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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전쟁을 바라보는 시각

Ⅰ. 들어가며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은 “특허제도는 천재의 화로에 이익이라는 연료를 붓는 것과 같다(The patent system added the fuel of interests to the fire of genius)”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에게는 노예 해방으로 잘 알려져 대통령이지만, 사실 그는 유능한 특허전문 변호사 겸 상당수의 특허권을 보유한 발명가이기도 하였는데, 이미 200년 전에 특허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음에 새삼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서도 故 노무현 대통령이 1974년 사법고시 공부를 하다가 불편사항에서 힌트를 얻어 ‘개량독서대’를 발명하여 특허를 받은 적이 있다. 이처럼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인물의 이미지와 혁신과 창작의 결정체라 불리는 특허제도는 서로 교차되는 면이 많은 것같다.

최근에는 국내의 삼성과 미국의 애플(Apple, Inc)사가 전 세계의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벌이는 특허전쟁이 연일 뉴스 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다. 이제 좋든 싫든 특허를 빼고, 아니 특허를 알지 못하고는 비즈니스 자체를 영위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마치 26년 전 미국의 폴라로이드사와 코닥사가 사운을 걸고 ‘즉석카메라(Instant camera)’ 제품에 벌였던 특허전쟁(15년간의 지루한 소송 끝에 폴라로이드사가 결국 승리를 거뒀고, 코닥사는 즉석카메라 사업을 접었다. 그러나 폴라로이드사도 디지털 카메라에 밀려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을 연상시킨다.

이처럼 한 기업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 특허제도는 마치 양날의 검과 같은 치명적인 무기(lethal weapon)임과 동시에 거부할 수 없는 팜므파탈(femme fatale)이다. 무릇 모든 사물에는 陽과 陰이 있듯이, 특허제도에도 긍정적인 면과 이에 따른 그림자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를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고 선용할 것인가가 논의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Ⅱ. 특허에 대한 범주(외연)
특허로 통칭되는 지식재산권은, 인간의 노력과 대응에 의한 창의적인 성과물은 그 성과물을 창작한 자의 것이어야 한다는 ‘천부불가양(天賦不可讓)의 권리’에 이론적 기초를 둔 것으로서, 산업대혁명 이후에 본격적으로 인정되기 시작하여 그 역사가 길지 않다. 아직까지도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개념은 계속하여 생성·발전 중에 있으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외연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창의적인 정보(Information)’의 보호를 핵심으로 한다.

2011년 5월 19일 법률 제10629호로 제정된『지식재산 기본법』에서는 ‘지식재산’을 『인간의 창의적 활동 또는 경험 등에 의하여 창출되거나 발견된 지식·정보·기술,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 영업이나 물건의 표시, 생물의 품종이나 유전자원(遺傳資源), 그 밖의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여 그 범주가 매우 개방형이다.

우리는 이러한 지식재산을 ‘특허(Patent)’라고 통칭하고 있지만, 엄밀히 구별하자면 아래와 같이 분류될 수 있다. 이들 권리의 공통된 특색이라면 ① 정책적 요소(국가가 산업발전이나 문화향상 등을 위하여 보호대상, 기간, 방법, 절차 등을 정책적으로 결정), ② 경쟁적 요소(권리자에게 합법적인 독점을 보장하고, 경쟁자에게는 금지), ③ 국제적 요소(교통 및 통신의 발달로 지적창작물이 순식간에 국제적으로 확산)가 강하다는 점이다.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삼성과 애플사 간의 미국 특허소송에서 중요한 법적 이슈가 되었던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는 『상품의 전체적인 이미지(Totality of image)로서 크기, 모양, 색채, 색채의 결합, 구성(texture), 도해(graphics), 심지어 특정한 판매기법(sales techniques) 등과 같은 특성(feature)』을 포함하고 이것을 권리로서 보호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레스토랑 외관의 모양, 기호, 레스토랑 부엌의 평면도, 장식, 메뉴, 음식을 제공하기 위한 도구,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유니폼 그리고 레스토랑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반영하는 기타의 특성”도 권리로서 인정하였다.

Ⅲ. 특허 부정론자의 시각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술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된 특허제도가 오히려 특정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고, 경쟁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악용되어 오히려 기술발전을 저해하고 있으므로 폐지하거나 제한을 가하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표적인 곳이 소프트웨어 업계의 시각이다.

기술의 라이프사이클이 매우 짧은 모바일이나 스마트폰 등에 무려 20년간 독점·배타적인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은 지나친 특혜이며, 특정 기업에게 정상이윤이 아닌 독점이익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오히려 기술발전과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혁신과 기술개발에 전념하기 보다는 특허권을 무기로 경쟁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하여 특허분쟁을 야기하는데 골몰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위의 그림은 전 세계의 대표적인 모바일 업체 간의 물고 물리는 이전투구식 특허전쟁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특허전쟁에 든 비용만 해도 자그마치 2년간 220억 달러(22조원)가 들고 있고 있다는 신문보도이다.특허전쟁에서 유일한 승리자는 분쟁의 당사가가 아닌 특허변호사라는 자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무소불위식 특허권 남용행위에 대한 견제장치로서 ① 특허권 남용에 대한 공정거래 및 독점금지법 적용, ② 표준화 기구를 통한 특허권에 대한 표준화 설정 [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선언을 한 경우에만 기술표준으로 채택, ③ 특허풀(Patent Pool) 형성, ④ 강제실시권의 확대, ⑤ 소송에서 권리남용의 항변 인정 등을 적극 도입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Ⅵ. 특허 옹호론자의 시각
현존 인류는 인류 역사상 물질적으로 가장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진보된 상태인데, 이 모든 것이 특허제도에 힘입은 바 크다고 주장한다.

본래 인간은 이타적이라기 보다는 이기적인 동물인데, 특허권은 이러한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과 꼭 들어맞는 제도라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이 보장될 때 비로소 최고도의 창작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창작에 대한 유인책(incentive) 내지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만약 이러한 유인책 내지 법적 장치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누구도 혁신이나 창작활동에 몰두하지 않을 것이고, 그 결과 인류의 문명이나 기술은 정체 내지 퇴보하게 되어 결국 인류 전체의 후생은 감소될 것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곳이 제약업계의 시각이다.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하여는 위와 같은 단계를 거처야 하고, 여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데, 그 결과물인 의약품에 대하여 독점·배타적인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지 않는 어느 누구도 신약개발에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20년이라는 특허기간은 권리보호에 오히려 미흡하다고 주장한다.

Ⅶ. 마치면서
지금처럼 특허에 관한 관심이 고조된 적이 없었다. 삼성과 애플사 간의 특허전쟁을 통하여, 특허가 한 기업을 흥하게 할 수도, 망하게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다. 이를 반영하듯 기업에서는 ‘특허경영’ 또는 ‘기술경영‘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그러나 특허권은 법률에 의하여 권리자에게 일정 기간 동안 독점적인 권리를 부여한 것이 불과하고,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느냐는 결국 사람이나 기업에 달려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기업 경영에 있어서 특허는 이제 필수품이 되었으며, 수익을 목적으로 하든, 경쟁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목적이든, 이제 특허를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사용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거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면 특허라는 제도를 잘 활용하여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가전업계의 스티브 잡스’라는 별명을 가진 영국의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이 발명한 ‘날개 없는(bladeless) 선풍기’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선풍기에 대한 종례의 인식을 완전히 바꾼 획기적인 제품으로 2009년 미국 타임지 선정 ‘올해의 발명품’에 선정되기도 하였는데, 2009년 10월 영국에서는 ‘공기 증폭기’라는 뜻에서 ‘에어 멀티플라이어(Air Multiplier)’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되었다.

다이슨 선풍기가 인기를 끌자, 예외 없이 모방품이 시장에 출원하게 되었는데, 다이슨사는 특허권을 이용하여 법원에 침해자를 상대로 신속하게 특허권침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여 법원으로부터 승소판결을 받아 침해자를 시장으로부터 퇴출시킬 수 있었다. 이 경우가 바로 특허경영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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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