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2.3℃
  • 구름조금강릉 10.1℃
  • 구름많음서울 14.5℃
  • 흐림대전 13.8℃
  • 구름많음대구 12.7℃
  • 구름많음울산 14.7℃
  • 흐림광주 15.9℃
  • 구름많음부산 15.4℃
  • 흐림고창 14.4℃
  • 제주 16.4℃
  • 구름많음강화 13.9℃
  • 맑음보은 10.3℃
  • 흐림금산 14.1℃
  • 흐림강진군 15.8℃
  • 구름많음경주시 12.1℃
  • 구름많음거제 15.5℃
기상청 제공

[미디어평론] ‘냉장고를 부탁해’, 나도 모르는 나의 허기

- 충족의 가능성은 결핍으로부터

다 궁금하다. 호기심은 곧 기대감이 된다. 어설픈 재료와 더 어설픈 주문이, 유명 요리사들의 손끝에서 ‘작품’으로 탈바꿈하고 마침내 게스트와 시청자의 허기는 기분 좋게 충족된다. 월요일 밤의 요리쇼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얘기다.

어떤 한 사람의 냉장고가 방송국 스튜디오에 배달된다. 모든 것은 그 냉장고가 결정한다. 거기 들어있는 것만으로 해결해야 한다. 잘생기고 입담이나 리액션, 허세까지도 매력적인 남성 요리사들이 오직 한 사람의 게스트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요리한다. ‘셰프’들이 제아무리 솜씨 좋은 요리사라도 뾰족한 수는 없다. 재료는 턱없이 모자라고, 요리할 시간은 부족하다. 15분은 살인적인 노동을 요구한다. 가장 큰 제약은 바로 냉장고 속인데 매회 무 대책에 예측불허다.

현대인에게 있어 가장 은밀한 곳은 개인용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와 냉장고 속이라는 말도 있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겠다. 누구나 열어 볼 수 있는 곳에 있지만, 허락 없이 열 수는 없다. 둘 다 ‘주인’ 혹은 사용자의 가장 개인적인 욕망이 들어 있는 일종의 보관소이기 때문이다. 그런 냉장고를 이 프로그램에서는 낱낱이 뒤진다.

5월 11일 방송된 26회에서는 “냉장고 재료를 옮길 때 전원은 어떤 상태냐”는 시청자 질문이 소개됐다. 진행자 김성주의 설명은, 출발 상태 그대로 사진을 찍어 아이스박스에 보관했다가 스튜디오에 도착해 사진대로 정리한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냉장고가 주인공인 프로그램답다.

활짝 열린 냉장고는, 여러 요리사들의 진단을 거치며 장점과 ‘가능성’을 탐색당한다. 숙련된 요리사들을 떼로 앉혀 놓고 게스트는 대단히 행복한 고민을 한다. 자신의 가장 개인적인 요구 사항에 맞춘 요리를 제시하고 15분을 기다리면, 신기하게도 자신만을 위한 요리가 나온다. 요리 과정에서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요리사들의 빛나는 재주와 게스트의 감탄사들조차 맛깔스럽다. 시식 뒤 어떤 요리가 더 좋았느냐는 선택조차 오로지 ‘냉장고 주인’의 취향일 뿐이다. 취향이기에, 엉뚱한 승부가 발생하곤 한다. 누가 더 게스트를 만족시켰느냐가 점수의 기준이다. 누가 더 실력 있느냐가 아니다.

시청자들은 이런 형식을 매번 잘 차려진 특별식처럼 음미하는 중이다. 먹는다는 행위는 이제 한없이 복잡해졌다. 다만 우리는 이제 음식을 입으로만 먹지는 않는다. 직접 먹지 않아도 먹은 듯이 대리충족마저 느낀다. 어쩌면 이런 프로그램의 인기는 시청자의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허기를 제대로 건드린 데서 오는지도 모른다.

관련기사





[기자칼럼] 렉카유튜버, 혐오가 돈이 되는 세상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고, 양방향 소통 매체인 유튜브가 한국 사회의 중심이 되면서 ‘유튜버’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직업이 되었다.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가 해당 영상을 클릭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부와 명예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를 악용하는 소위 ‘렉카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렉카유튜버’는 특정인에게 일어난 이슈나 사건 등을 영상화하여, 해당인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유튜버다. 과거엔 사건을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는 점에서 이슈유튜버로 정의됐지만, 사건에 대해 모욕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난폭운전으로 사고 현장에 달려오는 렉카(사설 견인차)와 비슷해 렉카유튜버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타인의 이슈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정보를 전달해 이득을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라도 단독으로 내용을 전달하면, 유튜버의 수익과 직결되는 조회수가 증가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하겠다’는 후원자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 심지어 정기로 고액을 후원하는 시청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