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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슬로푸드처럼

과거의 풋풋하고 순수했던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

‘어쩌면…사랑할 수 있을까?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생기 넘치지만 숫기 없던 스무 살, 건축학과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음대생 서연에게 반한다. 함께 숙제를 하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고 친해지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툰 순진한 승민은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고백을 마음 속에 품은 채 작은 오해로 인해 서연과 멀어지게 된다. ’

이는 3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우리나라 역대 멜로 영화 흥행의 역사를 새로 쓴 건축학개론(이용주 감독)의 줄거리이다.

‘건축학개론’은 함께 상영한 막대한 제작비를 쏟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인 ‘배틀쉽(피터버그 감독)’과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게리 로스 감독)’에 비해 더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다양한 효과로 눈과 귀를 매혹시키는 블록버스터 영화들 사이에서 20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인 ‘건축학개론’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건축학개론’ - 첫사랑 모티프
첫사랑을 모티프로 삼았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건축학개론 포스터에 나오는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첫사랑이다’라는 홍보 카피처럼 사람들은 모두 첫사랑에 대한 로망이 있다.

하지만 예전과 현재의 사랑의 개념은 많은 차이가 있다. 과거의 사랑의 개념은 상대의 능력이나 만남의 손익을 계산하지 않는 솔직한 감정의 표현이었다면 현재는 과거의 개념 뿐 만아니라 상대의 능력이나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는 것까지도 포함하는 것 같다.

이러한 현대인의 계산된 사랑법은 단순한 연애, 만나고 헤어짐의 연속과 같은 가벼운 관계를 만들었지만 정작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계산하는 사랑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과거의 진실된 사랑으로의 복귀를 바라는 마음이 ‘멜로’라는 장르를 흥행시켰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멜로영화 중에서도 ‘첫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가 흥행한 이유는 현대인들이 단지 ‘첫사랑’을 그리워해서가 아니라 과거에 했었던 진실된 사랑과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예전의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건축학개론’ - 20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
얼마 전 결혼정보회사의 배우자 등급이 이슈가 되었다. 남자의 경우 10억 이상의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하고 여자의 경우에는 대학교수정도의 직장을 가져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것은 사랑에 있어서까지도 물질적인 능력을 보는 시대가 된 것을 의미한다. 결혼까지도 사랑이 아닌 물질적인 능력으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요즘의 세태와는 다르게 영화 건축학개론의 풋풋한 20대들은 물질적인 능력보다 사람자체를 보는 고전적인 사랑의 개념을 보여 준다. 이것으로 현실에서 조건적인 사랑을 하고 있는 관객들은 대리만족을 느낀다.

이른바 ‘밀당’, 즉 밀고당기기라는 사랑공식이 언젠가부터 사랑에 대한 확신을 얻고자 하는 것보다는 상대의 물질적인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평가로 변질되었다. 그러나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20대의 사랑은 이와는 다르게 순수하고 진실된 모습으로써 우리에게 잊혀진 사랑의 개념을 다시 되새기게 해준다.

■기술과 2차적 관계에 대한 중독
페이스북 가입자가 9억 9천만 명에 이를 정도로 현재 SNS는 급속한 발전을 하고 있다. SNS는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연결해줌으로써 네크워킹의 효과는 있지만 정작 주위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대화의 단절을 가져왔다.

이러한 대화단절의 예로 얼마 전 화성인바이러스에 나온 ‘스마트폰 중독녀’가 있다. 그녀는 바로 앞에 친구를 두고도 모바일을 통한 대화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극단적인 예로 ‘스마트폰 중독녀’가 있지만 학교 가는 길에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고 버스를 타면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우리의 실상도 그녀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독일의 정신분석학자 E.Erikson 씨는 20대를 자아정체성과 사회에 참여하고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시기로 정의하며 조건 없이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마음이 이 시기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이 된다고 말한다. 자아정체성을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대인의 대표적인 정체성 탐구방법은 SNS이다.

자신의 의견을 알리고 그에 대한 다른 사람의 답변(RT)를 통해 자신의 자존감을 인정받으려고 한다.

사회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듯한 소셜 네트워킹은 사실 현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SNS에서는 많은 팔로워를 가진 사람이 실제로는 소극적이고 대인관계에 문제를 겪는 경우가 그 예가 될 것이다. 즉 SNS를 통한 정체성탐구는 자존감의 확립이 아닌 현실과의 괴리에서 오는 공허함만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미 편리한 기술과 2차적인 인간관계에 익숙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휴대폰을 보고, 잠시의 쉴 틈도 없이 메신저에 항시 대기하는 일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느꼈던 풋풋하고 순수한 사랑을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꿩 대신 닭으로 영화를 통해서 과거의 감성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고 풋풋한 첫사랑에 대한 느낌을 받으려한다.

■스마트폰은 첫사랑과 소통 할 수 있지만 첫사랑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한 휴대폰 광고는 ‘떨어져 있는 아버지와 가족의 만남, 임신한 부인의 초음파 사진을 보는 군인, 수화로 대화를 나누는 연인들’의 소통 수단을 주제로 한다. 광고속의 그들에게 스마트폰은 떨어진 연인과 가족 등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기 위한 소통의 수단이지만 현실의 우리는 수단의 본질을 잊은 채 기술에만 집착한다. 하지만 기술은 본질이 될 수 없다.

연인의 관계에 있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대화는 충분조건일 뿐 필수조건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대화를 통해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대화는 연인관계에 있어서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다.

SNS는 우정과 사랑을 쌓는 하나의 방법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방법만으로 우정이나 사랑을 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은 단지 수단으로써의 기능만 할 뿐 본질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한다.

■3분 요리는 만들 수 없는 맛
영화 ‘건축학개론’에서의 첫사랑은 15년 동안이나 간직하는 지속적인 사랑이라면 우리의 현실은 쉽게 만나 일명 ‘원나잇’이라는 하룻밤 즐기기가 유행하고 ‘랜덤채팅’이라는 불특정한 사람과의 만남을 즐기기도한다.

이러한 것들은 인스턴트사랑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인스턴트음식은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정성이 들어간 된장찌개보다 맛있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인스턴트사랑이 간편하고 쉽다고 해도 애틋하고 오래 간직되는 사랑을 대신 할 수는 없다.

현대인의 간편함과 편리함의 선호는 ‘더 빠르게, 더 편하게’를 모토로 스마트폰, 스마트 TV등의 각종 스마트를 만들었고 심지어는 스마트한 사랑까지도 만들고자한다.

스마트한 사랑의 설명서로 얼굴표정과 말 한마디까지도 이론으로 설명한 인간관계에 관한 자기계발서가 큰 인기를 끌었다. 사랑까지도 이른바 ‘글로 배웠습니다’가 되어 우리의 또 다른 숙제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첫사랑을 모티프로 한 여러 영화들이 흥행하는 이유는 애틋하고 지속적인 사랑을 동경하지만 생각처럼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 현대인을 위로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위로는 ‘위로’일 뿐이다. 이제는 단순한 위로가 아닌 본질적인 해결책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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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