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6.8℃
  • 흐림강릉 27.7℃
  • 서울 27.9℃
  • 구름조금대전 32.1℃
  • 흐림대구 31.9℃
  • 구름조금울산 32.5℃
  • 구름많음광주 32.5℃
  • 맑음부산 32.4℃
  • 구름조금고창 33.0℃
  • 구름조금제주 32.2℃
  • 흐림강화 26.2℃
  • 구름많음보은 30.1℃
  • 구름많음금산 31.7℃
  • 구름조금강진군 33.2℃
  • 구름많음경주시 33.5℃
  • 구름조금거제 30.2℃
기상청 제공

[미디어평론] 레슬러(2018)

- 왜 하필이면? 왜 지금?

막상 가족과 ‘대화’라는 걸 시도해보면 우리는 하릴없이 이런 판에 박은 말이나 내뱉게 된다. “나랑 대화하기 싫어?” 때로는 혼잣말이 편하고 뒤돌아서 빨래하는 게 낫다. 부모들은 한탄한다. 아이가 어릴 땐 서로 잘 통했다고. 하지만 아이 입장은 다르다. 응당 그래야 하는 줄 알고 부모한테 맞춘 것뿐이라고. 부모가 웃으니 그게 취미가 됐고, 부모가 좋아하니 자기도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부모의 꿈인지 내 꿈인지 모르겠다는 폭탄선언도 나온다. 아직도 세상 떠난 아내의 밥을 매끼니 뚜껑 덮어 챙겨두고, 아들 뒷바라지로만 살아온 영화 <레슬러>(감독 김대웅) 속 귀보 씨는 항변한다. “이게 다 널 위해서야!”

과연 그랬을까? 실은 의심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너를 위한 게 아니라 내 욕심이었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기란 괴롭다. 우물쭈물하는 동안 자식은 외나무다리에서 원수 만난 격으로 대든다. 그 자리에서 끝장을 보자는 식이다. 이쯤 되면 국가대표 선발전이나 금메달 겨루기 못잖은 전쟁 상황이다. 레슬링 전 국가대표 귀보(유해진 분)와 레슬링 유망주인 아들 성웅(김민재 분)의 대결은 흡사 성난 소싸움을 방불케 한다. 양보란 없다. 명분은 각자 충분하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아빠 때문에 왜 평생 이걸 해야 되는데?

어느 집이나 자녀의 사춘기 혹은 본격 반항기가 닥치면 난리통이 따로 없다. 어느덧 한국형 가족영화의 한 흐름(?)이 된 듯하다. 일상을 코믹하게 그려 관객을 일단 웃기고 ‘사춘기 넘기기’라는 잔뜩 엉킨 실타래를 풀게 하는 일말이다. 이젠 관객들도 공감한다. 바뀐 상황 앞에서 성장통을 겪으며 스스로 ‘커야’하는 임무는 자식은 물론 부모에게도 적용된다. 지금껏 해온 방식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손자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할머니(나문희 분)는 명대사를 날린다. “니는 쉽지 않은 지 20년 됐지? 나는 40년째여!”

그간 한 방향만 생각하며 맹목적으로 달려왔다면, 이제 전면재고가 필요하다. 완전히 한 바퀴 돌게 될지라도. 레슬링 시합에서 결국 믿을 건 자기 자신과 훈련 중에 흘린 땀뿐이다. 맨몸으로 진솔하게 또 격하게 부딪쳐야 하는 이 운동을 매개로,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맨얼굴을 드러낸다. 유쾌한 귀보나 잘생긴 성웅이나, 묘한 사랑으로 몸살을 앓는 여인들도 말하자면 ‘더 행복해지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쉬었다 나중에’ 할 수 없는 중대한 과제여서다. 배우들의 연기 조화는 자연스런 웃음과 함께 일상의 아기자기함도 깨우치게 한다. 서로가 있어 고맙고 든든한 날들은 그렇게, 세찬 비바람 후에야 온다.

관련기사





[기자칼럼] 렉카유튜버, 혐오가 돈이 되는 세상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고, 양방향 소통 매체인 유튜브가 한국 사회의 중심이 되면서 ‘유튜버’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직업이 되었다.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가 해당 영상을 클릭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부와 명예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를 악용하는 소위 ‘렉카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렉카유튜버’는 특정인에게 일어난 이슈나 사건 등을 영상화하여, 해당인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유튜버다. 과거엔 사건을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는 점에서 이슈유튜버로 정의됐지만, 사건에 대해 모욕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난폭운전으로 사고 현장에 달려오는 렉카(사설 견인차)와 비슷해 렉카유튜버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타인의 이슈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정보를 전달해 이득을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라도 단독으로 내용을 전달하면, 유튜버의 수익과 직결되는 조회수가 증가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하겠다’는 후원자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 심지어 정기로 고액을 후원하는 시청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