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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의 우수성과 향후 발전 방향의 모색

지속적 발전 위한 상품 개발 및 차별화 필요

고대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종이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하였는가는 아직 정확히 확인된 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대 사회에서도 종이가 만들어져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제지술을 도입하여 제지를 더욱 발전 시켰고, 그 품질 또한 매우 우수하였다. 현존하는 최고의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종이가 그 증거라 하겠다.

위의 역사적인 증거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한지의 역사는 삼국시대부터 면면히 이어온 우리의 전통산업으로, 그 질의 우수성은 수세기에 걸쳐 근대까지 중국에서 칭찬이 대단했던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외부에서 전래된 지식을 더욱 뛰어난 고유의 문화로 발전시킨 선조들의 지혜를 응축하고 있다. 그 지혜를 보존하고 보다 많은 세계인들과 나눠 기록문화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고 한지 수요를 창출하는 일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우리 선조들의 위대한 업적의 결과물인 한지의 고유한 멋과 전통의 계승 발전은 문화유산의 전승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대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전통에 대한 재해석과 개선이 병행되어 현대적 활용가치가 증가함에 따라 과거에는 설명하기 힘들었던 전통의 우수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재발견되기 시작하고 있다. 한지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에 속하는 것은 정보기록 및 서화용지로, 한지의 멋 중에서 먹 및 안료에 대한 우수한 친화성, 용이한 염색성, 강인하고 부드러운 지질,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서 볼 수 있는 보존성 등이 여기에 해당 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한지는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면면히 그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보며, 이외에도 한지의 항균성 및 탈취성의 우수함이 밝혀지므로 벽지, 장판지 등 인테리어 소재로 그리고 한지의 특유한 질감으로 인하여 한지공예의 재료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유럽의 중견 복원 및 보존처리 전문가들은 지류 문화재 복원 및 보존처리에 한지가 적합한 소재일 수 있다는 의견을 보이면서 한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우리한지가 유럽 고문서와 회화의 복원 및 보존처리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이 한지의 우수성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과도한 칭찬은 위험하다. 실제로 해외에서 한지의 우수한 품질을 점차 인정받아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수요창출과의 연계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수요자의 평가에 직면했을 때 한지만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아직 정확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혹시 ‘문화의 일방화’는 아닐까?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확히 한지에 대한 데이터와 판단, 그리고 전략이 필요하다.

한지는 상당히 특징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기술 및 연구 측면에서 보면 한지는 전통기법에 의존하여 장인도제형식의 기술 대물림으로 전수해 왔다는 점, 한지의 기능성 활용 연구 부족으로 새로운 수요창출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 한지의 쓰임새가 전통문화로만 국한되고 있는 실정, 학문적 체제가 미흡한 실정이며 전문 인력 양성체제 미비로 전통 재창조에 한계가 있다는 점 등이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한지는 생산의 영세성 및 전통적 방식에 의한 생산으로 인건비 상승 및 그로 인한 효율성 악화로 시장 경쟁력이 하락해왔다. 또한 외국 닥(한지 원료)의 저가 공세 및 외국종이의 약진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원료 수급의 불안정성과 고가 원료 공급으로 한지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반면 한지의 수요가 제한적인 경향이 있다. 판매와 유통 측면에서는 생산업자 영세성으로 인한 마켓 파워 상실, 선매 후불방식, 소비자등의 품질에 대한 인식부족, 중간상인의 이윤, 저가 수입 한지의 무분별한 유통으로 인한 생산의욕 상실을 들 수 있다. 또한 생산의 영세성으로 구조적인 복잡한 유통경로가 걸림돌이며, 마케팅 전문가 부재로 인한 판촉 활동이 미비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한지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지산업은 대체로 미래의 성장산업으로 기대되는 산업, 전통적 지연산업, 지역적 집적성이 높은 산업, 지역적 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업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지의 명맥 계승과 발전 원활화를 위해서는, 즉 한지의 지나친 과찬으로 치부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지만이 가질 수 있는 특성을 최대한 발현시킬 수 있는 문화상품을 제조해 차별화를 기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감각을 갖는 디자인을 가미시켜 문화적으로 이질감이 없는 즉, 신뢰성을 줄 수 있는 품질 규격을 통해 국제 표준에 적용되는 문화상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국내시장만으로 한지의 저변확대를 강조하기엔 시장 규모가 협소하고 제약적 요소가 많아 활성화에 제약이 있어서 보다 넓은 시장을 개척해야 한지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고 순수한 우리 문화로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다변화 및 다양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변화무쌍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으며 장기적인 사업을 이끌어 가려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하여 성공 가능성 및 한지의 세계시장 개척을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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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