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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자들(2017)

- 암울함의 경로

어쩌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온갖 무리수 속에 출범하던 그때부터 예상됐던 시나리오다. 조만간 혹은 먼 훗날, 결국은 보게 될 거라 여겼던 그런 영화가 나왔다. 나오고야 말았다. 어언 십여 년이 흐른 후에 말이다. 생각보다 빨리 나온 것일까? 너무 늦게 나온 것일까?

해직 언론인들로 구성된 뉴스타파 팀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이제야 비로소 확인되는 것들, 눈앞에 보이면서도 조금도 막아내지 못한 수많은 일들. 그것은 회한 자체였다. 당하는 동안에도 ‘미래’가 뻔히 보였던 일들이었다. 다만 체계적으로 그 처음과 중간과 끝의 전모를 돌아보는 일은 중요했다. 영화라는 매체는 이런 ‘종합 정리’에 여전히 유효하다.

영화 <공범자들>은 말한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얼굴과 이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그들이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 ‘결정의 순간’들과 함께. 모든 절차를 폭력적으로 마무리하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공영방송을 사유화하고 통제한 연결망은 굳건했다. 그것이 급기야 세월호 ‘거짓 보도’에 이르러 대참사로 빚어지는 과정은 참혹했다. 이 덤덤한 영화가 기어코 관객을 울리는 장면이다. 2014년 4월 16일 즈음의 뉴스들 앞에서는 그만 눈물을 참을 수 없다. 너무도 생생한 ‘현장’과, 사방이 꽉 막힌 언로(言路)의 대비만으로도 기가 찬다. 이런 영화들은 때로 우리를 많이 슬프게 한다. 뒤늦게 도착한 종합 뉴스인 셈이니까. 그때 당시에 외로이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 지켜주지 못한 사람들, 그들의 현재 모습은 안도와 가슴 저림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꿋꿋이 견뎌내 줘서 고맙다고 말하기에도 미안하다.

우리 언론은 너무 많이, 심하게 망가지고 말았다. 방송사 내부의 전통과 모든 인간적인 미덕들도 마찬가지다. 10년 전의 예상치를 웃도는 참담한 상황이다. 어디서부터 일으켜 세워야 할까? (원하는 수준으로의)복구는 가능하긴 할까? 아직도 임기가 많이 남은 ‘공영방송’ 사장들과 고위 관련자들을 향해 시청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시청자가 주인’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 지난 10년여의 시간들이 새삼 아프다. 그 여전한 상흔들이.

이제는 모두 안다. 비록 당시에는 관련자들 외에는 몰랐을지라도 지금은 지난 세월에 대해서는 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게 있다. 오늘의 뉴스를 오늘의 관점으로 분석하는 일은, 언론 종사자들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시청자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이다. 영화 <공범자들>이 일깨워주는 팩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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