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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LED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몰아닥치는 쓰나미, 흔들리는 5대양

미국의 글로벌 기업만 봐도 입이 벌어진다. 브랜드 가치 평가사인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가 지난 6월 발표한 세계 최고 브랜드 기업 랭킹은 5위인 영국의 이동통신사 보다폰(Vodafone)을 제외하고 1위~10위가 모두 미국 기업이다. 엊그제 125억 달러(약 13조5천억 원)에 모토로라를 인수, 스마트폰 시장까지 뛰어든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 Google의 1위를 비롯해 2위가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 3위가 미 최대 할인 매장인 월마트, 4위 IBM, 6위 뱅크오브아메리카, 7위 제너럴일렉트릭, 8위 애플, 9위가 미국 은행 웰스 파고(Wells Fargo), 이동통신사인 AT&T가 10위다.

그럼 전 세계 국가가 쌤성, 삼숭, 잠성, 싼청, 사무슨 등으로 불러주는 한국 최고의 글로벌 기업 삼성은 몇 위일까. 18위에 불과하다. 그것도 지난해 23위에서 5단계나 상승한 결과다. 상표 가치와 시가총액도 1위 구글이 443억 달러, 1640억 달러인데 삼성은 215억 달러, 1133억 달러다. 판매고를 보면 더욱 놀랍다. 구글은 지난 4~6월 판매고가 전년 동기에 비해 32.3% 증가한 90억2천600만 달러에 순이익이 36.1% 늘어난 25억500만 달러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같은 기간 판매고도 173억6천700만 달러로 구글의 2배에 달했고 순이익도 30% 증가한 58억7천400만 달러로 역시 구글의 2배가 넘었다. 애플은 더욱 놀라웠다. 무려 82% 폭증한 286억 달러 판매고에 순이익도 2배나 늘어난 73억 달러로 창사 이래 최고였다.

이런 거대 기업 외에도 브랜드 가치 16위의 코카콜라를 비롯해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글로벌 기업을 다수 거느린 울트라(超, 극단) 경제대국이 미국이다. 그런 미국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tandard & Poors)에 의해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당한 건 경천동지(驚天動地)의 사건이고 신용평가사상(1917년 이래) 최초의 이변이다. 도대체 국가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채무 상환 불이행인 디폴트(default)도 아닌 다만 A 하나 떨어져나간 강등(downgrade)으로 인하여 전 세계 쇼크가 이처럼 클 수가 있는 것인가. CNN, ABC, NBC 등 미국 TV에선 금융 ‘샥(쇼크), 샥’ 소리가 연일, 매 시간 끊일 줄 모르게 튀어나오고 강등 충격파 쓰나미는 즉각 5대양을 휩쓸었다.

왜, 무엇 때문에 US-led(미국 발) 금융 위기 쇼크와 쓰나미가 이처럼 대단한 것인가. 그건 말할 것도 없이 전 세계 영향력이 가장 큰 최강국이기 때문이다. 경제대국, 군사대국, 언어제국(帝國)에다 문화대국, 교육대국이 미국이다. 작년 미국의 GDP(국내총생산)는 14조6천580억 달러로 우리 돈의 ‘조(兆)’ 단위를 초월한 액수다. 2위 중국(5조8천780억 달러)의 약 3배다. 국제 기축통화가 미국의 달러인데다가 온갖 첨단무기를 비롯해 1대 건조비가 5조원이 넘는 항공모함도 11척이나 보유한 나라다. 작년도 국방비만 해도 6천369억 달러(약 690조원)로 금년도 한국 국가예산 309조6천억 원의 2배가 넘는다.

영화 ‘인디펜던트 데이’처럼 외계와의 전쟁이라도 터진다면 지구별 총사령관은 미국인이 맡을 수 밖에 없다. 전 세계 재화의 30%, 전 세계 군비의 36%나 차지하는 울트라 대국이 미국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영어로 지휘, 작전 명령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 세계 통치자의 절반이 유학을 한 나라가 미국이고 특히 동부 아이비리그(Ivy League) 대학에서 학위를 따오지 못하면 대학 교수 행세하기가 어려운 전 세계 브레인의 산지(産地)가 미국이다. 1901년~2009년 노벨상 수상자 총 816명 중 305명이 미국인이고 컬럼비아 대 78명, 하버드 74명, MIT 72명 등 해마다 미국인 수상자가 빠지면 노벨상 행사가 불가능하다. 그런 미국이 신용등급 강등을 맞았으니 ‘샥, 샥’ 소리가 안 나올 수 없다.

S&P가 신용을 강등한 이유는 수지가 안 맞는 국가 세입과 세출 불균형의 재정적자와 GDP를 초과한 국가 빚으로 인한 채무 상환 불가능을 우려한 탓이다. 지난 5일 강등 당시 미국의 부채액은 GDP 14조6천580억 달러를 초과했고 2011 재정연도(2010년 10월~2011년 9월)의 재정 적자도 1조999억 달러로 3년 연속 1조 달러를 초과했다. 이라크, 아프간 전쟁 비용만도 각각 6천480억 달러와 1천800억 달러인 군비 과다지출에다 복지 연금 예산 증가, 각종 재해 등 해외 원조비 등도 부채 증가의 원인이었다.

어쨌든 울트라 최강국 미국의 자존심은 여지없는 손상을 입었다. ‘Thanks for the downgrade. You should all be fired(강등 고맙다! 너희 모두 모가지다!)’ 미국의 정계와 금융계, S&P까지 싸잡아 항의하는 횡단막이 한 시민에 의해 뉴욕 상공에 떠올랐지만 때는 늦었다. S&P의 계산이 잘못됐다, 조사하겠다는 쪽보다는 이미 미국 경제는 더블 딥(double dip)―거듭 침체 상태에 빠져 일본처럼 10년~20년 장기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경제 전문가의 경고 목소리가 높다. recession(후퇴)이 아니라 crisis(위기, 공황)라는 것이다. 전 세계 증시엔 거센 쓰나미가 덮쳤고 특히 유럽의 경우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위기에 이어 프랑스까지 신용 강등설이 나돌아 바짝 얼어붙었다.

그렇다면 미국의 금융위기 탈출 해법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글로벌 커버 군비부터 줄이고 국가 부채를 낮추면서 재정 균형을 맞추는 길이다. 긴축 재정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파네타(Panetta) 미 신임 국방장관은 향후 10년 간 국방비 4천억 달러를 줄인다는 건 ‘파멸적 메커니즘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반기를 들었다. 긴축 재정 역시 특효약이 될 수만은 없다. 긴축이 경제 성장과 활력소를 약화시킨다면 오히려 더욱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긴축정책엔 수입 축소도 불가결이다. 그렇게 되면 증시 붕괴에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IT주까지 폭락한 한국,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타격은 뻔하다. 수출 1위 국가에다 가장 많은 수출을 미국에 하고 있고 미국의 국채를 1조1천655억 달러로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은 어떨까.

그런데 G2에서 1위까지 넘보는 중국만은 느긋한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보도는 신이라도 난 듯 싶다. 빠오준푸얼(標准普爾:표준보이), 즉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즉각 ‘이제는 아니꼬운 G7 국가 중 캐나다(加拿大:가나대), 영국, 독일(德國), 프랑스(法國)만이 AAA로 남았다’는 듯이 커다란 도안 활자 ‘美國’을 여지없이 굵은 작대기 선을 그어 삭제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미끄러지는 유럽의 구스(股市:고시)가 비참하다고 했다. ‘구스’란 증권시장이지만 ‘股’는 ‘허벅지 고’자다.

그 며칠 뒤엔 또 미국의 경제 위기가 ‘세계금융을 뒤흔들다(全球金融震蕩:전구금융진탕)’는 제목으로 ‘강등된 등급(評級被降:평급피강)에다 금융시장 투자자의 재부(財富)는 끝없이 증발하고 실업자는 두드러지고(凸顯:철현) 다음 주(下周)에 가려던 휴가도 억제한 오바마(奧巴馬:오파마) 총통(대통령)의 연임 꿈은 멀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신용강등 후의 쇼크 과정을 8.8 쇼크라고 하는 것도 중국인에게는 희희낙락거리다. 부자가 된다는 숫자 8이 겹쳤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제 미국은 어떻게 단시일 안에 신용 강등의 치욕을 씻고 AAA 회복을 해 보이느냐가 문제다. 아니면 어느 세월만큼 미국과 중국이 AA+ 동급으로 머물지, 또는 미국은 AA+ 그대로인데 중국이 AAA로 상승해 G2 국가의 위상이 뒤바뀔지, 외계인이 있다면 그들까지도 비상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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