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0.5℃
  • 흐림강릉 -0.9℃
  • 서울 1.1℃
  • 대전 2.7℃
  • 흐림대구 4.0℃
  • 울산 3.1℃
  • 광주 4.7℃
  • 흐림부산 4.9℃
  • 흐림고창 5.3℃
  • 제주 8.3℃
  • 흐림강화 0.5℃
  • 흐림보은 2.4℃
  • 흐림금산 2.4℃
  • 흐림강진군 4.7℃
  • 흐림경주시 3.0℃
  • 흐림거제 5.7℃
기상청 제공

잦아지는 이상기상, 원인과 전망

지구온난화가 진척될 수록 이상기상 현상은 더 심각해 질 것

지구온난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1990년대 이래로 거의 매년 계절에 걸맞지 않는 기상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어서, 사람들은 이것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장래에는 얼마나 더 이상한 날씨가 나타날 것인가를 궁금해 하기도 하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이상기상 현상의 현황을 알아보고, 이것의 원인과 장래에 관한 예측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근래에 나타나고 있는 이상기상 현상의 현황을 살펴보도록 하자. 우리는 매년 일정한 시기가 되면 그 기후에 걸맞는 기온과 강수량을 예상하는데, 이를 기후평년치라고 한다.그리고 기후평년치에서 많이 벗어난 기온이나 강수량이 나타나면 이상기상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1980년대 이래로 지구의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 결과로 기상관측이 이루어진 1850년 이래로 가장 더웠던 상위 10위 이내의 해가 전부 1990년대 이후에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역사상 6번째와 7번째로 더웠던 1978년과 1989년을 제외하고는 상위 10위 이내에 드는 고온의 해는 전부 1990년 이후에 나타났다. 여름철에 살인적인 열파가 기승을 부리기도 하는데, 2003년 프랑스 파리에서는 고온이 한 달 정도 이어져 많은 사망자를 내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4계절의 기온이 항상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기후평년치보다 훨씬 낮은 저온의 여름이 출현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큰 기온변동성은 농작물의 재배와 기후에 영향을 받는 현대 산업 전반에 대해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회 불안정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 주변에 여름철 기상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는 주원인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종잡을 수 없는 큰 변화를 보이는 것에 있다<그림1>. <그림1>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범위가 1980년대 이전(a)에 비하여 1980년대 이후(b)에 훨씬 큰 변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름철에 우리나라로 올라오는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이동하는 특성이 있어서 매년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범위가 크게 변하고 있는 근래에는 태풍의 영향도 매년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기상 변동성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이것의 직접적 원인은 해당 지역의 기상을 지배하는 기단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에 있다. 그리고 다수의 기상학자들은 기단의 변동성이 커지는 원인을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현상에서 찾고 있다.

이상기상의 문제는 기온만의 문제가 아니라 홍수와 가뭄의 강도와 발생 빈도도 급증하고 있다. 연간 내리는 강수량은 증가하지만 비가 내리는 강수일은 감소하는 양상으로 강우패턴이 변하고 있다. 이것은 연간 강수량은 증가하지만, 폭우 형태로 내려서 자연재해를 유발하고 토양이나 저수 공간에 저장되지 못하여 수자원으로 사용될 수 없는 비의 양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비가 내리지 않는 일수가 증가하여 가뭄피해가 증가할 개연성이 높아진다. 또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여름 장마철(6월 하순~7월 초)에 집중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장마기 이후에 강수량이 더욱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하여 연간 강수경향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지고, 우기가 길어지면서 지반 약화로 인한 각종 지질재해가 증가하고 있다.

이상기상 현상의 심화로 인한 고통은 여름에 한정되지 않는다. 1990년대 이래로 지속되던 겨울철 고온과 강설의 급감현상이 돌변하여 최근 2~3년간에는 폭설과 한파가 크게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파와 폭설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 및 북미 대륙도 강타하고 있다. 2010년 겨울의 경우, 중국 베이징에는 59년 만의 폭설과 한파가 몰아쳤고, 영국에도 100년 만의 한파와 17년 만의 최악의 폭설이 있었다.

미국은 중서부에서 시작된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플로리다까지 강타하였다. 1980년대 이래로 급속히 진행된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위도 온대지역의 겨울 한파와 눈은 빠른 속도로 약화되어 곧 사라질 것만 같았고, 언론은 지구온난화 주창자들의 견해를 빌어 이를 기정사실화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겨울철 한파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게 된 작금의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기후학자들은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한파의 원인을 북극진동과 태평양 진동의 합작품으로 설명하고 있다. 북극 진동이란 북극과 중위도(45N) 지역의 기압차이가 증가하였다가 감소하였다가 하는 현상이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북극과 중위도 지역의 기압 차이가 클 때를 온난모드라고 하는데, 이때는 북극권의 찬 공기가 남쪽과 북쪽 사이를 사행(蛇行)하지 못하고 고위도 북극권에 정체하면서 지구를 일주하는 회전운동을 한다.

이와 달리 두 지역 간의 기압 차이가 감소하면 북극권에서 냉각된 찬 공기가 크게 사행하면서 서에서 동으로 지구를 일주한다. 이때 찬 공기가 중위도지역과 저위도 지역에까지 불어 내려와서 한파와 폭설을 발생시키는데, 이를 한랭모드라고 부른다.

최근, 겨울은 북극진동에서 볼 때 전형적인 한랭모드에 해당한다. 반면에 그동안 겨울이 실종된 것처럼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었던 시기는 온난모드의 시기였던 셈이다. 1980년대 이래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였는데 이는 북극 진동이 온난모드를 지속하였던 것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미국 웨스턴 워싱턴대학의 이스터브룩 교수 등은 태평양 진동(PDO: Pacific Decadal Oscillation)이 최근에 온난 모드에서 냉각모드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향후 20~30년간 지구온도는 하강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평양 진동이 한랭모드가 되면 중위도의 기압이 높아져서 북극과 중위도 지역의 기압차가 줄어들고, 그 결과 북극 진동의 한랭모드가 강화되어 중위도 지역에 한파와 강설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

태평양 진동이란 태평양의 북부와 서부에 있는 하나의 큰 규모의 해수온도 모드와 동부 열대 태평양 상에 있는 작은 규모의 해수온도 모드가 20~30년 주기로 상반된 변화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194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약 30년간에 걸쳐 태평양의 북부와 서부 해역에는 낮은 수온이 존재하였고, 동부 열대 태평양에는 높은 수온이 존재(태평양 진동의 냉각모드라고 부름)하였는데, 이 기간 동안에 지구의 온도는 장기간에 걸쳐서 하강 추세를 보였었다.
그 이후 온난모드로 바뀌면서 지구온도는 급속히 상승하는 경향을 최근에 이르기까지 지속하였다. 이런 주장에 동조하는 기후학자들은 1940~1970년대와 같이 앞으로 상당 기간에 걸쳐서 기온이 하강하는 소빙하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의 이상기후 현상의 원인을 지구온난화에서 찾고 있는 기후학자들이 많지만 급작스런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지구 역사 이래로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주기의 진동현상간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었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근래 이상기상 현상의 출현 빈도와 강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후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변해가고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로 판단된다. 지구온난화의 효과가 어떤 자연적 주기 현상과 만나느냐에 따라서 기후현상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지구온난화의 진정한 두려움은 단순한 온도 상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기후를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증폭시켜간다는 사실에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지구온난화가 진척될수록 우리가 감내해야 할 이상기상 현상은 더욱 심각해져 갈 것으로 우려된다.

관련기사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