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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열섬현상 문제 - 대구의 바람길

자연과의 공생을 통한 도시환경생태보전 대책

1. 들어가면서
도시화의 진행에 수반되어 도시표면은 인공구조물로 덮여가고 에너지소비량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차량의 크기와 운행 대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바람의 환기기능이 낮아져 도시는 더욱 더워지고 대기의 질이 악화되어 도시민들의 생활 쾌적성이 자꾸만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이상 고온 현상마저 자주 발생하여 도시인들의 여름나기를 매우 힘들게 하고 있다. 시민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듯이 최근에는 이상 고온현상이 다반사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는 30년에 1회 꼴로 발생하던 이상고온현상이 최근에는 4~5년에 1회씩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낮의 최고기온과 야간의 최저기온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 중에 30℃ 이상의 고온이 지속되는 시간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구의 경우에도 과거에는 대체로 오전 11시 이후에나 30℃ 이상의 고온이 시작되고 저녁 8시 이전에 30℃ 이하로 기온이 낮아졌었다. 야간 기온 25℃ 이상의 고온현상을 가리키는 열대야 현상의 발생일수도 연간 10일 이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침 9시경에 기온이 30℃ 이상으로 상승하고 야간 11시경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열대야 발생일수도 30~40일에 이를 만큼 증가하였다. 이러한 더위는 냉방과 차량운행에 필요한 연료소비를 부추겨 대기의 질마저 악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이상 고온의 발생 시에는 오존의 고농도현상이 동시에 발생하여 도시인들의 건강을 더욱 위협한다. 이러한 이유로 도시의 고온화를 억제하고 대기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환경 친화적 도시계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2000년경부터 대구지역의 바람순환 특성을 조사하여 바람길 지도를 제작하는 등 대구의 도시기후를 연구해 오고 있다. 이들 연구를 종합하여 대구의 소지역별 기후환경 특성과 개선을 위한 최선의 대책을 제시하는 도시기후환경지도와 제언 지도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여기서는 그 결과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2. 바람길 확보를 통한 도시의 환경개선 사례
자연과의 공생을 통한 도시환경계획으로 알려져 있는 『바람의 환기기능을 이용한 도시의 기후환경 개선대책』은 1990년대 초기에 독일에서 시작되었다. 1990년대 초기에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시에서 교외에 위치한 산지에서 야간에 생성되는 청정한 냉기류(산바람)를 도심으로 유입시켜 도시기온을 낮추고 도시의 환기기능을 높여 대기의 질을 개선하고자 한 것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 계획은 슈투트가르트 지역에 대한 청정 공기 계획(clean air plan)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계획은 기상학의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도시기후학적 평가에 근거하여 도시 내의 토지이용도와 건축물의 배치를 조절함으로써 교외의 야산에서 생성된 청정한 냉기류를 도심으로 유입시켜 대기오염을 저감시키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계획되었다. 여기에 부수적 효과로 도심의 야간 기온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이 계획에 따르면 도심의 빌딩은 5층 이내로 제한되어지고 빌딩 간에는 3미터 이상의 공간을 유지하도록 되어 있다. 또 이들 냉기류가 지나는 주요 통로(바람의 길)에는 폭 100미터 이상의 공원길 혹은 소공원이 배치되도록 계획되었다. 냉기류가 생성되어 저지대로 흘러내리는 야산 입구의 개발이 제한되는 것은 물론이다(산자락마다 고층 아파트가 병풍처럼 막아서고 달비골, 용두골과 같은 냉기류 유출지역을 따라서 도로를 내고 터널을 뚫은 대구의 도시계획과 무척 대조적임).

한편, 일본에서는 최근에 동경의 니혼바시 부근과 후쿠오카, 고베 및 나고야 등에서 도시계획의 작성에 바람 길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이와 유사한 시도가 중국의 상하이와 태국의 방콕에서도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3. 대구의 바람 길과 도시기후환경
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 기상모델을 이용한 수치시뮬레이션, 자동기상관측장치를 이용한 도시기후자료 수집 및 분석, 대기오염 배출량, 인공열 배출량, 토지이용도, 지표면온도 및 대기오염의 시공적 분포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대구지역의 기후환경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6개 지점(A~F)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팔공산에서 생성된 냉기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A; 동화천, 팔거천을 중심으로 한 북동부 지역), 앞산에서 생성된 냉기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B; 신천을 중심으로 한 남부 지역), 시지와 만촌지역(C; 자체적으로 녹지비율이 높고 경산의 남천에서 생성된 냉기류의 영향을 받음), 앞산의 달비골, 도원지 및 대곡에서 유출되는 냉기류의 영향을 받는 성서의 남쪽 지역(D)의 기후환경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었는데 이들 지역은 자연의 환경정화효과를 크게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염물질의 배출량도 적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반면에 기후환경이 열악한 지역으로는 진천천의 북쪽에서 서재지역에까지 이르는 성서의 북서쪽지역(E)과 중앙동 일대를 중심으로 하는 도심지 지역(F)이다. 이들 지역은 자연정화 기능이 가장 낮지만 오염물질의 배출량은 가장 많은 곳이다.

야간에 산풍이 부는 원리는 빗물이 흐르는 원리와 같다. 냉기가 중력을 받아 낮은 지대로 흐르는 것이다. 그 결과 앞산과 팔공산에서 발원하는 산풍은 저지대인 도시 하천을 따라서 금호강 주변으로 흐르고 결국 낙동강을 향해 서쪽으로 유출된다. 그래서 E 지역은 도심에서 오염된 공기가 모여드는 곳이 되어 대기 질이 나빠지는 곳이다. 더욱이 대구 최대의 산업지대이고 쓰레기 소각장과 지역난방공사가 위치해 있으며 많은 인구로 인하여 차량과 주택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도 많은 곳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지역의 대기 질이 나쁜데 특히 야간에 나쁘다. 최근에는 이 지역을 병풍처럼 에워싸는 형태로 초고층 아파트단지가 세워지고 있다. 그래서 대기환기 기능마저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도심지역(F)은 차량과 상업시설로부터 많은 대기오염물질과 폐열이 배출되고 있지만 이곳에는 산바람의 유입도 거의 없고 자체적으로 녹지지대를 확보하고 있지도 못한 실정이라 대기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중앙공원 등이 위치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고 공원 내에 녹지도 턱없이 부족하여 환경정화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곳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그것은 오염배출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에 논의 되고 있는 중앙로 일대를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하여 차량 소통 량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은 시의적절한 조치로 생각된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대책은 동쪽(수성구)에 고급 주거단지, 서쪽(달서구)에 산업단지라는 도시구조를 개혁하는 것이다. 서쪽에도 교육과 주거시설을 개선하여 서쪽에서 일하는 사람이 굳이 동쪽으로 가지 않아도 되도록 하여 출퇴근 차량이 중앙을 지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것이다.

4. 마치면서
해안지역에는 해륙풍, 산지가 있는 내륙지역에는 산곡풍 등 국지적으로 지형적 특성에 따라서 독특한 바람이 존재한다. 이들 바람이 통과하는 경로를 바람 길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주로 하천을 따라서 위치한다. 대구의 신천, 진천천, 범어천, 동화천, 팔거천 및 이언천 등은 중요한 바람 길이다. 이들 하천은 물길일 뿐만 아니라 도시의 바람 길로 공기의 환기 통로이다. 인간의 몸에 비유하자면 핏줄에 해당한다.

이들 하천을 따라서 부는 바람의 양은 초당 수백 톤에서 수천 톤에 이르는 것으로 관측과 수치실험을 통해서 확인되었다. 그런데 최근 이들 하천 상류에 재개발 혹은 도시고도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정책이 지속된다면 기존의 도심지역으로의 환기기능이 악화되어 대구의 도심은 더욱 더워지고 대기오염이 심화될 것이 자명하다.

독일과 일본의 여러 도시들은 자연의 바람을 활용하여 도시환경을 개선하고자 도시하천 상류지역 개발을 억제하고 바람 길을 막는 도심의 고층건물을 철거하기도 한다. 대구시도 진정으로 맑고 푸른 대구를 지향한다면 바람 길 보전을 개발에 우선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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