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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이코노미 - 1인 가구 사회현상과 소비문화

새로운 경제영역으로 인정, 이면에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 높아

‘1인가구’는 꽤 오래전부터 자리잡기 시작한 사회현상이다. 시골에서 도시로 공부하러 온 중·고교·대학생과 타지로 나온 직장인들의 자취생활은 1인가구의 전형이다. 대가족에서 핵가족화하면서 출가한 자녀와 떨어져 살다 배우자가 사망한 ‘독거노인’은 우리가 보듬어야할 부모의 외로움이다. 최근에는 국외 유학하는 자녀 곁으로 아내를 떠나보내는 등의 이유로 혼자 사는 ‘기러기 아빠’가 부각되기도 했다. 늘 우린 잠재적인 1인가구였고, 또 그들을 보살펴야 할 주체였다.

그럼에도 요즘들어 신문과 방송에 1인가구가 자주 오르내리는 이유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찾고 견고한 소비주체로 구축하고 싶어 하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전략도 이제야 조금씩 틀을 잡아가고 있는 단계다. 1인가구가 형성하는 경제 영역을 ‘솔로 이코노미’로 정의하지만 역시 우리 주변 일부였던 영역이었던 탓에 아직은 기업들의 주요 타깃으로까지 부상한 것 같지는 않다. 향후 1인가구가 우리 경제의 주류로 성장하겠지만 이들의 생활과 환경 등에 대한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상술에 휘둘리는 20∼30대 1인가구의 특성 외에도 전세대의 그들이 느끼는 외로움 등 어두운 면도 잘 보듬어야 미래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인가구, 확실히 늘었다
1인가구는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 주도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1990년 102만가구였던 ‘나홀로족’은 지난해 454만가구로 4.4배나 늘었다. 결혼연령이 늦어진 반면 이혼은 크게 늘고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1인가구 비중은 지난해 25.3%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2030년엔 1인가구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1인가구 비율만 놓고 보면 2000년에도 1430만 가구 중 220만 가구로 전체의 15.5%나 차지했다. 지난 10여년간 그 비중이 10% 이상 늘었지만, 애초에도 꽤 많은 1인가구가 우리 주변에 있었다는 얘기다. 앞서 언급한 대로 혼자 외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부터 가족과 떨어진 곳에서 일하는 직장인, 독거노인 등 다양한 연령대에서 개인이 처한 생활환경 등에 따라 자의 반 타의 반 1인가구로 살아가고 있다. 여기서 자의에 의한 1인가구는 요즘 언론 등에 부각되고 있지만, 타의에 의한 1인가구의 어두운 면은 아직까지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산업계가 ‘네 집 건너 하나’인 1인가구에 주목하는 건 경제활동에 있어서 독자적인 지출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결과에서 1인가구의 소비여력은 3∼4인가구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월수입에서 소비·저축이 자유로운 월가처분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1인가구가 32.9%로 3∼4인가구의 17.2%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다. 1인가구는 ‘자신을 위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금’이 많은 반면, 3∼4인 가구는 가족 구성원 전체를 고려해 지출규모를 정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액면에서도 1인가구의 월가처분 소득이 80만5000원으로 3∼4인가구의 73만5000원보다 많았다.

1인가구가 ‘혼자 사는 이유’로는 전체 조사대상의 58.4%가 ‘직장 문제’를 꼽았고, ‘부모로부터의 독립’과 ‘교육’은 각각 34.0%와 6.0%로 집계됐다.

◆국내 상륙한 ‘솔로 이코노미’ 상품들
전문가들은 1인가구가 영유하는 ‘솔로 이코노미’의 전형을 일본 등 해외에서 찾는다. 일본은 이미 15년 전 독신가구가 전체의 23%에 달할 정도였던 까닭에 솔로 이코노미라는 용어가 생기기 전부터 1인가구를 위한 상품들이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쏟아져 나왔다.

한 예로, 1998년 일본의 한 업체는 특이한 호출기를 출시해 ‘대박’을 쳤다. 호출기에 원하는 이성 취향을 입력해 놓으면 거기에 맞는 이성으로서 같은 호출기를 소지한 사람을 만나면 소리가 나는 상품이다. 한 사람 먹을 양만큼의 수박, 무, 양배추가 진열대에 놓였고, 심지어 파 한 뿌리를 담아 팔기도 했다. 결국 몇해 전에는 혼자 먹을만한 수박이 출시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1인가구용 이삿짐서비스나 1인용 냉장고 등 나 홀로족을 위한 제품도 일본과 유럽 등에서 꽤 오래전부터 출시됐다. 20년 전 미국에서는 독신이나 외로운 노인들에게 말동무나 잔심부름을 해주는 사업으로 성공한 회사 얘기가 소개되기도 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본 이유는 우리나라보다 1인가구 비율이 높고, 솔로 이코노미에 대한 개념도 훨씬 일찍 자리잡힌 때문이다. 2000년을 기준으로 미국의 1인가구 비중은 26.7%, 영국은 29.0%, 일본은 31.2%에 달했다. 2011년 노르웨이의 1인가구 비중은 40%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요즘 쏟아져 나오는 솔로 이코노미 상품들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 한두번씩 경험한 상품들인 경우가 많다. 대형마트들은 얼마 전부터 요리 후 남은 재료를 처리하기 힘든 한우, 채소 등을 작은 분량으로 묶어 판매하고 있고, 1∼2인용 가전제품 출시도 늘고 있다. 혼자 즐기기 좋은 회전초밥집과 라멘집도 다시 호황기이고, 대학가에도 1인 식탁을 구비한 식당도 늘고 있다. 삼각김밥 등으로 오래전부터 나홀로족의 사랑을 받은 동네 편의점들도 좀더 값비싼 소형 패스트푸드를 출시하고 있다.

◆같은 듯 다른 1인가구 소비패턴
1인가구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들이 시장에 나오지만 그들의 소비패턴이나 생활의 차이까지 감안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에 따라서도 1인가구에 대한 평가와 대응이 조금씩 다른 이유다. 최근 ‘반쪽 트리’를 출시한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1인가구의 소비형태만 따져서 상품을 구성하지 않고, 납품업체가 내놓은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1인가구가 주소비층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업체의 경우 가족 고객 중심으로 상품과 전시가 기획된다는 것.

반면, 또다른 대형마트는 2년 전부터 60개 매장에서 운영해 온 싱글가전 존을 올해 100개로 확대하며 1인가구의 경제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 업체에 따르면 싱글가전 매출순위는 1인용 밥솥, 소용량 전기포트, 라면포트 순이라고 한다. 여기다 좁은 공간에서 쓰기 좋은 소용량 냉장고나 작은 다리미, 적은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솔로 오븐 등이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1인가구들이 3∼4인가구 구성원에 비해 일과 돈에 집중하지만, 건강을 등한시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일부 업체가 건강을 고려한 ‘보신용’ 1인용 패스트푸드를 내놓은 것과 무관치 않다.

나홀로족들은 특히 신선, 가공식품을 제외한 패션·의류, 가전, 신발·구두, 화장품 등 대다수 물품을 대형마트가 아닌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1인가구는 인터넷쇼핑몰(37.6%), 대형마트(34.0%), 동네가게·마트(10.0%), 기업형 슈퍼마켓(5.6%), 편의점(4.0%), 소셜커머스(3.2%) 등 순으로 이용빈도가 높았다. 반면, 3∼4인가구 구성원은 대형마트(48.8%), 인터넷쇼핑몰(28.0%), 동네가게·마트(8.0%), 기업형 슈퍼마켓(5.6%) 등의 순이었다.

1인가구는 인터넷쇼핑몰 이용비중이 대형마트를 앞섰지만, 전통시장 이용률은 0.8%에 불과해 거의 외면하다시피 했다. 반면 3∼4인가구 구성원은 대형마트 이용률이 절반에 육박했고, 1인가구가 외면한 전통시장 이용률도 2.4% 정도였다. 이런 결과는 1인가구의 ‘은둔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년째 혼자 사는 직장인 박모(38)씨는 “혼자서 뭔가를 사러 다니기보다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1인가구 상품만을 묶어서 파는 인터넷쇼핑몰이 우후죽순 생기는 이유인데, 벌써 1인가구의 감성과 수요를 잘 따진 ‘대박’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시간 지날수록 명암 뚜렷해질 듯
1인가구가 늘면서 새로운 경제영역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두운 면도 부각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빈곤율은 16.5%인 데 비해 1인가구의 빈곤율은 49.6%에 달했다. 1인가구의 절반이 빈곤층이라는 것. 이에 비해 2인 가구 빈곤율은 32.4%, 3인 가구 빈곤율은 15.1%, 4인 이상 가구 빈곤율은 9.0%로 가구 구성원 수가 늘수록 빈곤율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이나 신문을 장식하는 ‘멋지게 사는 1인가구’와는 동떨어진 집단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들은 대개 ‘타의’에 의한 1인가구인 경우가 많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고독사에 대한 우려도 늘고 있는데, 이전과 달리 40∼50대 중장년 남성층으로 세대가 젊어지고 있는 게 문제다. 지난 1월 부산 남부민동의 한 건물 보일러실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지 6년 만에 유골로 발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남성은 2002년 함께 살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이웃·친지들과 교류 없이 고립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종로구의 한 쪽방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평소 조용한 성격인 이 남성도 이웃과 단절한 채 매일 술을 마시며 외롭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2000년 전체 가구에서 11.2%에 그쳤던 중장년층 1인가구 비중은 2010년 16.3%로 급증했다. 모든 성별·연령별 구성비 중 가장 크게 증가했는데, 40∼50대 미혼 남성과 50대 이혼 남성의 증가가 주요인이다.

자의적인 1인가구로서 온오프라인에서 타인들과 교류하며 즐겁게 사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여러 이유로 사회에 혼자 내몰린 1인가구도 부지기수라는 얘기다. 특히 기존에 60대 이상에 포진했던 ‘위험한’ 1인가구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크나큰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짙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대책이 60대 이상 독거노인이나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치중돼 있는 탓이다. 요즘 들어 “근로능력이 없는 중장년층 1인가구는 엄밀히 따져보면 ‘사회적 약자’나 마찬가지이니 노인, 여성 못지않게 정부나 지자체가 이들에 대한 주거환경개선 등 필요한 대책을 절실히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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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