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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해체적 사회문제와 건강가정의 기능회복

“더 이상 우리사회에서의 가정해체를 방관해서는 안돼”

오늘날 우리사회는 다양한 형태의 충격적인 이슈들로 넘쳐나고 있다. 종래에는 특정세대 및 계층의 단순 일탈 혹은 비행, 나아가 사회적 가십거리로 회자되었던 이슈들이 심각성 및 발생빈도 차원에서 사회 전체를 동요케 하는 문제로 부각됨으로써 사회문제의 외연이 날로 확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도 복잡 다양한 실정이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주요 사회문제들을 보면, 학교폭력, 청소년 자살, 노인 자살, 이혼 등으로 특정세대가 아닌 전 세대에 걸친 병리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학교폭력의 경우, 지난 2004년에 이미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으로써 학교현장에 대한 법적 개입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은 더욱 잔인해지고, 집단화되는 등 해마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2012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청소년(15~24세) 사망원인 중 1위가 자살이었는데, 이는 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13명이 자살함으로써 OECD 평균 자살률의 3배에 가까운 수치로 나타났다.

또한, 노인자살의 경우에도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2005년의 경우, 65세 이상의 노인 자살자 수가 3,394명에서 2010년에는 4,378명으로 증가함으로써 그 수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75세 이상의 자살율은 OECD국가 평균보다 8.3배에 이른다고 한다.

이혼문제 역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 지난 2011년의 경우, 결혼은 32만 9천 건인데 비해 이혼건수가 무려 11만 4천 건으로 조사되었다. 세 쌍의 결혼가구 중 1/3이 이혼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총 이혼한 가구만 해도 무려 100만 명이 넘었는데, 그 수치는 곧 우리나라 국민의 7%이상이 이혼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혼은 개인 간 결합의 해체로만 볼 때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자녀에게 미치는 정서적 영향 등 사회적 후유증을 감안할 때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다.

이상의 사회문제들은 인의예지를 강조했던 우리의 전통적 관점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오히려 사회학자 쿨리(Charles Cooley)가 이야기했던 사회변화에 따른 사회관계의 변화 즉 일차적 인간관계의 해체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쿨리는 사회변화는 일차사회에서 이차사회로 전환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차적(원초적) 사회관계가 이차적 사회관계로 변화한다고 주장하였다. 쿨리가 말하는 일차적 사회관계란 정의적, 면대면(face to face), 비공식적 및 과정 지향적 관계를 의미하고, 이차적 사회관계는 이성적, 익명적, 공식적, 그리고 목적 지향적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일차적 사회관계의 해체는 사회구성원 간의 결속력과 응집력, 나아가 유대감을 약화시키는 한편, 구성원들에 대한 공식적, 비공식적 통제기능이 약화되거나 상실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회문제들은 일차적 사회관계의 해체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조리 현상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의 딜레마는 우리 사회가 가용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capacity)이다. 특히, 우리사회 지도층이 보여준 문제인식과 해결 능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기대수준은 실망을 넘어 포기수준에 가깝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보여준 사회정책들은 실질적이기보다 형식적이었고, 근원적이기보다 임기응변적이었으며, 장기적이기보다 단기적이고 전시적인 해결책으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다.

사회지도층에 대한 실망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작금의 문제들에 대하여 더 이상 방관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학교폭력을 계속 방치할 경우, 우리사회 전체의 법과 규범의 해체가 진행될 것이며, 자살과 이혼을 단순히 개인의 정신적, 심리적, 경제적, 나아가 선택의지로만 환원할 땐, 국가사회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부정하게 되고, 이는 곧 우리사회 전체의 해체 속도를 가속화시키고 나아가 공동체로서의 기능 상실을 넘어 붕괴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동체로서의 사회 붕괴를 막는 한편, 일차적 관계의 해체와 그로 인한 파생적 문제들의 해결은 우리사회 성원 모두가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해결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논자에 따라서는 문제해결의 방안을 다르게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가정의 기능회복’에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가정은 아이들의 초기사회화의 과정에서 사회성원으로서의 바람직한 규범을 내면화하는 터전이며, 가족은 서로 간에 삶의 의미와 존재가치를 확인해주는 의미 있는 타자들로 구성된 집단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필자는 우리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은 우리사회의 가정과 가족의 해체 수준을 반영하는 하나의 지표(Index)라고 믿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현대 사회의 가정은 구조 및 기능적 변화와 더불어 실질적 내용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겪어왔는데, 무엇보다 가정의 필수적 기능이 축소되거나 많이 약화되어왔다. 예컨대, 가정의 생산기능은 약화되는 반면 소비기능이 강화되었고, 성 가치관의 규제와 절제는 이전보다 많이 약화되었지만, 출산율은 저하되어 왔다.

자녀양육 및 사회화 기능은 보육 기관으로 많이 이전되었고, 가족과의 대화를 통한 친밀감이나 애정, 사랑과 소속감, 그리고 인정 욕구는 증가한 반면 가족 성원들의 실질적 만족도는 떨어졌다. 어린이나 노약자를 위한 보호기능은 많은 부분이 다른 사회화 기관으로 이미 이양되었고, 휴식 및 여가선용을 통한 유대강화나 삶의 재충전 기능 역시 약화되었다.

따라서 가정 및 가족의 내용을 건강하게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 가정의 본질적 기능에 대한 우리 모두의 성찰을 필요로 한다. 가정은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하는 가장 기초적인 사회단위이며, 가정에서의 사회화 정도가 개인의 가치관과 인성 정립, 나아가 전 생애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재인식하는 한편, 건강가정을 위한 실천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국인은 가족 구성원들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자식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시키거나 부모의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킴으로써 서구에서 흔히 나타나는 허무주의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인이 가진 가정에 대한 응집력과 가족 간의 결속력을 근간으로 건강가정·건강가족을 재건하는 내용을 제언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부부윤리를 확립해야 한다. 가정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합하여 이루고,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갈등들을 재해석하거나 순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과 소임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핵가족화와 맞벌이 부부의 급증으로 말미암아 전통적 의미의 가족구조나 형태 그리고 부부역할에 대한 기대는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부부간 신뢰와 소통을 통하여 저마다의 가정에 적합한 부부 역할을 설정하고 각자의 역할에 대한 책임과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

둘째, 자식에 대한 부모의 역할과 책임이다. 가정은 부부와 그들의 자녀와의 관계로 구성되는 것이 기본 형태인데 부부사이의 관계만큼이나 자녀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여야 한다. 세계에서 부모로서의 짐을 스스로 가장 많이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이 한국인이라고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혹은 자녀를 위하여 힘든 짐을 짊어지고 산다고 해서 자녀들이 부모들의 소유물은 아니다. 부모와 자녀는 주종의 관계가 아니라, 부모는 부모로서 자녀는 자녀로서 독립된 자아로 저마다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서로의 존재에 대하여 존경하고 사랑한다면,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청소년 문제의 상당수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집에서 하는 말을 아이들은 밖에서 한다,”는 말처럼, 이 세상 모든 자녀들은 곧 부모들의 거울이라는 점을 기억하면서, “무엇이 부모다운 것인지,”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나아가, 핵가족화와 저출산의 영향으로 자녀들이 더욱 귀한 세상이지만,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셋째, 자녀들은 자녀로서의 도리와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부모의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식의 해석을 경계하며,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난 것이 부모의 희생과 헌신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할 수 있는 벼슬이 결코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에 대한 감사와 존경, 나아가 가족구성원으로서 자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역할에 충실하여야 한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가정의 역할과 본질적 기능들을 제대로 지키려는 노력은 과욕일지도 모른다. 사회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그 구성요소로써의 가정이 변화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 변화의 방향에 대한 우리의 성찰은 결코 멈출 수가 없다. 특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을 감안할 때, 우리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정의 해체를 우리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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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