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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한 표현의 자유가 훼손된 영화계

특정 세력 비호를 지양하고 문화인으로서 진실 발견 노력해야

2009년 정권이 교체되면서 이른바 ‘좌파 문화인 색출 작업’이 진행되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황지우 총장이 표적감사를 받게 된 후 강제 사퇴를 당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을 위탁받아 독립영화인들이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었던 인디스페이스는, 합의과정 없이 운영자 공모제로 변경되어 비전문가 집단(뉴라이트 계열로 의심받는 단체)에게 운영권을 빼앗기게 된다.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좌파영화제’라며 감사원 감사를 받게 되고 결국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명예직으로 물러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정치 공작을 겪은 후 정부의 지원금도 삭감되는 상황 속에서도 영화계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였고 그 결과 어느 정도는 정상화가 되어 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패닉으로 빠트린 세월호참사와 이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으로 인해 영화계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다시 한 번 위기에 빠진다.

‘다이빙벨’을 상영한 전국의 독립예술영화관들은 영진위 예산지원 중단이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 앞서 말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시민과 독립영화인의 모금으로 재개관해 2014년 최고의 성과를 올렸지만, 2015년부터 영진위의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대구의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역시 같은 이유로 지원금을 받지 못 하고 있다. 또 영진위는 지난 10여 년간 잘 운영돼온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을 폐기했고, 그로 인해 대구 동성아트홀을 포함한 예술영화전용관 여러 곳이 폐관하게 된다. 또한 이용관 집행위원장 체재로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한 부산국제영화제는 국비지원이 절반으로 삭감되고, 부산시의 표적감사로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사퇴한다. 일련의 사태가 단지 요즘 유행하는 말로 기관장과 지방자치단체장의 ‘개인적인 일탈’로 인해 촉발된 것일까. 어떠한 공통적인 외압이 있을 가능성이 다망하다.

사실 ‘다이빙벨’의 영화적 완성도는 높지 않다. 이 영화의 유일한 영화적 가치는 최초로 ‘세월호참사’ 현장을 영화관, 즉 현대의 가장 대중적인 ‘광장’으로 가지고 왔다는 것뿐이다. 꽃다운 청소년들이 대거 사망한 ‘세월호참사’의 유가족들이 오열하는 모습을 담아낸 ‘다이빙벨’을 보고나서 (다이빙벨 구조작업을 동의하든 안 하든) 감정이 울컥하지 않는 대한민국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다이빙벨’은 감정적 울림은 있지만 ‘세월호참사’의 구체적인 원인과 책임자를 밝혀내지는 못 한다. 물론 정부책임을 묻고는 있지만 이런 거대한 재난에 정부의 책임을 묻는 건 아주 기본적이고 기계적인 반응이다. 이게 끝이다. 영화는 영화다. 영화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이 영화에서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 것일까.

‘다이빙벨’을 상영한 영화제와 극장에게 가해진 조직적인 조치는 불행히도 ‘검열’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지금의 조치는 사전검열이 아니고 사후검열의 성격이 강하지만 그로 인해 자체검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예를 들어 필자가 몸을 담고 있는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은 현재 영진위의 지원금을 받지 않고 있는데(받고 싶어도 받을 수가 없다), 물론 자립하면 좋겠지만 한국독립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영화관의 특성상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독립영화까지 영역을 확장한 CGV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에는 극장의 존립을 위해 관객수가 적고 정부에 비판적이며 비상업적인 독립영화를 ‘자체검열’하여 상영하지 않고, 독립영화전용관이라는 성격에 맞지 않는 영화를 상영할 수밖에 없게 된다. 아니면 영진위의 지원금을 받고 ‘다이빙벨’ 같은 영화를 상영하지 않거나. 이러나 저러나 결국에 자체검열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영화제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와 지자체의 협조 없이 단지 스폰서에서만 의존해서 영화제를 운영한다고 치자. 예를 들어 ‘옥시’에서 협찬을 받았다고 치자. 그렇다면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에 관한 영화를 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있을까. 이명박 정부의 좌파 문화인 색출 작업의 후유증에서 겨우 벗어날까 말까 하는 시점에서 가해진 ‘다이빙벨’ 상영 이후 조직적 ‘검열’ 조치는, 이번 정권 역시 영화 그리고 문화는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영역으로 취급하는 독재국가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예상대로) 증명한 꼴이다.

국제영화제와 독립예술영화관은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시민을 위한 축제이며 시민을 위한 공간이다. 그만큼 특정 세력만을 비호하거나 새로운 발견이나 진실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케히코는 말했다. ‘영화가 나빠지는 걸 구경한 다음에는 세상이 나빠지는 걸 보게 될 것이다’라고. 예술과 문화에서 자체검열은 필자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참사다. 더불어 계명대신문은 자체검열이 없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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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