것이다. 이는 나이만 헛되이 먹으라는 소리이며, 그나마 정규직이 된 신입사원에게도 빈곤을 강요하는 일이다. 학자금 대출상환과 결혼자금까지 마련해야 할 청년들의 처지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치도 없다. 신입사원 연봉삭감은 곧 전체 직원의 임금삭감으로 이어질 기세다. 그러나 정작 구조조정이나 임금삭감에서 경영자나 대주주는 열외다. 고통은 오직 봉급쟁이들에게만 전가된다.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샤일록은 ‘1파운드의 살’을 도려내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이 정부는 지금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국민의 살점 도려내기를 감행하려 하고 있다. 셰익스피어도 경탄할 현란한 수사법의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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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렉카유튜버, 혐오가 돈이 되는 세상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고, 양방향 소통 매체인 유튜브가 한국 사회의 중심이 되면서 ‘유튜버’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직업이 되었다.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가 해당 영상을 클릭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부와 명예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를 악용하는 소위 ‘렉카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렉카유튜버’는 특정인에게 일어난 이슈나 사건 등을 영상화하여, 해당인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유튜버다. 과거엔 사건을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는 점에서 이슈유튜버로 정의됐지만, 사건에 대해 모욕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난폭운전으로 사고 현장에 달려오는 렉카(사설 견인차)와 비슷해 렉카유튜버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타인의 이슈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정보를 전달해 이득을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라도 단독으로 내용을 전달하면, 유튜버의 수익과 직결되는 조회수가 증가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하겠다’는 후원자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 심지어 정기로 고액을 후원하는 시청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