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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사태를 통해 보는 회계정보와 회계감사의 중요성

적정한 회계감사수수료를 지급하고자 하는 인식을 가져야 동양그룹사태와 관련해 시위를 하고 있다

1. 회계감사란?
회계감사란 감사대상회사와는 독립적인 제3자인 감사인이 감사대상회사의 경제적 활동과 사건에 관한 주장 즉, 재무제표를 통해 나타내는 경영자의 주장이 회계기준과 일치한지 확인하기 위하여 관련된 증거를 수집?평가하여 그 결과를 투자자, 채권자, 재무분석가, 정부기관 등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체계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전달 과정에서 감사인은 감사결과를 요약하여 감사의견을 표명하는데 이러한 감사의견과 감사대상회사의 재무제표를 포함하는 보고서가 바로 감사보고서이다. 즉,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중 하나가 회계감사제도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기업이 유지·발전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신뢰성 있는 정보의 자유로운 소통이다. 즉,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재무상태 및 경영성과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만 그들의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한편, 재무제표를 이용하는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감사대상회사도 회계감사를 통해 당해 기업의 재무제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본시장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자본조달이 가능하게 된다. 이와 같이 회계감사의 결과는 회계감사를 의뢰한 의뢰인, 즉 감사대상회사 뿐만 아니라 제3자도 활용한다는 점에서 공공재적 성격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 회계관리가 불투명해서 발생한 동양사태
최근 금융당국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동양그룹 내 일부 계열사의 부채 축소 등 분식회계와 이를 이용한 신용등급 부풀리기 등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동양그룹 사태’를 계열사, 회계법인, 신용평가사 등 3개 부문의 위법 및 잘못이 총체적으로 빚어낸 결과로 보고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였다. 분식회계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동양그룹 계열사들은 물론이고 회계감사와 신용평가를 직접 담당했던 곳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내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분식회계의 방법은 자산을 실제보다 과다하게 부풀리고 부채를 실제보다 적게 기재하기, 손실을 실제보다 적게 계상하고, 실현되지도 않은 이익을 계상함으로써 재무제표가 실제보다 좋게 보이게 하는 것이다. 만약 동양그룹이 분식회계를 자행하였다면, 엉터리로 작성된 재무제표를 이용해 계열사들의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를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하고 엉터리 재무제표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손해를 입게 된 것이다.

3. 이러한 기업의 상황에 회계감사의 역할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회계감사를 수행하는 감사인은 재무제표가 전체적으로 부정이나 오류에 의한 중요한 왜곡표시가 없다는 합리적인 확신을 확보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감사인이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올바르게 감사를 계획하고 수행했다하더라도 회계감사에는 그 고유한계에 의하여 재무제표의 중요한 왜곡표시의 일부가 적발되지 않을 수 있는 불가피한 위험이 있다.

부정으로 인한 중요한 왜곡표시를 적발하지 못할 위험은 오류로 인한 것을 적발하지 못할 위험 보다 더 크다. 왜냐하면 부정의 경우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위조, 거래의 기록에 대한 계획적인 누락 또는 감사인에 대한 의도적 거짓 진술 등 정교하고 면밀하게 설계된 수단들이 이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경영진의 부정에 의한 중요한 왜곡표시는 종업원의 부정으로 인한 경우보다 감사인이 적발하지 못할 위험이 더 크다. 경영진은 회계기록을 직·간접적으로 조작하고 허위의 재무정보를 제공하거나 타종업원의 유사한 부정을 예방하도록 설계된 내부통제절차를 무력화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사인은 감사의견 형성을 위한 합리적 확신을 획득하는 과정에 있어서, 경영진에 의한 내부통제절차의 무력화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하며, 감사의 전 과정에 있어서 전문가적 의구심을 유지할 책임이 있다.

4. 정책적인 부분에서 개선점과 앞으로의 방향
지난 9월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한국의 회계투명성 순위는 148개국 중 91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평가에서는 60개국 중 58위를 기록해 하위권을 면치 못하였다. 그간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 회계감독제도 개편 및 국제회계기준의 도입 등 많은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회계투명성 순위가 이 정도라는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한국의 회계투명성이 의심받는 또 하나의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최근 법원은 삼일회계법인에게 부실감사의 책임을 물어 코스닥기업 투자자에게 14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이는 우리 회계감사 수준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한국의 회계투명성 추락의 원인으로 이러한 부실감사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면 감사인이 부실감사를 하게 되는 이유를 살펴보자. 먼저, 감사인의 경제적 독립성 훼손이 부실감사를 초래할 수 있다. 감사인은 감사대상회사의 재무제표를 회계감사하고 감사대상회사로부터 감사수수료를 받는다. 즉, 감사인에게 회계감사의 대가로 돈을 주는 주체가 감사대상회사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입장에서 중립적인 감사를 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회계감사의 공공재적 기능을 감안할 때, 회계감사를 받은 신뢰성 있는 재무제표를 이용하는 자본시장에서 감사수수료의 일정 금액을 부담함으로써 감사인이 감사대상회사에게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경영자의 회계감사에 대한 인식부족도 회계감사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한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기업의 경영자가 회계감사의 대가로 지급하는 감사수수료를 회계감사 서비스의 정당한 대가가 아닌, 법률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니 준조세로 정도로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감사인은 저가로 회계감사를 수임하게 되며, 저가수임은 불충분한 감사시간 투입을 유발하여 감사품질을 저하시키게 된다. 따라서 감사수수료를 정당한 회계감사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인식하도록 하는 경영자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며, 경영자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나라 상장법인의 대부분은 12월말 결산 기업이다. 12월말 결산 기업의 경우 다음년도 1월부터 3월말까지는 회계감사가 종료되어야 하고 감사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기업의 결산월이 12월말에 집중되다 보니 정밀 감사를 하기에는 절대적 시간이 부족한 현실이다. 회계감사에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할수록 감사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며, 감사품질의 저하는 곧 재무제표의 신뢰성 저하를 초래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결산월을 12월 이외의 월로 분산시킴으로써 회계감사업무가 연중 고르게 분포될 수 있도록 하여 감사인이 충분한 감사시간을 투입하고 일정한 감사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5. 결론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저축은행 분식회계, 엔론 및 월드컴 분식회계 등 여러 가지 국내외 분식회계 사건을 접하며 한국은 회계제도개혁을 위한 제도적 정비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이 국제기구가 평가하는 한국의 회계투명성은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수단인 회계감사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그 이전에 기업의 재무정보를 생산하는 생산자, 즉 경영자의 인식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재무제표의 작성 책임은 전적으로 경영자에게 있다. 경영자가 의도적으로 개입된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아무리 감사인이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올바르게 감사를 계획하고 수행했다하더라도 적발되지 않을 수 있는 감사 고유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재무제표를 분식회계 없이 회계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작성하겠다는 경영자의 인식 전환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회계감사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도 준조세가 아니라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회계감사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로 생각하고 더 좋은 감사품질을 제공하는 감사인을 찾아 회계감사를 받고 적정한 회계감사수수료를 기꺼이 지급하고자 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감사인도 감사인간 저가 수임경쟁에서 탈피해 적정한 감사시간을 투입할 수 있는 적정 감사보수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적 과정을 통해 한국의 회계투명성은 한 단계, 한 단계씩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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