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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청년고용의 해결책 될까?

청년고용 문제 일부 해소 가능하나, 민간 기업의 효율성 확보와는 상충

2011년 통계에 의하면 한국 근로자의 정년은 평균 57.4세이며 정년이 55세인 기업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2013년 기준으로 약 81.94세인 점을 감안하면 55세 정년퇴직을 가정할 경우 퇴직 후 약 25년 이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경제력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으며 2030년에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약 2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정년연장법 시행을 통해 2016년 1월 1일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인 기업 등의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였다. 동시에 정년 연장으로 인한 기업의 비용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 일본에서는 시니어사원제도라는 명칭으로 기업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2003년 신용보증기금을 시작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으며 정부도 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해오고 있다. 임금피크제의 유형에는 크게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줄이는 정년연장형, 정년퇴직 후 재고용하면서 임금을 줄이는 재고용형, 그리고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은 그대로 두고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하면서,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임금을 줄이는 근로시간단축형이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경제활동인구의 지속적인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은 인건비를 절감해 가면서 숙련된 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근로자는 고용불안 및 이에 따른 노동의욕 저하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임금피크제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적합한 직무개발의 미흡으로 인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에 대한 동기부여의 결여나 정년보장에 따른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정년에 가까운 근로자의 경우 대부분 기업 내에서 고위직에 위치한 인력으로 직무와 임금을 이들이 수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설정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나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우리보다 빨리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에도 이러한 문제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임금피크제의 또 하나의 장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절감된 인건비를 신규고용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의 2014년 통계에 의하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관리자, 그리고 사무종사자의 약 70%가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으며, 50-54세의 평균 월급여는 약 499만원인 반면 25-29세의 경우 약 250만원으로 나타났다. 즉, 임금피크제의 대상에 근접한 근로자의 평균 월급여가 20대 근로자의 약 2배인 셈이다. 단순히 계산해 보면 정년에 가까운 50대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여 신규 고용에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며, 정년연장을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소위 고용절벽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임금피크제는 어디까지나 정년연장을 통해 중·고령자의 경제적 부담은 물론 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정년연장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도 경감시키기 위한 일종의 고령화 대책 방안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것을 청년고용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무릇 경제정책이란 어떤 목표가 설정되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수단이 강구되는 게 일반적 수순이다. 다시 말해 임금피크제와 청년고용을 연계시키는 것은 정책의 목표와 수단이 어딘가에서 어긋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특히, 공기업의 경우에는 정부의 정책적 부담(policy burden)을 떠안는 대신 어느 정도의 비효율성은 허용될 수 있다는 일부 주장도 있으나, 민간 기업의 경우는 이러한 부담을 질 유인이 전혀 없으며, 어디까지나 자신의 이윤극대화만을 추구한다. 따라서 이를 위한 효율성 확보 노력에 대해 비난만 할 수는 없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대신 신규고용을 늘리는 기업들이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이들 기업의 행동이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간다는 보장도 없다. 현재 노동계가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러한 우려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보여진다. 결론적으로 임금피크제와 신규고용의 상관관계와 정책적 효과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검토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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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