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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갑동이’, 안 잡히는 범인은 ‘영웅’이 된다?

누가 살인범에게 자유를 주었나?


누굴까? 극중 20여년전 ‘일탄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알려진 갑동이는 과연 누구일까? 4월 초 시작한 tvN 금토 드라마 <갑동이>에서 갑동이라는 이름은 이야기의 처음이자 끝이다. 20년 전 신도시 연쇄살인... 수사의 혼선과 대응 실패, 모방 범죄와 불안한 시국 그리고 영구미제. 우리는 그 모든 과정을 ‘화성 연쇄살인사건’으로 실제로 겪었다. 드라마 <갑동이>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20년 후에 또다시 ‘카피’ 범행들과 ‘카피캣’들이 활개를 친다. 잡고 싶다, 갑동이를! 미치도록 잡고 싶다. 손가락이든 인생이든 목숨이든, 그 놈만 잡을 수 있다면 다 걸고 싶은 남자들이 경찰에만도 수두룩하게 보인다.

그런데, 갑동이는 안 잡힌다. 이쯤에서 질문을 바꿔 봐야 한다. 누가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게 하는가? 아니, 누가 이런 범죄가 벌어질 수 있는 ‘판’을 만들어 주는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시에서 여성을 노린 10차례의 살인 사건이 있었다. 한때 범인이 잡혔다고 대서특필도 됐으나, 8번째 살인사건에만 관계되었을 뿐이다. 180만명의 경찰이 동원되고, 용의자만 3000여명이 조사를 받았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결국 ‘공소시효’ 15년이 지났다. 대한민국 3대 미제 사건이라고 한다.

극작가 김광림의 연극 <날 보러 와요>는 이 사건을 심층적으로 파고들었고, 봉준호 감독은 이 연극을 보고나서 영화 <살인의 추억>의 시나리오를 썼다. 그리고 권음미 작가의 드라마 <갑동이>가 나왔다. 어느새 한세대가 흐른 것이다. 극중 가상의 도시 일탄에서 20년 후에, 20년 전과 판박이인 살인 사건들이, 그때 그 관계됐던 사람들 전원을 끌어모으며 척척 진행되고 있다. 아버지가 갑동이로 의심받으며 자살한 한을 품고 형사가 된 한무염(윤상현 분), 당시 무염의 아버지를 범인으로 몰았던 형사과장 양철곤(성동일 분), 갑동이를 영웅으로 삼고 살아온 사이코패스 성향의 류태오(이준 분), 비밀과 단서를 품은 묘령의 여인들인 오마리아(김민정 분)와 마지울(김지원 분). 연쇄 살인은 이미 스스로 자생력이라도 가진 듯 용틀임을 시작했다. 과연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20년 간 극중 모두가 ‘갑동이’를 한시도 잊은 적 없었고, 늘 공포와 분노에 떨었지만, 여자들이 밤거리를 걸을 때 믿을 무기라곤 20년 전이나 후나 목에 건 (쓸모없는) 호루라기뿐이다.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매 순간 소름이 돋는다. 그렇다. 함부로 잊으면, 죽는다. 죽임의 연쇄 고리는 공동체의 의지와 무관하다. 다수의 의견도 공동선도 아닌, 오직 범인의 의도대로 자행되는 일이다. 복잡하고 고통스럽다 하여 억지로라도 빨리 사건을 잊으려 하는 건, 대개 힘없고 여린 약자들이다. 살인마의 표적이 되는 건 이런 사람들이다. 죽어가면서도 살려달라고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 착한 사람들. 그리고 빨리 잊자고, 단죄도 없이 다 잊고 일상으로 복귀하라고 종용하는 이들도 암묵적으로는 범인의 편이다. ‘냄새’로 평생 범인을 뒤쫓아온 형사과장 양철곤의 말처럼, 같은 동족끼리는 냄새를 못 맡는다. 범인의 서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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