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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낭만닥터 김사부’, 이러려고 의사를?

- 전문 ‘퍼포먼스’ 말고 인술을 보여주길

이상한 곳이다. 이상하다 못해 괴기스럽고 섬뜩하다. 피가 철철 흐르는 바닥과 침상을 특히 선정적으로 보여주며, 의사들은 (거의 항상)극도의 흥분 상태다. 미친 정도가 ‘실력’ 혹은 진정성처럼 느껴진다. 카지노가 주요 기반시설인 이상한 동네의 이상한 시골병원 ‘돌담의원’이 무대인 SBS 새 월화극 ‘낭만 닥터 김사부’ 얘기다. 물론 모병원인 서울의 거대 종합병원 또한 이상하기는 마찬가지다.

개인적 원한과 분노, 심각한 콤플렉스, 과도한 출세욕 등으로 의대에 진학해 냉혈한이 됐거나 ‘사이코’ 혹은 모사꾼이 됐다는 식의 캐릭터들이 즐비하다. 아무도 제대로 병원 밖의 삶을 꾸리고 있지 못한 듯하다. 병원 말고는 갈 데도 없고, 병원 근무자들 외에는 만날 사람도 없다. 정서가 메마른 일중독자들처럼 보인다. 의사가 선망의 직업만 아니라면, 그들의 어딘가 엇나간 삶의 궤적이 불쌍할 정도다.

그렇게 서울의 일류대 종합병원에서도 알아주던 실력자들이 어떤 각자의 사고로 인해, 정선의 분원인 ‘다 쓰러져가는’ 돌담의원에 모이게 된다. 물론 이 한적한 병원 또한 ‘인술’이 꽃피는 ‘대안병원’ 따위가 아니다. 본원에서 좌천된 이들이 오는 엄연한 조직관리의 말단이다. 김사부(한석규 분), 윤서정(서현진 분), 강동주(유연석 분). 경력이 벼랑 끝에 몰린 순간에 셋은 한 병원 외과병동에서 맞부딪친다. 환자를 보는 견해나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사이코’라는 편견에 시달린다.

현행 시스템을 무시하고, 대다수의 의료진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점에서 그들은 사이코가 맞다. 드라마는 이들의 남다른 상처가 남다른 열정을 낳았다는 식으로 가려 한다. 미숙하고 결함 많은 ‘견습의사’들이 김사부의 노련한 지도 속에서 숙련된 의사로 차츰 거듭나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 소위 메디컬 드라마가 빼놓지 않고 다루는 ‘병원에서 연애하기’도 나란히 갈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 눈에는 그들은 그저 자격이 없어 보이는 심신미약자들일 뿐이다. 본인부터 시급히 치료받아야 할 중증 환자들이다.

첫 회 첫 장면부터의 자막과 내레이션은 거창하다. “불의, 불평등, 불신과 불만으로 가득한 시대. 차별적 환자 맞춤 서비스의 홍수 속에서 의료계마저 돈 때문에 울고 웃는 그런 시대가 돼버렸다.” 그래서 ‘약 먹고 퍼포먼스’라도 하듯, 이 도탄에 빠진 의료계를 바꿔보겠다는 ‘낭만적’ 발상이다. 하지만 시청자인 동시에 잠재적 환자인 대다수 시민들은 알고 있다. 공공의료 서비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면, 의사 개인이 굳이 활극의 주인공으로 칼춤 출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이러려고 의사 된 그들만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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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