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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화유산] 경북 예천 회룡포

- 용의 귀환을 기원하며

 

물은 흘러야한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고, 썩은 물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가 살기 위해서는 강과 하천의 물이 흘러야 한다. 나는 봉화에서 발원해서 낙동강과 만나는 내성천을 사랑한다. 이곳의 모래밭이 정말 아름답기 때문이다. 내성천의 모래밭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지만 경북 예천군 용궁면의 회룡포는 하루 종일 머물러도 아쉬운 곳이다. 그러나 영주댐 건설로 내성천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회룡포는 물길이 용처럼 굽이굽이 생겨서 붙인 이름이다. 용은 물을 상징한다. 용궁면도 회룡포에서 유래했다. 용궁은 용이 살고 있는 궁궐을 의미한다. 회룡포 근처 용궁역에서는 용궁과 관련한 거북이와 토끼 설화를 모델로 한 ‘토끼간빵’을 만날 수 있다.


회룡포 전망대에 오르면 회룡포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내성천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뿅뿅다리’에서 출발할 수도 있고, 용문초등학교 앞에서 장안사로 갈 수도 있다. 장안사가 자리잡은 산 이름도 비룡산이다. 장안사에는 용왕을 모시는 용왕각이 있다. 전망대에서 회룡포를 바라보는 풍경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계절마다 이곳을 찾는다면 회룡포의 아름다운 추억만으로 일 년 동안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뿅뿅다리 근처의 모래밭에서 밤새도록 별을 헤면서 보내고 싶은 꿈을 접지 않고 있다.  


전망대에서 물길 따라 마음의 문을 열면 서울 유학생이 다니는 용문초등학교 넘어 용궁향교가 보인다. 전당후묘(前堂後廟)의 형식에 따라 산허리에 외삼문과 세심루·명륜당·대성전의 순서로 일직선상에 배치한 용궁향교는 아주 웅장하다. 전망대에서 눈을 훨씬 크게 뜨고 바라보면 용궁향교 넘어 용궁역 근처에 살고 있는 천연기념물 팽나무를 가슴에 품을 수 있다. 이곳의 팽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보기 드문 땅을 소유한 나무다. 


이곳 느릅나뭇과의 갈잎큰키나무 팽나무의 성은 황씨이고, 이름은 목근이다. 누른 꽃을 피워서 황씨, 근본 있는 나무라서 목근이라 부르는 팽나무에 대한 숭배는 풍년을 기원하는 농업사회의 풍속이다. 그래서 마을 앞 벼논에 살고 있는 황목근은 이곳 금원마을 사람들의 수호신, 즉 신목이다. 마을 사람들은 매년 정월 보름에 황목근에게 제사를 올린다. 천연기념물 황목근이 500살 정도까지 살 수 있는 것도 마을사람들의 지극정성 덕분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 없이는 황목근처럼 한 그루 천연기념물을 만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천연기념물을 만날 때마다 정중하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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